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제주도

천연기념물 제347호 제주의 제주마 방목지 다녀오다

디프_ 2021. 12. 8. 20:00

제주도 여행의 장점 중 하나가 드라이브코스지 않을까 싶다. 요즘엔 뭐 네비게이션 경로를 설정하여 빠른 길 배치가 아니라 일부러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곳으로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하는 앱도 나왔다고 하는데.. 이번 여행에선 써먹지 못했다. 내가 운전하는 것이 아니기도 했고 시간이 그렇게 여유롭지 않기도 했고!

 

그래도 지나가는 길에 예쁜 곳이 있으면 기사님과 조율하여 잠시 멈춘 뒤에 사진을 찍고 풍경을 즐기기도 하고 그랬다. 오늘 소개할 곳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소이지 않을까 싶다. 아마 여길 찾아서 오는 사람은 없을 것 같고 아는 사람들만 오는, 아니면 우리처럼 지나가다 잠시 멈춰서 우연히 들리게 되는 그런 장소인 것 같다.

 

일단 이날 날이 너무 좋았다. 어제까지만해도 비가 오더니 이날은 날이 개었다. 참 신기하다. 쭉 날씨운이 좋으면 좋겠는데 뭐 이날도 오후엔 비가 오거나 그랬던 것 같다. 정말 여행 중 날씨운이 없다. 아무튼 차를 타고 가다 우연히 멈춰서 들린 곳은 천연기념물 제347호 제주의 제주마 방목지다.

 

솔직히 처음에는 그냥 다른 뭐라고 해야하지. 농장이나 말 타는 체험장처럼 그런 곳이 따로 놓여 있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부지가 너무 넓었고 말들도 많았다. 그래서 다른 곳인가 싶었는데 이런 간판이 있었다. 어쩐지 주차장도 넓게 따로 있더라니. 그래서 더 신기하고 즐거워하고 반가워했던 것 같다.

 

여기 있는 말들이 경주마였구나. 솔직히 말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지만 기존에 봐왔던 말들과 크게 다르거나 그런 부분은 느끼지 못했다. 예전에 서울에 경마공원을 한번 가본 적이 있다. 거기 갔으니 체험상 말에 돈을 걸어보고 게임을 해보기도 했는데 그땐 워낙 멀어서 그냥 진짜 무슨 게임장에 온 것 같았다.

 

근데 이날은 나름 이렇게 가까이서 이들의 한가로운, 한적한 모습을 보니 또 기분이 새삼 달랐다. 크게 소리를 내는 아이들도 아니고 정말 평화로워 보였달까. 얘네들도 물론 치열하게 살 때가 있겠지만 적어도 이때는 그런 것들이 느껴지지 않아 개인적으로 좋았던 것 같다.

 

예전에 몽골에 놀러갔을 때도 정말 말들을 많이 봤는데.. 근데 거긴 해도 워낙 강하고 정말 초원에다가 당시엔 풀도 별로 없고 그래서 말들이 뭔가 이 제주도 느낌과는 달랐다. 그리고 한 곳에 서로 고개를 묻고 있어서 현지인 분에게 왜 저런 것이냐고 여쭤보니 '더워서 저러고 있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나름 그늘을 피하는 방법이었나 보다.

 

근데 여기 천연기념물 제347호 제주의 제주마 방목지에서 그런 모습은 못 본 것 같다. 아마 계속 날이 흐렸다가 이날 해가 좀 떠서 얘네들도 이때서야나 활동해서 그런 것이지 않을까 싶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혼자 제주도 놀러 왔을 때도 비가 와서 차에서 사진을 찍고 구경했던 기억이 나네. 나의 여행에서 비는 언제 사라지려나.

 

그리고 여기 사람이 많지 않아 좋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은 크게 없을 것 같았다. 주변에 여행을 간다는 친구들한테도 여길 온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나도 수없이 여행 사진을 봤었지만 여기 관련 이미지도 본 적도 없고. 이렇게 우연히 찾아 더 매력을 느낀 것 같기도 하다.

 

사실상 저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뭔 체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되고 행복하고 그랬다. 솔직히 사진도 어떻게 찍으면 예쁘게 나올 것 같고! 그래서 이 포스팅을 보고 뭔가 여유로운 시간이 주어진다면 한 번쯤 방문하셔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너스 사진과 마지막 나오기 전에 찍었던 천연기념물 제347호 제주의 제주마 방목지 사진! 이때 우리 말고 다른 일행이 하나 더 있었는데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고 해서 생각보다 조금 늦게 나왔다. 나의 경우 이렇게 딱 한 장만 찍으면 되는데 정말 한 10분은 기다린 것 같다. 나도 포기할 법 한데 그 한장은 꼭 건져야 해서 옆에서 기다렸다. 그 사람들도 눈치 없었고 나도 눈치 없었겠다.

 

저 보너스 사진의 경우 이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는 용머리해안의 모습이다. 여기와 다르게 용머리해안은 다들 한 번쯤은 가보셨을 것 같은데 안 가보신 분들이 있다면 가볍게 산책 겸 구경하기 괜찮은 곳이다. 여긴 장소가 제한적이 산책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길이 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긴 한데! 아무튼 그래도 평화롭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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