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회 스타일로 3만원에 광어 우럭 완전 푸짐하게 즐겼어요
이번 통영 여행 사람 정말 많았다. 난 그나마 사람들이 몰리기 전인 연휴 첫날부터해서 거의 서울에서 1박 2일급으로 다녀오긴 했는데 아마 그 주 금토일에는 사람 정말 많았을 것이다. 물론 이때도 많긴 했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 걷기가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더라. 그 와중에 활어들은 통통 물을 튀기면서 옷을 적시고 피할 곳도 없었다. 그래서 좀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곳으로 찾아 가고 싶었는데 그럴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돌아보기엔 체력이 먼저 소진되고 옷이 다 젖을 것 같았다.
예전에 나 혼자 평일에 놀러왔을땐 한적하게 구경할 수 있었는데.. 확실히 연휴는 연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시장을 둘러본 사진은 많이 없다. 초입에 마음이 여유로울때 사진을 어느정도 찍고 그 다음엔 그냥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통영활어시장에 도착하기 전 택시 기사님에게 좀 괜찮은 곳을 추천 받았었는데 어차피 물고기 가져오는 곳은 다 똑같아서 거기가 거기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마음 편하게 아무 곳이나 들어갈 수 있었다.
딱 시장 안으로 들어온 초입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마음이 조금 여유로울때 찍은 사진들이다. 그래서 나름 여행때 구경온 시장인데 먹을 것만 올리면 조금 그럴 것 같아 이렇게 담아본다. 여긴 별다른 호객 행위는 없었다. 노량진은 수시로 여기 안으로 오라고 하는데 사실 그럴 겨를도 다들 없어보였다. 사람들은 몰려오지 수시로 주문은 들어오지.. 그만큼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평소에도 이렇게까진 아닌 것 같고 그만큼 놀러온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겠다.
말린 것들도 팔고 이렇게 싱싱하게 전복, 새우, 멍게 등도 판매하고 있었다. 이중에 제일 눈에 들어온 것은 멍게였다. 근데 개인적으로 멍게를 먹을줄 모른다. 근데 먹방 같은 것을 볼때마다 멍게 먹는 모습이 그렇게 맛있어 보이더라. 초장에 찍어 호로록 먹으면 괜히 짭쪼름하고 달달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한번 그렇게 팍팍 먹고 싶긴 한데 흐물흐물한 식감은 잘 적응하지 못하겠더라. 그래도 예전에 횟집가서 한두번 조금씩 먹어봤는데 비리거나 그러지 않긴 했다. 다만 식감 적응이 힘들어서 많이 못 먹겠더라.
거북이로 헷갈리실 분들도 계시려나? 얘는 갑오징어다. 오징어는 몰라도 갑오징어를 이렇게 실물로 본 것은 또 처음인 것 같다. 노량진엔 별로 없는 것 같던데. 아니면 요즘 제철이라 이렇게 많이 보이는 것인가? 실제로 인기가 꽤 많더라. 짧은 시간 돌아다녔지만 갑오징어 담아가시는 분들이 많았다. 근데 오징어 원래 성격이 급해서 나오자마자 죽는 것으로 아는데 갑오징어는 조금 다른가보다. 저렇게 좁은 곳에 살아서 잘 있더라. 그리고 해삼도 보이고 장어도 있었다. 장어 맞겠지?
그리고 내가 먹을 광어 그리고 우럭도 부분 부분 보이고 있다. 얘네는 워낙 대중적인 횟감들이라 막 표시나게 있는 것 같진 않았다. 초밥으로 다양한 종류는 먹어봤어도 이렇게 회로 먹어본 생선은 그다지 많지 않다. 특이한 것들은 잘 못 먹겠고 익숙한 것들만 접하다 보니 개인적으로 어려운 분야 중 한 곳이다. 잘 먹는 사람들은 막 비싸고 제철인 것들만 찾아서 잘 먹던데 이 분야에선 다행히 그런 시도는 못하겠더라. 괜히 돈만 쓰고 다 남기고 오는 기분이랄까. 아마 평생 변하지 않을 것 같고 어류는 이런식으로 가끔 여행때만 즐기는 쪽으로 정해질 것 같다.
통영활어시장 마지막 사진들. 딱봐도 싱싱함이 느껴지지 않나? 소라라고 하나 고동이라고 하나. 그런 것들도 보이고 새우들은 다 저렇게 올려져만 있고 생새우는 없더라. 새우도 오징어와 마찬가지로 성격이 급하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가? 이 사진에서도 역시 유별나게 멍게가 맛있어 보인다. 색깔 때문에 그런가? 저 봉지 안에 들어있는거 한봉지 사다가 소주 좋아하는 친구들 술 안주로 가져다주면 굉장히 좋아할 것 같단 말이지. 내가 술은 못해도 주변에 술 좋아하는 친구들은 많다. 저땐 몰랐는데 지금 보니 낙지도 보이네. 탕탕이 정돈 한번 먹어볼만 했는데. 요즘 날이 급격하게 더워져서 다시 몸보신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몸에 기운이 없다. 덥기만 하고!
사진과 텍스트를 보면 굉장히 구경을 많이 한 것 같지만 실제로 둘러본 시간은 많이 되지 않는다. 대충 10~15분 정도 봤나? 더 보고 싶기엔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람도 많아 정신도 없고 고기들이 날뛰는 바람에 자꾸 물이 튀겨서 정신 없었다. 도망가기엔 바닥이 미끄러워서 넘어질 것 같고. 옷이라도 편한 옷 입었으면 모르겠는데 젖기엔 좀 아까운 옷들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눈에 보이는 아무 가게로 들어왔다.
사실 이런 시장에선 전문가인척해야 흔히 말하는 공사를 안 당한다고 하는데 워낙 모르다보니 어쩔수 없었다. 근데 사장님께서 관광객을 많이 상대해보셨는지 이것저것 말하셨고 사실 딱히 선호하는 생선류도 없었기 때문에 익숙한 것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사장님이 말씀 주신 보기 중에 광어 우럭 3만원 세트가 있었고 그걸로 달라고 요청했다. 포장은 아니고 위에서 먹고 간다고 했다. 포장하면 초장이나 이런 것들 별도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한다. 난 위에서 먹고 가면 그것도 무료인줄 알았는데 상차림비에 다 붙더라. 괜히 처음에 좋아했다.
초장에 와사비를 풀고 찍어먹고 이렇게 깻잎, 상추쌈에 마늘도 올려서 먹어봤다. 그리고 2층만 자리가 있는 줄 알았는데 3층으로 올라가는 사람도 있었다. 계속해서 사람들이 들어오더라. 장사가 정말 잘 됐다. 창밖으로 바라본 모습엔 사람들이 별로 없어보이지만 저때도 계속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는 위에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가 이렇게 막회를 받아왔는데 실제로 1층에서 직접 뜨는 것을 보고 그릇채 가져와 테이블에 앉으시는 분들도 보였다. 마음 같아선 그러고 싶었는데 이 당시 워낙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이렇게 막회 스타일로 나올지도 생각도 못했다. 원래 시장은 이런 느낌으로 주는구나. 그래서 단가가 저렴한가? 솔직히 3만원으로 이렇게 받긴 했는데 양은 무슨 4인분 수준이었다. 둘이서 이 많은 회를 먹는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못할 양이었다. 회를 엄청 좋아하는 사람들도 못 먹을 것 같은 양이었다. 내 생각엔 두명이 와서 이정도 양을 준 것이고 4명이 와서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하더라도 이와 비슷한 양을 줄 것 같다. 물론 순전히 내 추측이다. 그만큼 양이 많았다.
아래에서 직접 떠주시는 것을 확인하진 않았지만 정말 싱싱하고 맛있긴 하더라. 물론 정말 잘 먹는 사람들은 간장에만 살짝 찍어서 먹는다고 하던데 난 초보기 때문에 이렇게 초장 맛으로 먹는 편이다. 그래도 맛있었다. 막회 스타일은 이번에 거의 처음 먹어보는 것 같은데 나름 그 매력이 있더라. 솔직히 가격 낮춰서 이렇게 나오면 차라리 더 낫다는 느낌이랄까. 예쁘게 보이는 것이 중요할 때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실이 중요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본연만 충실하다면 이렇게 나와도 충분히 매력있다.
밑반찬은 뭐 별것 없어서 소개하지 않았다. 그냥 저 감자튀김 같은거 심심할 때마다 하나씩 집어먹으면 괜찮더라. 그리고 원래 맥주를 안 마시려고 했는데 먹다보니 어류 그 특유의 느끼함이 다가오더라. 그래서 콜라를 마실까 하다가 맥주로 급 변경했다. 어차피 이거 다 먹고 숙소 돌아가서 씻고 잘 생각이었기 때문에 한잔하면 딱 괜찮을 것 같았다. 그리고 평소라면 차를 타고 여행을 다녀 음주가 숙소가 아니라면 불가했을텐데 이번 여행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왔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편한 마음도 있었다. 근데 정말 양 많지 않나? 저게 3만원에 2인분이라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사진이라 잘 티가 안나는 것일수도 있는데 4명이서 먹어도 남을수도 있을만한 양이었다.
슬슬 광어 우럭 막회 다 먹은 것 같아 매운탕을 요청했다. 근데 이때까지만해도 전혀 몰랐다. 이런 것들이 추가 비용이 붙는 것임을 말이다. 사실상 세상에 공짜가 없기도 한데 우리가 잡은 고기로 탕을 끓여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서비스로 제공 가능할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근데 나올때보니 다 가격을 받으시더라. 하긴 3만원만 지불하기엔 전체적으로 너무 저렴했다. 상차림비 8천원, 매운탕 8천원, 맥주값 등등 해서 약 5만원이 살짝 넘는 가격을 계산하고 나왔다. 이정도면 합리적으로 잘 먹은 것인가? 물론 앞서 주문한 회는 정말 많이 남겼다. 나름 쌈도 해서 이것저것 다양한 방식으로 먹었는데 정말 바닥 보이기 힘들더라.
다시 매운탕으로 돌아와, 국물이 푹 끓기까지 기다렸다. 많이 먹어보진 않았으나 이 음식은 국물이 쫄을 수준까지 끓여야 그 본연의 맛이 올라오더라. 그전에 먹으면 그냥 조금 과장 더하여 맹물 먹는 느낌이랄까. 끓일수록 그 맛이 올라온다. 그리고 난 다 끓었을 때의 그 자극적인 맛을 좋아한다. 굉장히 깊은 맛이 우러러 나온다. 이 매운탕 우리가 횟감으로 잡은 고기인지 아닌지는 조리 과정을 보지 못해 모르겠으나 굉장히 실하게 잘 들어있었다. 이 메뉴를 8천원에 먹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합리적이었다. 물론 앞서 메인을 먹었기 때문에 가능한 가격이겠지만!
안에 들어있는 뼈생선들 고기도 나름 실하게 들어있고 국물 굉장히 깔끔하고 얼큰하고 좋았다. 내가 여행을 다녀온 후 이틀 뒤에 내 친구도 방문했었는데 그 친구도 완전 대만족하고 돌아왔다. 그 친구는 감성돔인가 뭔가를 먹긴 했지만 아무튼 양도 푸짐하고 잘 먹었다더라. 근데 여기라서 특별하게 저렴한 것은 아니고 전체적인 시장가겠지. 밥 반공기와 국물로 마지막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었다. 맛있게 잘 먹었다. 다만 당분간은 아마 안 먹지 않을까 싶다. 초밥마저도 생각이 안 나더라. 이날 완전 많이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