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너무 좋았던 제주도 청춘부부 그리고 카페라떼
제주도 여행의 묘미는 예쁜 카페를 찾아다니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젊은층에서 해당 지역을 놀러가면 이렇게 자연과 함께 조화를 이룬 공간에서 예쁘게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곤 한다. 저번 여행에선 이런 곳 찾아다니지 않고 그냥 먹을 것만 실컷 챙겨먹었지만 이번엔 이런 문화로 나름 체험해보려고 일정을 짜봤다. 사실 커피도 안 마시지만 모카 계열을 좋아하고 그냥 조용한 곳에 가서 편히 풍경 보며 쉬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근데 예쁜 곳은 항상 사람이 많다는 반대적인 사실이 존재하고 있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여기 역시 사람은 많더라. 시기가 시기였던만큼 한적한 곳은 한적하던데 다들 어떻게 이렇게 찾아오는지 주차장이 만차였다. 근데 주차장이 그리 넓지 않긴 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제주도 청춘부부라는 곳으로 네비게이션을 치지 않고는 찾아가기 매우 힘든 곳이다. 그리고 택시가 아닌 기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도 매우 방문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그냥 뜬금없는 길 한복판에 옆에 있더라. 주변에 뭐 상가라든가 다른 건물이 있는 것도 아니다. 덩그러니 얘 하나만 있다. 근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더라. 홍보도 홍보겠지만 기타 다른 즐거움이 있다는 의미겠다. 나름 시그니처 메뉴도 개발하셔서 판매하고 계시고 솔직히 막 예쁘고 아기자기한 것들에 감흥이 없는 나조차도 여기 인테리어도 좋고 잠시 산책할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귤밭도 괜찮더라. 많은 카페를 다녀봤지만 자율적으로 귤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주차장은 딱 한자리가 남아있었지만 테이블은 어느정도 여유가 있었다. 한두 테이블 정도? 주차장도 한 7~8대 정도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가 없을 경우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길가에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도로가 넓은 것도 아니고. 전화해보고 방문하는 것도 괜찮겠다. 아무튼 우선 메뉴부터 주문하고 마저 구경하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 모카 하나와 여기 시그니처 카페라떼 한잔을 주문했다. 그리고 눈에 에그타르트가 보이길래 디저트 느낌으로다가 하나 주문했다. 음료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했다. 한잔에 5~6천원 정도? 솔직히 이렇게 찾아오는 곳인데 이정도 가격이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저 밖에 보이는 공간이 주차장이다. 그리고 여기가 메뉴판의 모습. ㅊㅊㅂㅂ라고 소개가 되어있는데 당연히 외부음식은 반입 불가고 1인 1음료를 주문한 손님에 한하여 아메리카노 1회 리필이 가능하다고 한다. 단 테이크 아웃은 불가능 하다고. 앉은 자리에서 아메리카노 두잔 마시는 사람이 있나? 개인적으로 아메리카노 맛을 몰라 잘 와닿지 않는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밖에 없겠다. 저런 혜택 없이 그냥 추가로 마셔도 된다고 할까나. 메뉴판 가격을 볼때 여기가 관광지라는 것을 생각해야한다. 그냥 동네에 있는 cafe가 아니다. 원래 일반적인 가게에게 미끼 상품을 끼워넣고 마진을 끌어내는 다른 제품을 엮는데 여긴 뭘로 마진을 많이 내는 것이지? 다시 한번 살펴봐도 와닿는 것이 없는데.. 그나마 에그타르트? 아무튼 부담없이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분위기 정말 예쁘지 않나? 창가부터 디테일하게 전부 다 신경쓰신 것 같다. 뭔가 감각 있으신 분이라는게 절로 느껴진다. 음료는 거의 바로 나오진 않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제조가 되어 나왔다. 위에 뭔가가 뿌려져 있는 것이 여기 부부 카페라떼 시그니처 제품이고 그 옆이 모카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확실히 가게 이름을 딴 제품은 뭔가 다르긴 다르다. 원래 아직 커피 맛을 잘 몰라서 그나마 초콜렛이 들어간 모카 쪽을 마시는 편인데 여기선 부부 제품이 훨씬 맛있더라. 연유와 크림이 들어가고 오직 아이스로만 제조가 가능한데 진짜 먹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흡사 아인슈페너 느낌이 나긴 하는데 개랑은 완전히 다르다. 뭔가 확실히 다르고 특별한데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네. 이것저것 많이 마셔본 것이 아니라. 먹은 거라면 좀 다를텐데 마신 경험은 탄산 빼고 별로 없다.
그리고 에그타르트는 처음 주문할때부터 여기서 직접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가져오는 것인지 궁금했다. 물어볼까 하다가 나도 그냥 별로 그럴 의욕이 없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직접 먹어보고 판단하기로 했다. 이 디저트에 대한 경험은 나름 많은 편이다. 유럽여행시 이곳저곳에서도 먹어봤고 세계적으로 원조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특별하다고 말할 수 있는 수도원에서도 직접 먹어봤다. 갑자기 지역이 생각 안나네. 리스본이었나. 아무튼 이쪽 지역 여행 가본 사람이라면 어딘지 다 알 것이다. 거기서도 정말 느끼할때까지 먹어봤는데.. 혼자 정말 이곳저곳 잘 다니며 먹었다. 아마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그렇게 못 돌아다녔을 것이다. 왜냐하면 심심할 때마다 친구들과 통화를 해야했기 때문에! 아무튼 나름 그렇게 다양하게 먹어봤는데 사실 여긴 이 가격이면 좀 아쉽긴 하더라.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고 특별함이 없었다. 요즘 한국에서 쉽게 얘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코스트코다. 코스트코 나름 저렴하고 신선하게 팔더라. 다만 양에 비해 좀 빠른 시간에 먹어야해서 혼자 먹기엔 부담스럽고 2~3인 정도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하나 먹었다.
날씨가 워낙 좋아서 안에만 있기도 뭐하고 바로 옆에 농장이라고 말하기엔 규모가 작긴 하지만 귤밭이 있어서 잠시 산책을 즐겨봤다. 직장인이기에 평일 햇빛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안다. 주말 햇빛보다 비싼 느낌인데 아무튼 이때 연휴이긴 했지만 그래도 평일에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행복했다. 그래서 더 만끽하려고 노력했다. 걸어서 5~10분 정도면 다 둘러볼 수 있는 크기지만 나름 길이 꼬불꼬불 나여있고 주변을 세심하게 구경하면서 걸으면 산책했다는 느낌이 들긴 한다. 제주도 여행을 다니면 차 안에서만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이런 공간을 같이 겸비한 카페라면 더 값진 느낌이다. 의도하셨는지 안 하셨는지는 모르겠으나 하나가 좋아보이니 다른 것들도 다 좋아보였다. 나는 사진을 찍지 않았지만 여기서 예쁘게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더라. 나도 나중에 풀밭에서 좀 찍어봤는데 건지진 못했다. 아 그리고 여기 있는 귤들 자유롭게 따도 된다고 한다. 가져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나도 그러려다 가져오지 않았다. 하나 먹어보니 아직 철이 아닌지 시기만 하고 먹기 힘들더라.
땅바닥에 멀쩡한 것들도 많이 떨어져있어 이렇게 하나 들고 사진을 찍어봤다. 아닌가 얘도 딴건가? 한두개정도 따긴 했는데 맛있는 귤은 없었다. 아까 카페라떼와 모카를 다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오랜 시간 여기 머무르게 됐다. 그냥 앉아있기도 하고 이렇게 산책도 하고 좋더라. 뭔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싫은 기분이랄까. 여기 해먹이라도 있었으면 낮잠을 청했을 것 같다. 그만큼 햇살도 따스하고 좋았다. 원래 여행을 다니면서 이런게 행복이구나라는 감정들을 느껴야 하는데 요즘 그런 부분들이 부족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많이 아쉽다. 그리고 삶도 괜히 루즈해지는 것 같고 뭔가 동기부여도 사라지는 것 같다. 소비를 하긴 하는데 의도치 않은 소비랄까. 개운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 뭔가 팍 쓰고 다시 팍 모아야겠다 이런 마음이 들어야하는데 쓰는 것 같지도 않고 모으는 것 같지도 않은 기분이랄까. 근데 확실히 모이긴 모이더라. 올해는 돈 모으는 해로 연초부터 정하긴 했는데 10점 만점이라면 현재 한 5점 정도만 한 것 같다. 곧 상반기가 끝나는데 적어도 8점 이상은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 뭔가 소개한다고 했으면서 이래저래 다른 이야기만 한 것 같다. 여기 그냥 추천한다! 청춘부부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고 사장님들도 편안하고 좋으시다. 대화는 해보지 않았지만 그냥 분위기가! 다음에도 여긴 또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