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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와 라면만 준비하면 되는 자연 속 바베큐 파티

디프_ 2022. 6. 25. 14:23
꽉 막힌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즐기는 바베큐 파티

 

누구나 다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 싫어한다는 사람 못 봤다. 근데 거기서 또 나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냥 자의 반 타의 반 뭐 누가 어떻게 정해져서 따라간 다음에 그 순간을 그냥 좋게 생각하는 사람과 없는 시간을 만들어서 그 시간을 누리기 위해 노력하고 또 현장에서 누구보다 잘 즐기는 사람 말이다. 개인적으로 후자인 사람들이 진짜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전자도 물론 좋아하겠지만 그냥 그건 뭐 잠깐 일상에서 벗어난 해프닝이 주는 것과도 같은 즐거움인 것이지 정말 그 자체를 즐긴다고 말할 순 없겠다. 단순 여행이 가서 노는 것만으로도 끝은 아니니까. 아 근데 가서 노는 것만 행복해도 되는 것은 맞는데.. 설명은 힘들지만 아무튼 내 기준은 그렇다.

 

비닐봉지가 굉장히 많아 보인다. 놀러오기 전 마트에서 구매를 했었는데 종류별로 이렇게 다르게 담아주시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실제론 3봉지 밖에 안되긴 하는데 나중에 숯불 위에서 굽기 편하도록 내가 펼쳐놔서 과하게 보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막 휴지나 물티슈 같은 것들이 한 장 당 얼마 비싸지 않아 내가 편한 게 우선이지 하면서 막 썼던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최대한 아끼려고 하는 편이다. 물티슈도 한 번만 쓰고 버릴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쓸 수 있으니까. 하다 보니 또 나름의 절약을 하게 되더라. 그렇게 하나하나씩 배워나가고 있는 것 같다. 누가 가르쳐준 적은 없지만 낭비 역시 같은 맥락이니 성향에 맞게 모든 것을 누리지도, 막지도 않게 그 중간 지점을 잘 찾아 나가야겠다. 갑자기 쓸데없는 말을 하긴 했는데, 아무튼 여행이 주는 행복은 나에게 개인적으로 너무 소중하다. 그것을 위해 어떻게 보면 살아가고 있다 말해도 되겠다.

 

그래서 오늘 고기와 라면만 준비하면 되는 자연 속 바베큐 파티 포스팅을 보면서 단순 먹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 뭐 그런 것들도 같이 생각하면서 읽어봐 주시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여행만큼 누군가에게 해가 되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한 공간에서 비슷한 사고만 하다 보면 그 틀 안에 갇혀버린다. 물론 마음의 여유가 없을 순 있다. 근데 그런 순간에도 잠시 시간을 내어 다른 곳을 바라보면 오히려 그 몰두하던 일에 새로운 방향성이 잡힐 수도 있고 추진력을 얻을 수도 있다. 단순 놀고먹는 관점이 아니라 뇌가 휴식을 통해 창의성이 나타나는 것처럼 그런 의도로도 좋은 점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래서 여행 가는 사람에게 '너가 지금 그럴 상황이야?'라고 말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됐다 생각한다. 그럴수록 자주는 아니더라도 꼭 한번 시간을 내야 한다.

원래 고기를 굽는 것에 정말 자신 없었다. 매번 내가 구우면 타더라. 그리고 언제 먹어야 할지 그럴 타이밍도 잡지 못하겠다. 아마 경험이 많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나마 호일 같은 것이 있어서 그 위에서 굽게 되면 숯불 연기가 바로 닿지 않아 타기도 덜 타고 편하기도 한데 매번 여행할 때 까먹어서 이렇게 바로바로 굽고 있다. 근데 진짜 사람은 경험이 전부라고 이렇게 몇 번 구워서 먹다 보니 노하우를 터득했다. 그리고 이제는 나름 어두운 환경에서도 맛있게 잘 구울 수 있는 스킬이 생겼다. 다만 단점이 구워지자마자 먹을 수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촉촉함이 빨리 사라진다는 것인데 여행 시에도 집이나 가게에서 먹는 것처럼 똑같은 퀄리티를 낸다는 것은 욕심이겠다. 물론 그를 보완하기 위해 자연이 주는 그런 경치와 즐거움에 따라 맛이 배가 되는 그런 것들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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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약간 타더라도, 덜 익더라도 솔직히 이렇게 밖에서 숯불 위에서 바로 구워 먹으면 그냥 맛있다. 아마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즐거움도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 나름 이 숯이 주는 불맛도 무시 못하겠다. 화력이 굉장히 세기 때문에 육즙이 안에 가둬질 수도 있겠고 불맛이 살아있을 수도 있겠고.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맛없던 적은 없더라. 아니면 이런 준비 과정 속에서 배가 고파져서 그 상태에 먹어서 더 맛있게 느껴질 수도 있겠고. 아무튼 그냥 하고 싶은 말은 맛있었다는 의미다. 그리고 위 사진처럼 갑자기 고기에서 떨어지는 기름 때문에 불이 확 살아날 때가 있다. 예전엔 저러면 당황해서 불판을 빼거나 고기를 다 태우거나 그랬는데 이젠 노하우가 생겨서 당황하지 않고 고기를 옆으로 밀어내면서 안 익은 것 위주로 굽고 다 익은 것은 옆에 잠시 대기하고 그러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정말 잘 굽는 것 같지만 그 정도 수준까진 아닌데 아무튼 자신은 있어졌다.

 

다만 이렇게 구울 경우 확실히 불이 뜨겁기 때문에 장갑은 필수다. 장갑이 없으면 손에 있는 솜털들이 다 타는 기분이 든다. 실제로 그럴 수도 있겠는데 아무튼 생각보다 뜨거우니 조심해야겠다. 초보자의 경우 정말 호일 하나 있는 것이 최고의 준비가 되겠다. 그리고 이날은 항정살도 정말 오랜만에 사봤다. 원래 가끔 소고기는 기분 내고자 한 덩이씩 사서 먹곤 하는데 항정살은 정말 오랜만에 사봤다. 뭔가 저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좋아서 사고 싶어졌다. 막 1인분씩 정말 다양한 종류를 사버렸다. 근데 이게 또 여행의 묘미이고 마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의 장점이겠다. 굳이 몇 인분씩 의무적으로 사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정말 요즘과 같이 낮엔 더울 수 있어도 밤에 선선한 계절에 자연 속에서 이런 바베큐 파티를 즐기면 그만한 행복은 없겠다. 준비물 역시 고기와 라면만 있으면 되니까 간단하고!

 

내가 놀러 갔을 당시에는 밤에 살짝 춥기도 하고 고기가 쉽게 식어버릴 것 같아 이렇게 실내로 와서 자리를 잡았다. 라면이 좀 한강물처럼 보이긴 하는데 냄비 자체가 커서 좀 그래 보이는 것이 있겠다. 고기가 먼저 구운 삼겹살의 경우 촉촉함이 좀 사라졌긴 한데 마지막에 구운 소고기와 항정살의 경우 촉촉함이 잘 살아있는 모습이다. 다만 실제로 친구들이랑 놀러 가면 번갈아가면서 고기를 굽고 바로바로 구워진 상태로 먹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상태가 변하진 않겠다. 근데 이 자체로도 정말 맛있다. 그리고 파슬리의 경우 솔직히 있으면 괜찮다. 개인적으로 파슬리를 엄청 뿌려서 먹는 편인데 그 이유는 비주얼이 살아나기도 하고 실제로 많이 뿌린다고 해서 맛이 막 강하게 느껴지진 않더라. 그래서 그냥 느낌적인 느낌으로 이렇게 뿌려서 먹고 있다. 안 드셔 보신 분들은 마트에서 장 볼 때 하나 사서 같이 뿌려 먹어보시면 좋겠다. 별로 안 비싸다.

고기 자체가 뭐 숯이 다 묻은 것처럼 탄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실제로 뭐 그런 것도 있겠지만 훈연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느낌을 봐주시면 되겠다. 내가 뿌린 파슬리가 저렇게 보이는 것도 있겠고. 실제로 먹었을 때 탄 느낌이 드는 부위는 별로 없었다. 물론 심하게 탄 것들도 있는데 그것들은 굳이 먹을 필요가 없겠다. 고깃집에 가서 먹는 것보다 훨씬 가성비 착하게 마트에서 직접 사 와서 저렴하게 먹는 것이라 양은 충분하니 말이다. 쌈장이랑도 먹고 소금이랑도 먹고 고추장이랑도 먹고 하다가 와사비랑도 같이 먹었다. 그냥 여행이라는 일상 속에서 벗어난 즐거움 때문인지 마음이 편해서 먹는 것도 더 즐겁게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비록 내가 다녀오고 먹은 것을 포스팅하고 있지만 이 사진을 보니 나 역시 또 놀러 가고 싶다. 놀러가고 싶은 것도 있고 그냥 쉬고 싶은 것도 있겠다. 집에서 쉰다고 하지만 일단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 다르니 체감도 다르겠다.

김치도 야무지게 먹었다. 숯불 위에서 굽는 것이라 구운 김치까진 도전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묵은지 스타일이 너무 맛있었다. 마트에서 사면 유일하게 김치가 너무 비싸게 느껴지긴 하는데 막 포장해오는 것보다 이렇게 하나 사서 먹는 것이 단체에선 간편하긴 하겠다. 돈 좀 지출한다는 느낌으로 말이다. 느끼함을 잡아줄 국물 느낌은 라면으로 해결하고! 근데 그 역시 요즘 비비고 같은 곳에서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같은 것이 잘 나와 데우기만 하면 되긴 하는데 이날은 라면으로 해결했다. 정말 막 여행을 너무 부담가게 생각하지 말고 큰돈 필요 없이 근처 근교라도 나름 괜찮은 숙소에서 이런 시간을 보내고 오는 것도 정말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겠다. 다들 슬슬 여름휴가를 준비하고 계실 것 같은데 좋은 곳 가시면 자랑 겸 추천해주시면 좋겠다. 행복한 바베큐 파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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