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순대국밥 제대로 나오는 동네 맛집 마포 토림촌

디프_ 2019. 12. 10. 23:04

대부분의 사람들이 맛집으로 인정할 마포 토림촌 순대국밥


오늘은 정말 아는 사람만 올 것 같은, 역 주변에 위치한 것도 아니라 근처에 뭔가를 하는 사람이 아니면 찾아올 수가 없는 그런 곳을 포스팅 해볼까 한다. 나 역시도 이 근처를 약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이 돌아다녔는데 이 안쪽 골목까지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여길 방문한 것도 이날이 처음이었다. 안쪽 골목이라고 하여 많이 들어와야하는 것은 아니고 정말 매번 지나다니던 길에서 1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여기 주변에 역이 없고 마을 버스를 통해서 와야하기 때문에 진짜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겠다.


내가 여길 방문하게 된 이유는 그냥 날도 춥고 해서 순대국밥이 정말 먹고 싶었다. 사실 국 종류를 안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이런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경우는 굉장히 드문에 아마 유투버의 영향도 어느정도 있지 않을까 싶다. 최근 알게 된 사람이 있는데 국밥을 한 3~4개 시켜놓고 팍팍 먹는데 엄청 맛있어 보였다. 그래서 초록창에 검색을 하게 됐고 많은 리뷰는 없었지만 건물 외관과 음식이 나오는 스타일을 보고 여기가 괜찮을 것 같아 오게 됐다. 물론 거리가 가깝다는 것이 아주 큰 역할을 했다.



마포 토림촌 메뉴판의 모습이다. 저녁 시간이긴 했는데 아무래도 위치가 휑한 골목이다보니 식당 안에 사람이 많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평일도 아니고 말이다. 근데 테이블의 거의 차 있었다. 나처럼 식사만 하러 온 사람은 없었고 반주 혹은 음주를 하기 위해 겸사겸사 오신 분들이 많았다. 혼자 온 손님들도 많았는데 혼술을 즐기고 계셨다. 다들 순대국밥 한 그릇에 소주 한병만 깔끔하게 드시고 나가시는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안주를 추가해 추가적으로 즐기고 계셨다. 내가 머무르는 동안 닭요리를 주문한 사람은 보지 못했고 여기 또 다른 인기 메뉴가 동태전인지 동태전을 시켜서 드시고 계시는 분들이 많았다. 나 역시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내가 주문한 것만 다 먹으려 해도 남길 것 같아 욕심 부리지 않았다.



순대국밥 하나와 머리고기수육 소자 하나를 주문했다. 근데 이 주문에도 짧은 스토리가 있다. 처음에 당연히 많이 먹을 생각을 했기 때문에 국밥 2개와 수육 소자 하나를 주문했다. 국밥은 그냥 인당 먹을 계획이었고 수육은 평소라면 먹지 않았을 테지만 오랜만에 너무 먹고 싶었다. 국밥도 먹고 수육도 먹고 팍팍 다 먹고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주문을 했는데 사장님께서 놀라시며 그러면 양이 너무 많다고 국밥은 하나만 하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알겠다고 했다.


내가 예전에 유럽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그때에도 이것저것 다 먹고 싶어서 주문을 많이 했었는데 많이 주문 했을 때 이건 양이 너무 많다고 말린 곳들은 다 맛집이었다. 그만큼 자신의 음식에 자신이 있고 손님을 순간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로 보기 때문에 그런 행동이 이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자신이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남기는 것을 보기 싫기도 하겠고. 아무튼 여기 역시 사장님이 만류를 해주셔서 먹기 전부터 기대가 컸다.


그렇게 총 가격 약 2만 7천원 정도가 나온 음식이 나왔다. 순대국밥의 경우 사장님께서 작은 그릇에 덜어서 나눠주셨다고 하셨다. 그리고 수육의 양을 보고 왜 사장님께서 첫 주문을 말리셨는지 알게 됐다. 보기에 양이 다소 적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안에까지 꽉꽉 차 있었고 양이 굉장히 많았다. 국밥 역시 먹지 않은 상태에서 양념장만 풀고 수저로 내부를 들어봤는데 내용물이 실하게 들어있었다.



된장은 사오는 것이 아니라 직접 담그신다고 말씀해주셔서 양파도 찍어먹으며 본격적으로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확실히 마포 토림촌 동네 맛집인 이유가 있다. 국밥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나오는 음식을 싫어할 수가 없겠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이런 부류에 좀 약하다. 


기억하시는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으나 예전 부산에서 유명하다는 곳을 가봤는데 젓갈 향이 강하게 나서 잘 먹지 못했다. 근데 여긴 그런 향은 나지 않았는데 내용물이 너무 실하다보니 내가 못 먹는 부위들이 많이 섞여있었다. 근데 이런 것들은 나만 못 먹는 것이겠고 같이 온 사람은 여기 맛집 맞다며, 다음에 또 와야겠다라고 말하며 국물 바닥까지 싹싹 잘 먹었다. 나 역시 배부를 때까지 먹긴 했는데 막 팍팍 시원하게 먹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긴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할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친구 중에 이런 스타일의 음식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다음에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다 먹고 가게를 나서는 혼자 오는 젊은 손님들도 보였다. 젊다고 하여 10대 20대 초반은 아니긴 한데.. 아무튼 근처 동네 사람들에겐 집에 들어가기 전 생각이 나는 그런 가게처럼 보였다. 오랜만에 아주 실한, 본토 느낌 나는 가게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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