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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쌀쌀해지는데 뜨겁고 얼큰한 맷돌 순두부찌개 어때?

디프_ 2021. 9. 28. 23:05
퇴근 시간, 사람들로 넘쳐나는 쌍대포 맷돌 순두부찌개

오랜만에 여의도 길을 나섰다. 솔직히 요즘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여의도를 찾고 있다. 원래 복잡하고 사람 많은 여의도였지만 연령층이 그래도 다른 곳들보다 좀 있는 지역이라 생각한다. 실제로 다니면서 봤을 때도 그렇고. 정확한 통계치는 몰라서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근데 요즘 젊은 층이 여의도에 많아진 이유는 다름 아닌 더현대 서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생기기 전에는 단순 백화점 하나가 어떻게 이런 변화를 이끌어낼지 상상도 가지 않았는데 요즘 보면 정말 신기하다. 언제 가든 유동인구도 많아졌고 솔직히 멋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다만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 단점인 것 같지만. 아무튼 오늘 더현대 서울에 관해 이야기할 것은 아니고 거길 가기 전 친구와 다른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백화점에서 먹으면 사람도 많고 복잡할 것 같아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곳을 가기로 했다.

 

더현대와 건너편에 있어 살짝 아쉽긴 한데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더현대만큼 이날 여기가 가보고 싶었다. 여의도에 위치한 쌍대포라는 곳으로 순두부찌개 메뉴가 유명한 가게라고 한다. 나는 그냥 그런 소식만 듣고 이렇게 처음 방문했는데 저녁 시간이 그런지 대부분 고기와 술을 드시고 있었다. 그래도 한두 테이블 정도 드물게 정말 백반처럼 저녁 식사를 위해 술 없이 식사 메뉴만 시켜서 식사를 즐기고 계신 분들도 있었다. 나도 곧 그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었고. 솔직히 가게 분위기가 이런 술 먹는 분위기일 것은 상상하지 못하여 그냥 나가야 하나 싶었는데 어렵게 온만큼 먹고 나가기로 했고 다양한 메뉴 중 맷돌로 두 개를 주문했다. 가격은 하나당 7,000원으로 둘이 주문해서 14,000원이 나왔다. 여의도에서 이 가격이면 개인적으로 혜자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하여 뭐하나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주문하고 얼마 있지 않아 메뉴가 나왔다. 오늘도 비가 오지만 방문했던 이날도 비가 내렸다. 우산을 쓰고 힘겹게 왔었는데.. 아무튼 비가 오고 슬슬 가을이 다가오고 있어서인지 매우 쌀쌀해졌다. 린넨 셔츠만 입고 다니면 추울 정도랄까. 물론 일교차가 심해서 낮에 덥긴 한데 바람이라도 불고 그러면 그래도 제법 쌀쌀해졌다. 그래서 딱 이렇게 얼큰하고 뜨겁게 뚝배기에 담겨 나온 메뉴가 그렇게 어울린다. 솔직히 몸보신 음식은 아니지만 그냥 한 끼 든든하게 먹는 것 자체가 건강하게 먹었다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이렇게 한식 스타일로 개운하게 먹고 나면 나름 리프레시되고 든든해지고 뭐 그렇다. 양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근데 이 양 기준이 애매한 게 그냥 식사류여서 딱 한 사람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그 양이였다. 밥 공기 양을 봐도 그렇고! 다시 봐도 지역 특성상 가격에 비해 혜자라 볼 수 있겠다.

 

밑반찬은 심플 깔끔해서 좋았다. 백반집은 아니지만 그런 스타일로 가볍고 정갈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그래도 오늘은 반찬에 집중하기보단 하얀 쌀밥에 시뻘건 순두부찌개 국물과 함께 팍팍 먹어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순두부와 국물을 혹혹 마셔주면서 밥도 먹었다. 근데 이게 국물이 처음부터 없는 것인지 아니면 뚝배기 열에 의해 국물이 빨리 사라지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그만큼 국물만 빨리 흡입을 해서 그런 것인지 내용물에 비해 국물이 빨리 사라져 갔다. 이 안에 국물을 흡수하는 재료가 들어있나? 요리를 잘 못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네. 아니면 국물에 비해 내용물을 실하게 담아주셔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느끼는 건가? 이렇게 길게 말을 하는 이유는 분명히 국물이 더 많아서 여유롭게 먹어야 하는데 뭔가 라면이 쫄은 것처럼 국물이 말라갔다. 그래서 덩달아 급히 먹어야 한다는 마음이 생겨나서 마지막엔 좀 서둘리 먹게 되었다.

 

여의도 쌍대포 맷돌 순두부찌개 안에 조개도 들어있었다. 이 조개는 솔직히 이 메뉴에서 안 들어간 곳을 찾기 힘든 것 같다. 뭔가 재료끼리 잘 어울리나? 아니면 국물 맛을 시원하게 하기 위해 들어가는 건가. 안 어울릴 것 같은데 꼭 들어가 있더라. 막 따로 빼먹진 않았다. 뭔가 손을 쓰기 귀찮았던 것 같다. 그리고 생각보다 두부도 많이 먹지 않았다. 나름 먹은 것 같은데 양이 많은 것인지 잘 줄어들지 않았다. 거의 국물과 흰쌀밥만 슥삭슥삭 같이 먹은 것 같다. 뭔가 두부나 다른 양파 이런 재료들이 서브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로 막 엄청난 맛집은 모르겠고 주변에 이런 가게 있으면 종종 들릴 것 같은 뭐 그런 가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도 처음엔 뭔 이런 가게를 찾아오냐고 그냥 고깃집인 것 같은데 이러다가 다 먹고 나서 맛있다고 정말 잘 먹었다고 계속해서 말했다. 뭔가 한식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싫어하기가 힘든 그런 맛과 비주얼이긴 하다. 한 끼 정도 가볍게 먹기 좋은 가게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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