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별다른 양념 없이 감칠맛 끝내주는 흥부가 바싹불고기

디프_ 2021. 11. 2. 21:53
우연히 들린 가게 흥부가에서 먹어본 바싹불고기

여기 대충 안양 쪽이었던 것 같다. 아예 처음 와보는 동네다. 오랜만에 공을 차려고 친구한테 연락을 했는데 이쪽에 구장이 잡혔다고 해서 아침에 부랴부랴 왔다. 다행히 차가 막히지 않아 30분 이내에 왔는데 주차를 하느라 고생 좀 했다. 그렇게 공을 차려고 했는데 갑자기 뛰어서인지 다리 근육에 무리가 왔고 별로 뛰지도 못하고 키퍼만 보다가 계속 쉬게 됐다. 운동 부족은 아니고 계속 담을 넘어야 해서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느라 근육이 놀란 것 같았다. 너무 아쉬웠다. 날씨도 좋고 오랜만에 뛰고 싶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잠깐 땀이 났다가 금방 식어버렸고 집 가기 전에 친구랑 점심을 먹었다. 처음 와보는 동네였기 때문에 친구가 검색을 해봤고 이렇게 찾아오게 됐다.

 

원래 여기가 아니라 다른 가게를 가려고 했는데 문을 닫았다. 그래서 바로 근처에 있는 곳을 부랴부랴 찾아 오게 됐다. 거의 오픈하자마자 왔는데 주차를 안내해주시는 분이 계셨다. 그래서 뭐지 싶었다. 그런데 정말 30분도 안돼서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다 먹고 나올 때쯤에는 주차장이 꽉 찼다. 그렇다. 여기 맛집이었던 것이다. 우연히 찾아왔기 때문에 전혀 몰랐다. 뭔가 그럴 느낌도 아니었고! 가게가 크긴 컸지만. 아무튼 소개를 읽어보자면, '13년간의 유명 보쌈 프랜차이즈 경험을 바탕으로 질 좋은 식재료와 특별한 레시피로 탄생한 흥부가 보쌈. 언양의 석쇠불고기 맛을 그대로 재현한 숯불 바싹불고기. 불향이 그윽한 특제소스의 낙지볶음과 제육구이. 매일 직접 삶아낸 맛있는 족발과 함께 믿음과 정성이 담긴 한상차림으로 모시겠습니다. 앞으로도 행복외식공간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라고 적혀있었다.

 

처음 와본 곳이니 메인을 먹어봐야할 것 같아 여기 대표 메뉴로 2인 주문하게 됐다. 먼저 숭늉 같은 것이 나왔고 속이 놀라지 않도록 따뜻하게 잘 달래주었다. 그리고 그다음 메인 메뉴가 나오고 바로 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솔직히 처음에 양을 보고 너무 적지 않아 싶었는데 먹다 보니 많았다. 그리고 여기 신기한 것이 별도 뷔페를 운영하고 있었다. 뷔페에 처음 받은 찬들이 신선하게 제공되고 있었고 눈치 보지 않고 먹고 싶은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어른들은 이런 스타일을 선호하니까 확실히 여기 인기 있을만했다. 그리고 딱 봐도 방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신선함이 느껴져서 부담 없이 가져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텅 비어있던 상이 이렇게 꽉 찼다. 솔직히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운동하고 난 뒤에 가볍게 한끼 먹으려고 왔는데 의외의 진수성찬을 맞이하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잡채부터 간장에 찍어먹으면 정말 담백하고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순두부, 기타 겉절이나 상큼한 찬들까지 조합이 너무 건강식으로 괜찮았다. 그리고 뜨끈뜨끈한 국까지! 이런 식단으로 먹으면 정말 배가 불러도 기분 좋은 배부름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뭔가 영향은 있겠지만 괜히 살 걱정도 덜하게 되는 기분이고. 무엇보다 여기 메인인 바싹불고기 비쥬얼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사실 철판요리는 아니지만 뭔가 이렇게 철판에 바로 구워져 나오는 스타일을 먹어보고 싶었는데 주변에 갈만한 가게가 마땅치 않았다. 그런데 이렇게 우연찮게 먹을 수 있게 되어 좀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꽉 채워진 공깃밥이랑 국을 한입씩 떠먹고 고기도 먹고 잡채도 먹으면서 계속해서 식사를 즐겼다. 더 먹고 싶은 찬들이 있으면 셀프바에서 먹을 수 있을만큼 가져와 먹으면 되니까 눈치 볼 필요도 없고 심리적으로도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괜찮았다. 너무 기대치가 없어서 그런지 더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솔직히 맛 평가를 하자면 다 괜찮았다. 다 맛있었다. 원래 건강한 음식들은 맛이 조금 떨어질 수도 있는데 그냥 여긴 기본에 충실했다. 그렇다고 이렇게 세트처럼 나와 신선하지 않은 것도 아니고. 잡채 비쥬얼을 보면 알 수 있다. 1인당 몇만 원씩 하는 곳을 가도 잡채를 미리 담아둬서 그런지 좀 윤기가 안 날 때가 있는데 여긴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들 감칠맛이 너무 좋았다. 양념이 과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게 너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반찬을 하나하나씩 먹는 재미도 있었다. 한식을 좋아하는 사람 혹은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는 찬들로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정말 집에서만 더 가까우면 부모님 모시고 오고 싶은 곳이었달까. 가격도 그에 비해 착하고 말이다. 막 몇만원씩 하는 비싼 곳보다 개인적으로 더 낫다고 느꼈다. 그리고 정말 바싹불고기 다 먹기 전에 배가 차긴 했는데 고기로만 배를 채우고 싶은 사람들에겐 양이 좀 부족하긴 했다. 철판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닌데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니라 보이는 게 전부여서! 근데 아마 여기 흥부가에서도 고기로 끝내기보단 이런 찬들의 퀄리티를 높여주어 그냥 오신 손님들이 다 만족스럽고 풍족하게 먹고 나가길 의도한 느낌이다.

 

두부도 이상하게 손이 계속해서 갔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간장에 찍어먹는 두부는 정말 오랜만에 먹는다. 집에서 먹는 것도 아니고 내가 따로 급식을 받아 먹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간장 때문에 짭조름하게 잘 먹었다. 셀프바에서 잡채도 여러 번 떠먹고 내 친구의 경우 국이랑 김치였나 아무튼 그것들을 더 가져와서 먹더라. 샐러드도! 난 흰쌀밥과 함께 계속해서 식사를 즐겼다. 오늘 포스팅의 경우 너무 극찬을 하는 것 같은데 정말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더 그런 경향이 있다. 그냥 김밥천국 같은 곳을 가려고 했는데 맛집을 발견한 격이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하여 가격이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고! 2인 기준으로 34,000원 정도가 나왔는데 저렴한 금액은 아니더라도 분명히 비싼 금액은 아니다. 메인도 괜찮은데 셀프바까지 있으니까.

 

그리고 들어올땐 몰랐는데 나갈 때 계산하려고 보니 이런 것이 제공되고 있었다. 아침에 나온 콩비지인데 손님들에게 가져가고 싶으면 가져가라고 말이다. 아마 비지찌개나 이런 것으로 저녁 한 끼를 해결하면 괜찮아 보였다. 그래서 하나 바로 챙겨서 집으로 가져왔다. 결국 그날 조리해서 먹진 못했지만 이런 작은 선물도 참 좋은 것 같다. 근데 저것도 다 떨어지면 아마 바구니가 사라지겠지? 아무튼 저런 컨셉도 좋아서 마지막 마무리도 좋았던 것 같다. 바로 뒤에 이렇게 뭐라고 하지. 내천이라고 하나. 아무튼 산책로 같은 곳이 있었는데 여기서 잠시 멍을 때리다 다시 길을 나섰다. 돌아오는 길에는 차가 막혀 집까지 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그것만 아니라면 오랜만에 괜찮은 주말 아침이었다. 축구를 제대로 못해서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잘 먹었으니 괜찮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