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더 괜찮았던 처갓집 치킨 핫슈프림양념 후기
요즘은 배달 음식을 먹어도 뭘 먹어야할지 모르겠더라. 흡사 어플에 들어가면 넷플릭스에 볼만한 것 뭐가 있나 고르는 것처럼 시간을 보내게 된다. 디저트는 뭔가 쉽게 고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커피를 마시는 시간도 정해져있고 빈속에 식사는 아니고 간식 같은 것을 먹으면 이따 또 배고플 것 같고.. 배가 고파서 뭘 먹긴 해야겠는데 먹고 싶은 것이 딱히 없는 요즘이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그냥 먹을만한 것들을 다 먹은 상태라 그런가? 진짜 배가 고프든 부르든 먹고 싶은 것 하나는 있어서 메뉴 고민한 적은 딱히 없는데 요즘은 정말 손이 가는 음식이 별로 없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근데 막상 먹으면 또 잘 먹긴 한다는 것이 문제다. 차라리 식욕도 떨어져서 살이라도 빠지면 좋겠건만 먹으면 언제 고민했냐는듯이 잘 먹어버린다. 몸과 마음 둘다 참 신기한 요즘이다.
그래도 다행히 이날은 어플을 키기 전 뭘 먹어야할지 정했다. 다만 들어가서 브랜드를 정해야 했다. 원래 교촌을 자주 먹었는데 이상하게 교촌은 요즘 안 땡기더라. 권태기가 왔나보다. 신기하게 내가 메뉴를 고르는 이 타이밍에 카톡 중이던 다른 친구 두명도 배달 음식을 먹는다고 했다. 근데 둘다 닭을 먹는다고.. 나도 닭 시켜먹는데..! 역시 닭의 민족인가. 고르고 고르다 오랜만에 처갓집 치킨 주문을 해먹기로 했다. 여긴 정말 가끔 시켜먹는다. 가장 최근에 배달한 메뉴가 슈프림인데 이번에는 조금 색다르게 핫슈프림양념으로 먹어보기로 했다. 그냥 먹기엔 밋밋할 것 같고 조금 알싸한 것이 자꾸 감칠맛이 나길 바래봤다. 가격은 1만 8천원이고 리뷰를 작성하면 치폴레라이스를 준다고 하여 리뷰까지 말끔히 작성할 생각으로 리뷰 서비스를 추가로 받았다. 이거 광고하는 것은 봤었는데 먹어보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마요네즈가 맞겠지? 두 메뉴 모두 위에 하얀 것들이 뿌려져 있었다. 괜히 치즈처럼 보여서 더 군침이 돈다. 빨간색과 잘 어울리기도 하고. 치폴레라이스도 매콤하다고 표시가 되어있던데 매운 것도 아니고 매콤하다고 되어있어서 뭐 얼마나 맵겠냐는 생각으로 한입 먹어봤다. 와 근데 비쥬얼에 속으면 안되겠더라. 굉장히 매웠다. 매콤하다고 하기엔 뭐라고 해야하지. 청양고추처럼 탁 쏘는 맵기가 있었다. 어린 아이들은 절대 먹으면 안되겠고 나 역시 매워서 계속 손이 가진 않더라. 가끔 맵더라도 계속 손이 가는 음식이 있는데 얘는 그정돈 아니었다. 몇번 먹다가 나중엔 결국 반 이상 남겨버렸다. 사실 나에겐 더 중요한 메뉴가 있었으니까 더 관심이 안 가기도 했다. 그래도 밥알 자체는 굉장히 꼬슬꼬슬하게 볶음밥처럼 식감 좋게 잘 왔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매니아처럼 빠질수도 있을 것 같은 맛과 식감이었다.
처갓집 치킨 떡도 들어있고 닭 살도 굉장히 부드러웠다. 얘를 먹고 한 일주일 지났나. 브랜드는 아니고 그냥 동네에서 싸게 파는 그런 곳 배달하고 리뷰도 좋길래 시켜먹어봤다. 와 근데 확실히 브랜드는 브랜드 값을 한다. 닭 자체에 간도 안되어있어서 그런지 맛도 없고 살도 퍽퍽살 위주고 닭 퀄리티도 별로더라. 닭다리라든가 날개 이런 부위는 맛이 없기가 힘든데 거기들 마저도 별다른 맛이 나지 않았다. 원래 브랜드는 그렇게 추종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을 계기로 조금 바뀔 것 같다. 리뷰는 서비스를 주니까 좋게 나온 것이고 맛은 정말 별로더라. 근데 서비스를 정말 실하게 주긴 했다. 근데 본질을 놓친 느낌이랄까. 깐부, bhc, 교촌, bbq, 푸라닭 이정도와 오늘 포스팅하고 있는 여기 브랜드 정도만 이용하는 것이 괜찮겠다. 뭐 다른 곳들 인기 많은 곳이 있긴 하겠는데 노랑통닭도 그렇고 나랑 안 맞는 곳도 많더라.
핫슈프림양념 후기를 말하자면 음 본문에도 적은 것처럼 그냥 핫이 빠진 기본 메뉴가 개인적으로 더 괜찮았다. 기본은 먹다 보면 단맛 때문에 조금 물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어 이번에 매콤한 맛으로 주문해봤는데 실수였다. 확실히 핫이 붙어있어 조금 더 매콤하긴 했다. 겉에 뿌려진 소스 덕분인지 맵다고 할 수준은 아니었고 딱 먹기 괜찮았다. 근데 뭔가 계속 손이 가게 만들진 않더라. 치폴레가 오히려 더 매웠다. 그래도 처갓집 치킨 퀄리티가 있어 맛이 없다고 표현할 수준은 아닌데 개인적으로 그냥 기본이 더 맛있고 괜찮더라. 원조는 단맛이 느껴져 물리기 직전까지는 계속해서 손이 갔다. 맛있음이 느껴지고! 그리고 사진을 보면 소스가 아래는 안 뿌려진 모습이 있는데 교촌처럼 직접 붓질로 소스를 바르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뿌려주는 시스템인 것 같다. 근데 저렇게만 먹어도 충분했다. 부족하면 바닥에 흐르는 소스를 찍어먹으면 됐다. 풍족하게 주시더라. 떡과 함께 먹으니 포만감도 쉽게 올라오고 가끔 이렇게 닭 튀김 껍질만 공략해서 먹기도 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고 뜯다보니 저렇게 딸려 나오더라. 항상 먹기 전에는 한마리 다 먹어야겠다고 다짐하는데 실컷 먹고 배부름을 느낄때 보면 반마리 정도 먹은 것 같다. 닭만 먹으면 더 먹겠지만 밥도 먹고 치킨무도 먹고 콜라도 먹고 그러니까 반마리 정도가 한계다. 아무튼 맛있게 잘 먹었고 해당 메뉴를 처음 먹어보는 사람이라면 매콤한 것을 좋아하더라도 기본을 먹어보길 추천한다. 정 매콤함이 땡기면 이렇게 치폴레라이스 세트 조합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