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온천여행 타이헤이노유 다녀왔어요.
(Hot springs in japan, Taiheinoyu Osaka 太平のゆなんば店)
삼일 차. 오전 일정은 '일본 온천여행 타이헤이노유 다녀오기'인데, 이곳에서 푹 쉴 생각으로 아침 일찍 일어났다. 배고픈 상태로 땀을 빼면 안 될 것 같아 뭐 좀 먹으려고 했는데 문을 연 가게들을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기로 했다.
요즘 한국에도 편의점 음식의 퀄리티가 좋아지고 종류가 다양해졌다고 하나 일 년 전만 해도 그냥저냥이었다. 근데 여기선 정말 종류가 다양하기도 하고 생전 보도 못 한 비쥬얼로 판매가 되고 있었다. 뭔지 모르지만 나와 있는 사진만 보고 대충 골라 집어 들었다. 맛은 그냥저냥이었다. 이 밖에도 블로그에서 많이 보이던 UFO 컵라면을 먹었다. 매콤할 줄 알았는데 약간 짜장 맛이 나면서 평범한 맛이었다. 그냥 그랬다.
그리고 친구 부탁으로 곤약 젤리를 좀 사려 했는데 편의점에 있는 젤리 대부분 잼 형태로 돼 있고 젤리가 아니었다. 또, 한국과 다른 점은 대부분의 편의점이 학생이 아닌 어르신들이 관리를 하고 있었다.
배도 채우고 다시 목적지인 hot springs in japan, taiheinoyou로 향했다. 걸어가면서 든 생각이 카페가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몇 분 거리마다 카페가 있는데 한국의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일본에는 길거리에서 카페를 찾기가 힘들었다. 아마 편의점이 이를 대체하고 있는 것 같은데 한국도 향후 비슷한 그림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한다. 벌써부터 많은 편의점들이 카페를 대체하기 위해 고급 커피와 매장을 넓혀 테이블을 놓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이에 따른 매출도 발생하고 있고.
일본 온천여행 타이헤이노유에 도착했다. 입장료는 800엔이고 수건은 150엔을 내고 작은 수건과 큰 수건 각각 하나씩 빌릴 수 있다. 사실 한국에서 이때 쓰려고 수건을 두 개나 챙겨왔는데 아침에 까먹고 안 챙겨왔다. 왜 가져온건지.. 결국 빌렸다. 사실 오사카 주유패스를 구매하면 별도로 돈을 내고 올 필요 없이 무료로 갈 수 있는 곳 2곳이 있다. 근데 거긴 무료라 사람이 많이 몰릴 것 같기도 했고, 앞선 포스팅들에서 말했듯이 한국인들이 많이 없고 현지인들이 주로 오는 곳을 가고 싶었다.
NO Tatoo! 라고 문신 금지라는 글이 유독 눈에 띈다. 어디까지 허용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100엔을 넣고 일단 신발을 보관했다.
영어도 한국어도 없어서 다른 것들이 뭘 의미하는진 다 모르겠다. 그냥 물어본 뒤 입장료인 초록색 800엔짜리, 수건인 주황색 150엔짜리를 구매했다.
그럼 기계에서 이렇게 기차표처럼 표가 나온다. 그 다음에 이걸 카운터에 내면 수건을 받고 입장할 수 있다.
실내는 크게 넓지도 좁지도 않았다. 적당했다. 몇 대의 오락실과 옷을 입고 위처럼 쉴 수 있는 공간과 식당, 그리고 수면실과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전부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친구와 나 둘다 대만족을 하고 '와 좋다 좋다'하며 실컷 즐기고 나왔다.
평소 꼼꼼한 성격인데 뭔가 japan 스타일이 나한테 맞다기보단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이 신경 안 쓰고 간과하는 부분을 신경 쓰고, 자칭 까다로운 소비자인데 여기선 그런 불편함을 느끼기 전에 그런 것들이 미리 준비되어있었다. 확실히 japanese 특유의 꼼꼼함과 세심함이 있는 것 같다. 오사카에서 그냥 동네 사우나에 불과한 이곳이 이렇게 좋을 정도니 한국 사우나에서 따올 것들이 상당히 많아 보였다. 이런 식으로 한국에서 창업하면 분명히 잘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만큼 자본이 필요하고 운영 능력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간단히 이곳의 구성에 대해 설명하자면, 제일 좋았던 곳은 야외에 놓인 세숫대야 같은 공간이다. 한 명만 들어갈 수 있는데 뭔가 어릴 때 즐겨 놀았던 공간처럼 해두어 본능적인 감성을 건드린 것 같고, 자연스레 하늘을 쳐다볼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또, 야외에 누워있을 수 있는 공간에선 따뜻한 물이 흐르게 해 몸의 반은 차갑게 또 반은 뜨겁게 해 상당히 이색적인 기분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온탕에 누워있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목받이는 냉기가 흐르게 해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뭔가 차갑고 뜨거운 것의 조절을 잘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좁은 탕을 여러 명이 이용할 수 있도록 약간의 미로처럼 꾸며둔 공간도 있었는데 작은 재미와 실용성 둘 다 느낄 수 있었다.
작은 것들에 큰 의미부여를 하는 것일 수도 있는데 그만큼 감동받았고 내가 여행하면서 겪은 japan이라면 왠지 위 사항들을 다 고려하고 만들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면봉도 앞뒤가 검은색인 면봉을 써서 더러워지면 바로 표가 나도록 했고, 샴푸 린스 바디워시를 별도의 구매 없이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사실 한국에서도 이곳저곳 좋다는 온천을 여러 군데 가보았지만 여기만큼은 아니었다.
아 그리고 나올 때가 돼서야 안 사실인데, 여기서 때를 밀어주는 분이 여자분이시다. 처음에 접하고 좀 놀랐다.
목욕을 마치고 나와 시원한 음료수를 마신 뒤 친구가 담배를 피는 동안 뭘 할까 하다가 500엔 마사지를 받았다. 어깨와 날개뼈, 목 위주로 이루어졌고 마무리엔 두피 마사지도 간단히 해주셨다. 그 짧은 시간에 잠들 뻔했다. 시간이 여유 있었으면, 한 번 더 받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