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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객 입장에서 바라본 서울가든호텔 결혼식 코스요리 경험기

디프_ 2021. 12. 3. 18:19
요즘 시국에 너무 안성맞춤이었던 서울가든호텔 결혼식 코스요리 후기

슬슬 결혼식에 다니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었다. 뭐 그래도 어렸을 때와 다르게 이제 남은 인간관계가 많지 않아 다닐 곳들이 많지 않다. 어떻게 보면 다행이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아쉽기도 하고! 근데 참 신기하게도 이날 같은 날에 결혼식이 두 개가 잡혀버렸다. 다행히 두 개 다 서울에 위치하고 있고 차를 타고 이동하면 충분할 것 같았다. 시간도 딱 점심시간 한 곳과 오후 3시여서 편했고. 그래서 먼저 간 곳에서 식사를 하고 두 번째 갔던 곳에서 답례품을 받아왔다. 다행히 답례품 주는 곳이 나름 구성도 야무지게 주어서 이래저래 만족했던 하루 같다. 뭐 축의금은 내가 알아서 하는 것이니 당연히 별개로 보고! 근데 아직 이런 문화 경험이 별로 없어서 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긴 한다.

 

아무튼 그렇게 도착한 서울가든호텔 결혼식! 예전에 처음엔 그냥 그 시간에만 맞춰오면 되는 줄 알고 그랬는데 알고 봤더니 원래 30분 혹은 1시간 전에 미리 와서 사진도 찍고 인사도 하고 그러는 것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몰랐는데 뭐 어디서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실수해가면서 배운 것 같다. 사전에 뭐 내가 따로 물어볼 생각도 안 하긴 했지만. 아무튼 친한 형의 결혼을 축하해주고 테이블에 앉았다. 근데 먹을 수 있는 식기류가 준비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바로 인사를 하는 형한테 다가가 여유 있을 때 이거 자리에서 식사 주는 것이냐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맞다고 했다. 사실 오기 전까지만 해도 뷔페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번거로움 없이 자리에 먹을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왜 미리 말 안 해줬냐고 했는데 뭐 결혼 전에 워낙 정신없다는 것을 이제 아니까 그냥 고생했구나 싶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이렇게 호텔 코스요리 경험기를 가지게 됐다.

 

예전에도 하객 입장에서 결혼식이 끝나고 이런 식의 식사를 했던 적이 있다. 아마 첫 직장 동기 결혼식이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거긴 장소 이동을 했다.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에 갔는데 뷔페 형식이 아니고 그냥 그 자리에 앉아있으면 한상차림이라고 해야하나. 그렇게 가져다주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막 뷔페에서 이것저것 먹는 것보다 이렇게 한 끼 깔끔하게 먹는 게 내 스타일이다. 뭔가 더 편하기도 하고 오히려 막상 먹어보면 뷔페는 실속이 없는 느낌을 받는데 이러면 그냥 깔끔하게, 편하게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더라. 퀄리티도 더 좋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사람들의 불만도 덜했던 것 같다. 뭐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것저것 다 경험해보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나마 없는 몇 번의 경험 속에서 내가 느낀 바를 말하는 것이다. 단순 후기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근데 나도 만약 나중에 결혼식을 한다면 그냥 이런 식으로 왔다 갔다 이동하는 것 없이 편하게 하고 싶긴 하다.

 

그래도 서울가든호텔 결혼식 코스요리 먹방 경험기 포스팅인데 먹는 이야기를 좀 해야지. 일단 구성은 처음에 중식 같은데 메인으로 스테이크가 있어서 이래저래 섞여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처음으로 입맛을 돋구기 위해 중국식 해물냉채가 나온다. 여기 안에는 해파리, 관자, 새우가 들어가 있다고 한다. 그다음 광동식 게살 스프가 나오는데 이것 역시 허기진 속을 따뜻하게 달래주는 듯한 기분을 받았다. 원래 코스 요리 자체가 구성이 정말 중요한데 이건 식전이 잘 나오는 것 같긴 했다. 아무래도 갑자기 배고픈 상태에서 이것저것 먹으면 체할 수 있으니 말이다. 유럽여행에서 정말 애피타이저부터 마무리 후식까지 잘 즐겼었는데. 서울에선 은근히 그러기 힘들더라. 애초에 그런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안 들기도 하고! 그래서 오랜만에 이런 대접받는 듯한 기분이 들어 좋긴 했다. 맛있기도 했고.

 

그다음 중새우 칠리소스가 나오고 메인으로는 보들레이즈 소스를 곁들인 최상급의 안심스테이크와 제철 더운 야채가 나왔다. 테이블에 소금과 후추가 따로 놓여져있고 음료와 맥주가 있었다. 여기서 필요한 음료나 술이 있으면 따로 요청하면 바로바로 가져다주신다. 예식장의 경우 넓다면 넓고 좁다면 좁은데 그만큼 일하시는 분들이 많고 전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여서 나름 서비스 응대는 빠른 편이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고기를 먹으면 뭔가 후식 냉면처럼 잔치국수가 나오고 마지막 디저트로 계절과일을 곁들인 치즈케이크가 나온다. 그리고 커피와 차를 택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건 패스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던 것 같다. 특정한 상황이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면 여기 맛은 어땠을까? 뒤에 하나하나 말하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만족스럽고 맛있었다. 애초에 뷔페인 줄 알아서 기대를 못하기도 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만족스러웠다.

 

일단 뭐 중국식 해물냉채와 광동식 게살 스프는 예상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맛이었다. 익숙하기도 하고. 중새우 칠리소스 역시 그랬다. 뭔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긴 했지만 그것도 뭐 막 특별하다고 볼 순 없겠다. 근데 이 안심스테이크 너무 매력적이었다. 진짜 부드럽고 맛있었다. 정말 이렇게 모든 하객 테이블에 대량으로 나와서 하나도 기대하지 않았는데 썰리기도 잘 썰리고 너무 부드럽고 굽기도 딱 내 스타일이고 맛있었다. 다만 소스 베이스가 개인적인 입맛 기준 약해서 소금과 후추를 뿌린 뒤에 같이 찍어 먹었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처음엔 무슨 함박처럼 나오길래 뭐지 했는데 반전이었다. 그리고 잔치국수 역시 신선했다. 평소 잔치국수를 그렇게 선호하는 편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때는 배가 부른 상태였다. 근데도 손이 계속해서 갔다. 양이 오히려 적당해서 그랬나? 감칠맛 있게 맛있어서 놀랬다. 그리고 치즈케이크 역시 호텔이라 그런지 퀄리티 좋게 잘 나와 마무리로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너무나 만족스러웠던 한 끼였다. 뭐 식사를 하러 간 것이 아니긴 하지만 포스팅만 보면 그런 것 같네. 아무튼 하객 입장에서 바라본 서울가든호텔 결혼식 코스요리 경험기를 작성해보았는데 나도 나중에 기회가 되면 뷔페보다 이런 스타일로 준비를 하지 않을까 싶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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