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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한가득 넣어먹는 보쌈과 우렁회무침 조합

디프_ 2021. 10. 18. 22:34
매콤한 바지락 국물로 마무리하는 보쌈과 우렁회무침 조합

동네에 종종 갔었던 칼국수 집이 있다. 솔직히 이런 면 요리 계열은 많이 먹지 않는 편이라 자주 가는 가게도 딱히 없고 여기저기 다녀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딱히 비교 대상이 없는데 아무튼 이 음식이 생각날 때마다 그래도 여길 갔던 것 같다. 그 이유는 일단 양이 많다는 것, 그리고 바로 만들어져 나와 맛있다는 것 두 가지였다. 이 정도면 꾸준히 갈만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래서 정말 나름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다녔다. 그냥 자주 안 먹었던 것뿐이지. 그래도 꾸준히 이런 맛을 유지해줘서 고마운데 여길 꼭 칼국수만 먹으려고 갔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게 메인이었고 나중엔 가서 이것만 먹었던 것 같다. 바지락 국물만 따로 섭취하고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메뉴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바로 보쌈과 우렁회무침 조합이다. 원래는 배달을 전혀 안 하던 집이었는데 요즘 배달 대행이 많이 들어서면서 어플에 등록되기 시작했나 보다. 우연히 보다가 배달이 되는 것을 확인하였고 그 뒤로 이렇게 종종 시켜먹고 있다. 하나를 시키면 3명이서 먹기엔 부족하고 두 명이서 먹으면 딱 맞다. 밥까지 먹으면 더 좋고! 가격은 3만 2천 원으로 어떻게 보면 평균 혹은 좀 비싸다고 느낄 수 있다. 근데 다 먹고 나서 뭐 돈이 아깝다거나 아쉬웠다거나 그런 적은 없다. 쌈을 싸서 한입 크게 듬직하게 계속해서 먹고 나름 이것저것 골라먹는 재미가 있어서 배부르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조개 가득 들어간 얼큰 스타일의 국물을 중간중간 마셔주면서 말이다. 비주얼도 괜찮지 않나? 갑자기 이때 찍은 사진들을 보면서 군침이 돈다.

기본적으로 저 아삭아삭한 식감의 무말랭이와 쌈장, 새우젓, 마늘, 청양고추 등이 있다. 곁들여 먹을 것들은 맞다. 상추쌈도 있고 무쌈도 있어서 번갈아가면서 먹으면 된다. 여러가지 메인 메뉴가 동시에 있는 것은 싫어하지만 이렇게 메인 하나에 곁들일 수 있는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은 좋아한다. 이런 조합들 때문에 여기가 오랜 시간 인기가 있는 것 아닐까 싶다. 일요일엔 별도 장사를 하지도 않는데 평일에 사람도 많고 밤에도 사람이 많다. 물론 한적한 시간은 있는데 아무튼 오랜 기간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에 맞춰 이렇게 맛이나 퀄리티도 유지해주고 계시고. 꾸준함이 정말 팬층을 확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뭐 오랜만에 시켰는데 양이 줄어들었다거나 뭔가 달라졌다거나 그런 것도 없고!

그리고 이 국물이 또 끝내준다. 보쌈과 우렁회무침 조합이라고 했지만 저 매콤한 바지락 국물이 진짜 숨어있는 강자다. 저게 아마 내 입맛 기억으로는 청양고추가 들어간 것으로 기억한다. 국물을 마셔보면 뜨겁기도 뜨거운데 그 알싸함이 같이 온다. 그래서 느끼함을 잡아준다. 뭐 얼음 가득 들어간 탄산음료도 시원하긴 하지만 더 따뜻한데 알싸한 국물이 주는 매력이 있다. 그리고 마늘도 있고 이렇게 무말랭이도 있고! 솔직히 삼겹살 같은 것을 먹을 때 쌈을 별로 싸 먹는 편은 아니다. 근데 여기서 이렇게 주문하면 꼭 쌈을 싸 먹는다. 상추가 싱싱해서 먹고 싶기도 하고 그냥 이것저것 올려 먹을 것들이 많아서 먹게 되더라. 그리고 혼자 먹기엔 양이 많아 다양한 조합을 즐기는 것도 있겠고!

청양고추를 그렇게 선호하진 않는다. 인위적인 캡사이신 맛 대신에 훨씬 더 좋아하긴 하지만 매운 것을 잘 못 먹어서 먹으면 본래 먹어야 할 것들을 잘 못 즐긴달까. 그래도 이렇게 쌈장 가득 한 번씩 먹는 것은 괜찮다. 그 얼얼함이 또 스트레스를 날려주곤 하니까! 그리고 이상하게 여기선 김치에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딱 생긴 것만 보면 정말 보쌈과 찰떡 조합인데 이상하게 뭔가 손이 가지 않았다. 근데 그 이유는 우렁회무침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서로 곁들일 조합이 있으니 굳이 다른 것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달까. 원래 저런 김치 진짜 잘 먹는데.. 막 국밥이나 이런데 먹으러 가면 진짜 김치를 먹는 것인지 밥을 먹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해치운다. 근데 이날은 좀 남겼다. 다른 것 먹기도 바빠서!

 

내가 만약 요식업 장사를 하게 된다면 일단 기본에 충실하고 메인 메뉴를 아주 퀄리티 좋게 뽑아낼 것이다. 가격은 굳이 싸게 하려고 하지 않고 비싼 돈을 주고 먹더라도 이 돈이 아깝지 않게 좋은 퀄리티의 재료를 쓸 것이고 또 맛 좋게 만들어낼 것이다. 근데 요즘 유투브나 방송을 보면 꼭 맛있다고 다 장사가 잘 되는 것은 아니더라. 그래서 난 내 입맛이 반응하는 것처럼 메인이 훌륭한 것은 기본이고 그거랑 같이 조합을 이뤄낼 수 있는 여러 가지를 준비할 것이다. 한두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 말이다. 지금 포스팅하고 있는 이 메뉴들처럼! 그래야 사진을 찍을만하고 찍었을 때 비쥬얼도 풍성하니 좋고. 알아서 홍보가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근데 내가 요리 실력이 없으니까 그냥 이런 것들은 혼자만 알고 있는 것들이 되겠지. 정답인지 오답인지도 모르는.. 그래도 언제 한 번은 꼭 오프라인으로 나가고 싶긴 하다.

 

확실히 혼자 먹기엔 양이 많다. 근데 둘이 먹기엔 딱이다. 둘이 먹기에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기준이 다르긴 하겠지만 밥까지 먹는다면 모든 기준을 포함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근데 만약 그렇다면 저 얼큰한 바지락 국물이 하나 더 오면 좋겠지? 선택사항이 있다거나 그런 것은 모르겠다. 그리고 신기한 것이 매장이랑 집이 가까워서 그런지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맛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없었다. 똑같았다. 그게 장점이라고 보면 장점이고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아무래도 오프라인이 더 나아야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그래도 뭐 괜찮다. 먹고 싶은 방법으로 이렇게 저렇게 다 먹을 수 있으니. 요즘 속이 안 좋다고 든든히 못 채워줬는데 당분간 이렇게 날도 추워졌고 해서 건강하게 한 끼 해결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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