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흑돼지 쌈밥 매력에 빠졌던 제주 낭뜰에쉼팡

디프_ 2021. 10. 25. 20:22
입가심으로 막걸리 한잔까지 하면 딱인 제주 낭뜰에쉼팡 흑돼지 쌈밥

패키지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이동 중에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제 운전이 피곤한 경력은 아니지만 그냥 운전 자체를 크게 안 좋아하다 보니 이동을 하려면 일처럼 느껴지고 귀찮다. 그래서 여행 시에도 웬만하면 걸어 다니려고 노력하는 편이고 이동수단을 막 알아보지 않는다. 근데 제주도의 경우는 편하게 돌아다니려면 거의 필수적으로 차가 있어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렌트를 해서 이곳저곳 운전하며 다니고 있다. 예전에 어느 관광지에 갔었는데 다 구경을 하고 나왔는데 그때까지 버스를 기다리고 계신 어떤 분을 보고 '여긴 무조건 차가 필요하구나'라고 느꼈다. 그 기억이 너무 강렬하게 남아있어서 운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도 매번 렌트를 해서 그렇게 다녔다. 근데 이번엔 이렇게 차 뒤에 타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잠도 자고 때에 따라 옷도 후다닥 갈아입고 그럴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편한 게 있었다.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여기 제주 낭뜰에쉼팡에 도착했었을 때 막 자다 일어났었다. 차가 멈추는듯한 기분이 들었고 그렇게 눈이 떠져 밖으로 나왔다. 솔직히 운전이 싫은 이유 중 하나가 개인적으로 주차 공간이 무조건 확보되어 있는 곳을 좋아하는데 번화가나 복잡한 골목길에 들어가는 것도 피곤하고 뭐 그렇다. 근데 이번 패키지여행엔 기사님도 따로 계셔서 너무 친절하시고 안내도 잘해주셔서 정말 그런 부분에선 기분 좋게 잘 다녀오긴 했다. 뭐 내가 벌써 이런 것을 고려할 때는 아니긴 한데 그냥 또 주어지면 잘 알맞게 누리긴 한다. 아무튼 여긴 내가 찾아본 것은 아니고 여행사에서 추천을 받아 도착한 곳인데 딱 오자마자 차들도 많고 안에 사람들로 북적였다. 만약 내가 찾아왔으면 맛집이라 느꼈겠지만 아직은 패키지 식사에 대한 그런 생각이 있어서 '아 이 사람들도 나처럼 왔구나~' 이런 생각만 들었다.

 

일단 여기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현대식으로 꾸며진 것보다 뭔가 이렇게 로컬 감성 느껴지고 오리엔탈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것들이 좋단 말이지. 주문은 크게 고민하지도 않았다. 이미 기본적으로 이 가게에서 잘 나가는 것을 주문해주셨다. 낭뜰정식으로 4인이 들어간 것 같고, 여기에는 쌈채와 고등어, 흑돼지 제육, 두부 한모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나마 여길 기대했던 이유 중 하나가 쌈밥이기 때문에 원 없이 건강한 느낌으로 먹고 싶었다. 배가 고프기도 했고 이런 메뉴 자체가 너무 오랜만이라서! 사람이 많았지만 그만큼 매장 내부도 넓었다. 예약을 했기 때문에 대기를 할리도 없었지만 평소엔 웨이팅도 있는 곳인가 보다. 근데 여기 평점도 높고 뭔가 인기 있을만한 느낌이 오긴 했다. 그렇게 메뉴가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고 뭔가 정말 어르신들이 좋아할 것 같은 비쥬얼이었다.

근데 어르신들만 좋아할 것이 아니라 애초에 나도 너무 만족스럽게 한 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비쥬얼이었다. 일단 메뉴 자체에 흑돼지 제육이 들어가 있고 여기서 만든 쌈장 같은 것으로 실컷 싸 먹을 수 있는 쌈밥에다가 서브로 먹을 두부나 이것저것 밑반찬들이 많았다. 쉽게 말해 젓가락이 여기저기 움직여도 다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원래 이렇게 기본 메뉴가 제공되는 곳들의 경우 미리 찬들을 셋팅해두어 마르게 나오거나 그러는데 여긴 회전율이 높아서 그런가 다 나온 것들이 싱싱하게 잘 나왔다. 그리고 일단 이 건강한 알록달록한 비쥬얼이 마음에 들었다. 솔직히 피자, 치킨도 너무 맛있긴 한데 이렇게 한정식 마냥 풀로 나오는 것을 더 선호한다. 그런 가게를 주변에 찾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팔을 걷어붙이고 본격적으로 먹을 준비를 했다. 

아 그리고 중간에 좀 까불어보고자 막걸리도 하나 주문했다. 솔직히 내 생각엔 뭔가 달달하면서 술맛이 잘 안 느껴지는, 음료수 같은 맛을 기대했는데 여기에선 술맛이 좀 강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한입 먹고 잘 마시지도 못했다. 근데 기본적인 양이 어느 정도 되어서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다양한 찬들에 막걸리 한잔하면 괜찮겠다 싶었다. 이미 아마 우리처럼 패키지여행을 오신 분들은 대부분 그럴 수도 있겠고! 이래저래 정말 단체 여행객들이 좋아할 것 같은 구성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반찬 하나하나, 메인 메뉴 하나하나 솔직히 엄청 맛있다곤 못해도 호불호 없이 맛있었고 구성도 괜찮고 다 만족스러웠다. 특별함은 찾지 못해도 기본에 충실하달까? 그리고 전체적인 조합도 좋고! 입맛이 까다로워도 이중에 하나는 다 맞을 테니 그게 어떻게 보면 단체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먹는 방식이야 다양하겠지만 일단 갑자기 폭풍흡입을 하면 안 될 것 같아 두부로 속을 달래주었다. 두부도 그냥 간장에 찍어먹는 것이 아니라 겉절이 같은 것과 함께 상큼하게 먹을 수 있어 간조절도 할 수 있어 괜찮았다. 이게 은근 두꺼워서 양이 어느 정도 있다. 그리고 메인인 흑돼지 제육을 공략했다. 그냥 일반 돼지고기였으면 아쉬웠을 것 같은데 제주도 느낌 나게 흑돼지여서 좋았다. 쌈밥 스타일에 맞춰 밥과 함께 이것저것 상추 위에 올려서 먹었는데 제주 낭뜰에쉼팡 가게가 이런 포만감은 확실히 있었다. 그리고 목이 좀 막힐 때가 오면 물이나 음료수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같이 나온 된장찌개를 먹어주었다. 뜨끈뜨끈하니 속을 잘 달래주었는데 아마 막걸리 좋아하시는 분들은 막걸리를 마셔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너무 세서 한입 먹고 추가로 마시진 못했다.

 

그리고 이게 고등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겉이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져 있고 간도 되어있어서 짭조름하니 맛있었다. 흰 공깃밥 위에 살코기 덜어서 올려서 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원래 여기 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맛있게 먹을 생각을 못했었는데 나름 구성도 괜찮고 가성비까진 모르겠어도 가격도 착하고 만족스러운 한 끼가 되었다. 만약 혼자 알아서 찾아보고 왔어도 맛있게 먹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 가게 괜찮았다. 나중에 부모님 모시고 와도 좋을 것 같고! 좀 복잡하긴 하더라도 그게 나름 인테리어가 그 매력을 살려주어서 감당할 수 있기도 하고. 일단 이래저래 손이 많이 움직일 수 있어, 다양한 조합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개인적으로 어머니께서는 여기서 먹은 식사가 제일 괜찮았다고 말씀하셨다. 근데 정말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가게이긴 하다.

막걸리를 잘 마시지 못해 아쉽긴 했지만 제주 낭뜰에쉼팡 점심식사는 꽤나 만족스러웠다. 쌈밥 자체도 오랜만이었긴 한데 흑돼지 고기나 다른 반찬들 다 신선해서 좋았고 무엇보다 건강하게 먹은 기분이 들어 좋았다. 한식이 주는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맛있게, 배부르게 먹었는데 건강한 기분이고 소화도 잘 되고! 뭐 곱창이나 양식이나 다 맛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뭔가 가끔 기분 나쁜 배부름을 준다거나 운동을 하지 않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여기선 그럴 걱정이 딱히 없었다. 그런 만족도 때문에 이 가게가 인기가 유지되고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솔직히 주변에 상권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여길 아니면 찾아오기 힘들만한 위치라 생각한다. 물론 자느라 잘 못 보긴 했지만. 아무튼 기분 좋게 잘 먹어 좋은 점심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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