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모든 소스를 직접 만드는 더파스타 키친에서의 점심

디프_ 2021. 9. 22. 15:18
치즈볼과 알리오 올리오 조합으로 즐긴 더파스타 키친 점심

이 매장이 생긴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나다니면서 종종 보였다. 근데 별로 가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뭔가 딱히 점심을 이 근처에서 먹을 일이 없기도 했고 그 기회가 있더라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근데 요즘 파스타 먹을 기회가 별로 없어서 한번 먹어봐야겠다 싶었는데 딱 이 가게가 떠올랐고 그렇게 시간을 내어 방문하게 됐다. 별도 예약이나 그런 것은 필요 없었고 점심시간 즈음에 방문하여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다. 오기 전엔 기대가 별로 크지 않았는데 설명에 '특급호텔 20년 경력의 쉐프로 모든 소스를 직접 제조하여 제공합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보고 기대를 갖기 시작했다. 부부가 운영하시는 가게 같았는데 사장님은 음식만 만드시고 와이프 되시는 분이 서빙과 계산을 담당하고 계신 것 같았다. 내가 갔을 때만 그랬는지도 모르겠긴 하지만.

 

동네에 이런 조용한 가게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다. 혼자 조용히 맛집을 다니는 기분을 누리고 싶달까. 근데 여기가 최근에 오피스텔이나 빌딩도 많이 들어서고 상권이 조금 바뀌었는지 이런 가게들이 하나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솔직히 여전히 동네 장사 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예전보단 많이 나아져서인지 이제 이런 컨셉있는 독특한 가게들이 하나씩 들어서고 있어 좋은 변화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뭐 근데 나랑은 큰 상관이 없긴 하겠지만 말이다. 내가 어린 나이도 아니고. 아무튼 베이컨 알리오 올리오 하나와 치즈볼 하나를 주문하고 기다렸다. 피크 시간대에서 사람들이 좀 몰려 주문이 조금 늦게 나왔는데 뭐 괜찮았다. 여유 있는 점심시간이었으니까! 모든 것들이 다 괜찮았으니 이제 더파스타 키친 맛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근데 일단 기분이 좋았다. 밑반찬이 완전 내 스타일이어서! 양배추 샐러드도 그렇고 마카로니도 그렇고 너무 기본적인 맛인데 맛있었다. 입가심으로 좋았달까? 그리고 치즈볼 위에 뭐가 뿌려진지는 모르겠지만 가격 대비 양 괜찮고 크게 잘 나왔다. 이건 코스트코에서 파는 기성 제품 느낌은 아니었는데 저 위에 뿌려진 가루 때문에 그냥 그렇게 느끼는 건가? 상당히 고급스럽게 잘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양이 많으면 혼자 다 못 먹겠구나 싶었다. 내가 배고픈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도 면 종류는 다 먹고 이 치즈볼은 포장해서 갈 수 있으니 그렇게 해야겠다 싶었다. 일단 마카로니와 샐러드부터 계속해서 먹은 것 같다. 저 빵의 경우는 기본으로 인원수에 맞게 제공되는 것 같았다. 여기 가격이 좀 천차만별이긴 한데 내가 주문한 메뉴는 좀 저렴한 편이어서 이 정도면 가성비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치즈볼 안에 치즈가 이렇게 들어있다. 나름 실하게 잘 들어있고 방금 나오자마자 먹어서 그런지 따뜻하게 잘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바게트 역시 뭔가 그냥 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양파라고 해야하나. 마늘인가 아무튼 이것저것 같이 뭔가 조리가 되어서 나온 것 같았다. 근데 역시 치즈볼은 bhc를 못 이긴다. 별도 소스가 없다는 것도 아쉬웠다. 물론 내가 주문한 파스타가 나오면 거기 소스에 찍어서 먹으면 괜찮긴 하겠지만 좀 심심한 느낌이랄까? 먹다 보면 감칠맛 없이 조금 물리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지만 가격 대비 양은 괜찮았다. 2명 이상 왔을 때 사이드로 시키면 충분히 맛을 즐기며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난 혼자 와서 다 먹을 생각을 하니까 양도 많고 물리는듯한 느낌을 받은 것이겠고! 그치만 저 위에 뿌려진 가루 정체를 도저히 모르겠단 말이지. 내 미각이 이상한 건가. 특별히 무슨 맛이 나지도 않았다. 치즈 가루도 아니고!

 

메인인 베이컨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가 나왔다. 더파스타 키친 재방문을 위해선 이 메뉴 맛이 굉장히 중요했다. 근데 일단 비쥬얼은 내가 상상한 것과 달랐다. 국물이라고 해야 하나. 소스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기름 같은 저 양이 좀 많았다. 난 딱 면만 잘 즐기고 싶었는데. 아무튼 내가 자주 가는 맛집들과는 비주얼이 조금 달랐다. 물론 가격도 2배 정도 차이가 나긴 하지만! 면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전에 밑반찬을 다 먹어서 한번 리필을 요청드렸다. 왜 이상하게 이런 곳에 오면 저런 게 술술 잘 들어가지. 집에서 잘 못 먹어서 그런가. 아무튼 치즈볼과 함께 입가심을 했겠다 면발을 후루룩 흡입했다. 솔직히 방금 조리되자마자 먹기 때문에, 그리고 쉐프님이 내공이 있으시기 때문에 그 첫맛이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 근데 먹다 보면 여기 전체적으로 간이 심심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주문한 메뉴가 그런 것인지 감칠맛이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몇입 먹다 보면 면발을 먹긴 하는데 그냥 먹는다고 해야 하나. 맛을 잘 음미할 수가 없었다.

소스가 충분히 많으니까 기본으로 제공되는 바게트를 찍어먹기도 하고 면과 함께 먹기도 했다. 그리고 베이컨 파스타이기 때문에 베이컨을 곁들여 먹기도 했다. 그리고 치즈볼도 하나 더 먹었다. 분명히 가격 대비 양과 퀄리티는 괜찮다. 근데 내 기준 맛이 조금 부족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건 다른 메뉴들도 먹어봐야 종합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긴 한데 조금 심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최근에 다른 처음 가보는 파스타 맛집에서는 가격이 이거보다 조금 더 나가긴 했는데 큰 차이가 나진 않았다. 근데 거기는 맛이 꽤 훌륭했다. 무조건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근데 이 가게는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고 아마 다음에 오게 되면 일단 다른 메뉴를 먹어볼테고 금방 또 오긴 쉽지 않지 않을까 싶다. 비주얼도 좋고 양도 좋고 다 좋은데.. 인기도 많고. 그냥 내 입맛에만 안 맞은 것일까? 내가 자극적인 맛들을 좀 좋아하긴 하니까. 고급 입도 아니고! 아무튼 배는 너무 불러서 생각했던 것처럼 치즈볼은 포장해서 가져와 먹었다. 그래도 한 끼 점심으로 나쁘지 않은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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