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갈치조림 하나만 주문해도 9가지 찬에 생선구이가 깔리는 집

디프_ 2022. 6. 13. 20:54
가성비 하나는 끝내줬던 제주도 팔도식당

 

제주도에 놀러 가면 꼭 먹어줘야 하는 메뉴 중 하나가 오늘 포스팅하는 갈치조림이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나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그냥 언제부턴가 꼭 먹어줘야 하는 메뉴로 인식이 되더라. 분명히 내가 예전에 오기 전에는 그런 말이 없었는데 말이다. 아마 SNS 홍보 효과 때문이지 않을까? 아니면 그때도 그랬는데 내가 당시엔 막 큰 관심이 없거나 찾아보는 편이 아니어서 몰랐던 것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근래엔 그 엄청나게 크고 긴 갈치의 뼈를 발라주는 영상이 하도 퍼지고 그랬어서 덩달아 이 조림 스타일도 인기를 끌지 않았을까 싶다. 나도 서울에선 안 먹는데 제주도에 놀러 오면 꼭 먹곤 하고 있다. 그래 봤자 일 년에 한 번 오면 많이 오는 것이지만!

 

일단 오늘 소개하는 팔도식당 가게의 경우 오기 전에 겨우 찾아서 방문하게 되었다. 숙소 위치가 애매해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는 딱히 식사를 할만한 곳이 없었고 차를 타고 이동해야했다. 이쪽은 차가 크게 막힐 일이 없기 때문에 나름 거리가 되어도 10~20분이면 갈 수 있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지도를 폭넓게 보았다. 그러다 여길 발견하게 됐다. 일단 오기 전까지 여기가 맛있을 것이라는 확신은 없었다.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뭔가 진짜 후기들이라기보단 홍보가 들어간 느낌이랄까. 내가 급 찾은 것도 있지만 웬만하면 다른 곳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정말 맛있다 생각했던 가게가 따로 있기도 해서 그랬던 것 같다. 근데 거기가 먼 줄 알았는데 다 먹고 보니 이 근처였다. 차타고 5분 정도? 알았으면 거길 갔었을텐데 너무 급하게 오긴 했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굉장히 이 집에 실망을 했다는 것 같지만 그런 의미는 아니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 우선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그 집이 인기도 많고 리뷰도 좋고 꽤나 훌륭한 곳이었다. 소문나서 찾아오는 그런 곳이었다. 그만큼 경쟁 상대가 강했다는 점 하나와, 여길 왔을 때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래라면 숙소에서 더 쉬다 나와도 됐는데 그냥 너무 늦게 나오면 나오기 귀찮아질 것 같아 나온 타이밍이었다. 그만큼 뭔가 맛이나 퀄리티에 절실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시장이 반찬인데 그 큰 부분이 빠져있으니까. 아무튼 위와 같은 이유들로 상대적으로 아쉬웠다는 것이지 괜찮았다. 다만 맛은 상대적인 것이라 직접 사진으로 같이 살펴보시면서 판단하시면 되겠다.

일단 여기 제주도 팔도식당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이지 않을까 싶다. 정말 많은 가게들을 가봤지만 여기만큼 실하게 나오는 곳은 잘 못 봤다. 물론 실하다는 것이 맛집의 기준은 아니겠지만 누군가에겐 높은 기준이기도 하니까 중요한 부분이겠다. 맛있는 것을 먹어도 배가 고프면 아쉬운 법이니까. 제목에 9가지 찬만 적었지만 실제로는 더 된다. 일단 햄 부쳐진 것과 미역국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부족하면 당연히 리필도 되는 것이고. 만약 이렇게만 나왔으면 내가 가성비가 정말 좋다고 표현도 하지 않았겠다. 마지막에 히든이 하나 더 나온다. 다른 곳에 가면 돈을 받고 파는데 여기선 갈치조림 하나만 주문해도 그게 서비스로 나온다. 그리고 애초에 이건 그냥 생선이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뭐가 부족하다거나 문제가 있다거나 그런 것도 없겠다.

 

바로 갈치구이가 그 주인공이다. 애초에 이 조림만 먹으러 오긴 했는데 서비스로 주신다고 하니까 두 가지를 모두 맛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사실 뭘 먹을까 고민을 더 해봤을 텐데 그런 부분이 덜어져 좋았다. 그래도 따뜻한 국물이 필요해서 뜨끈뜨끈 자박자박하게 조림을 먹긴 했겠지만. 아무튼 보글보글 끓고 있는 동안 미역국도 먹고 밑반찬으로 나온 양념게장을 맛보기도 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만약 배고픈 상태였다면 여기 9가지 기본 찬에 추가로 나오는 것들을 합쳐서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울 수 있었겠다. 그만큼 구성이나 양 등 가성비가 정말 괜찮았다. 요즘 정말 다들 물가가 미친 듯이 올라서 여기 역시 가격을 올렸을지 몰랐겠지만 그래도 양만큼은 정말 혜자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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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도 발라 먹고 밥도 먹고 드디어 대충 갈치조림이 다 끓어가는 것 같아 먹기 시작했다. 여기선 솔직히 갈치가 메인이긴 한데 이상하게 무에 더 손이 많이 간다. 그래도 무만 엄청 나오면 아귀찜에 콩나물만 있는 것처럼 섭섭하긴 한데 국물과 함께 흰쌀밥 위에 떠서 자박자박 비벼 먹으면 또 그 매력은 무시 못한다. 아마 그런 느낌을 흉내 내고 싶어 이날 여기 제주도 팔도식당까지 왔던 것 같은데 의외로 이 맛이 아쉬웠다. 맛이 없다 그런 의미가 아니라 정말 무슨 맛인지 애매했다. 아예 얼큰하게 맵거나 담백하거나 그래야 하는데 비주얼과 다르게 이도 저도 아닌 맛 같달까. 분명히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이 특징이 잘 안 다가왔다. 내가 간을 세게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분명히 다른 지표들을 보면 맛있는 가게는 맞는 것 같은데 난 오히려 메인 요리에서 체감이 오지 않았다.

덜 끓여서 간이 아직 잘 안 배여서 그런가 불은 끄지 않고 계속해서 끓여가며 먹었다. 이상하게 라면도 그렇고 국물이 졸아갈 때 먹는 것이 맛있다. 누군가는 짜다고 하는데 그럴 때 국물을 밥 위에 떠서 먹으면 그게 또 별미니까 말이다. 그리고 여기 9가지 찬이랑 생선구이만 깔렸다고 해서 또 가성비가 좋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 여기 국물 안에도 갈치가 많이 숨어있다. 그리고 그 갈치들에 살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나름 발라먹기 실할 정도로 잘 구성이 되어있다. 이게 이 가격이 맞나 구성이 맞나 싶어서 원산지를 살펴보기도 했는데 분명히 제주산 갈치가 맞았다. 고등어는 국내산과 노르웨이산이 같이 있는 것 같고 옥돔만 중국산이었다. 정말 가성비와 조합만이 기준이 된다면 여기는 충분히 찾아올만했다.

다만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내가 배고픈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게 충분히 체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도 사진으로만 봐주시면 정말 맛있게 잘 먹지 않았나? 원래 개인적으로 생선을 싫어하는 이유가 발라먹기가 힘들어서다. 이상하게 잘 발라 먹어도 가시가 있더라. 그렇게 먹다 보면 괜히 먹다가 뱉어내거나 또 편하게 씹지 못해서, 그게 너무 불편해서 잘 안 먹는 편이다. 근데 여기선 구이부터 갈치조림 메뉴까지 야무지게 이렇게 잘 발라 먹었다. 흰쌀밥과 함께 말이다. 이상하게 이렇게 빨간 국물들과 흰쌀밥이 만나면 더 매력적이다. 아무튼 정말 메인 메뉴 하나만 주문해도 이렇게 상이 야무지게 깔리는 집을 오랜만에 다녀왔다. 꼭 가봐야 하는 집인지는 모르겠지만 포스팅을 보고 판단하시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그래도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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