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소주 안주 수구레 먹으러 방화동 다녀왔어요

디프_ 2019. 5. 1. 12:22
추억의 음식, 소주 안주 수구레 방화동 방문 후기

나에겐 나름 추억의 음식인 수구레를 먹기 위해 방화동에 들렸다. 상호명은 위 사진에 나온 것처럼 원조 수구레로, tv에도 나온 적 있는 그런 곳이다. 술도 잘 안 마시는 내가 왜 소주 안주인 이 음식을 추억의 음식이라 했냐면 예전에 이 근처에서 단체생활을 했던 적이 있다. 단체 생활이래 봐야 뭐.. 합숙하고 그런 것은 아니고 정기적으로 모이는 모임이 있었다. 다들 술을 너무 좋아해서 자주 마셨었는데 가끔 이 안주를 택했다.

 

나에겐 당시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는데 그 식감이 너무 좋았고 양념도 맛있었다. 그래서 좋은 기억을 갖고 있었는데 그 생활이 끝난 뒤로 먹지 못했다. 어느 날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집에서 멀지 않은 방화동에 수구레를 전문으로 파는 가게가 있었고 한번 가야지 했다가 이제야 다녀왔다. 몇 년 만인지.. 솔직히 설레었다.

 

간판 이름만 보고 단일 메뉴를 파는 가게인줄 알았는데, 낙지부터 닭발, 오징어, 껍데기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다. 매장 안이 그렇게 넓진 않고 한 일곱 테이블 정도..? 딱 눈에 보이는 공간만 있었다. 

 

 

점심을 거른 상태였기에 음식 주문에 욕심이 났다. 그래서 수구레 소자를 시킬까 중자를 시킬까 고민하다가 우선 소자를 시키고 볶음밥을 추가로 먹기로 했다. 근데 이게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아 그리고 원조 수구레 방화점은 주차 공간이 별도로 없다. 전화로 문의했을 당시 그냥 가게 앞에 주차하면 된다고 말씀하셨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근데 포스팅 제목에서 봤듯이 소주 안주를 위해 여길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실제로 차를 가져오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여기가 막 외지 장사가 아니기도 하고.. 딱 위치가 동네 장사하는 그런 가게였다. 나처럼 찾아오는 사람은 드문 것 같았다.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수구레가 나왔다. 기본찬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매우 간단하다. 콩나물 국이 시원한 것이 은근 맛있었다. 사장님께서 바로 먹어도 된다고 하셨지만 좀 뜨겁게 한 뒤에 먹은 것이 맛있을 것 같아 불을 켜고 와사비를 간장에 풀었다. 그리고 깻잎이나 콩나물 숨이 다 죽기 전에 한입 먹어봤다.

 

입 안에 넣고 씹으면서 벽에 붙어있는 효능에 대한 설명을 읽었다. 

 

'수구레는 고온에서 처리되어 콜라겐을 추출한다. 피부 노화방지와 탄력을 좋게 해주고, 뼈를 튼튼히 해주며 관절에 아주 좋다. 눈과 치아건강에 효과가 있으며 기미, 주근깨를 없애준다.' 등의 설명이 적혀있었다. 효능만 보면 아주 만병 통치약이다. 뭐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열심히 먹어보기 시작했다.

 

우선 식감은 예전 기억하던 그대로 쫀득쫀득한 것이 아주 좋았다. 근데 뭐라 그래야할까.. 이게 단체로 약간의 경쟁심이 발휘되어 먹는 것이랑 여유롭게 혼자 즐기는 것.. 다른 상황에서 오는 맛의 차이랄까.. 예전 그 맛이 나지 않았다. 양념도 간이 조금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분명 색을 시뻘건데 맛은 심심했다. 와사비 간장을 듬뿍 찍어도 그랬다. 내가 간을 좀 세게 먹는 편이긴 한데... 그래도 소주 안주로는 제격이다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술을 잘 모르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수구레가 상당히 많이 들어있었다. 젓가락을 넣어도 넣어도 계속해서 나왔다. 그리고 역시 처음에 바로 먹는 것보다 조금 뜨겁게 해서 먹는 것이 더 맛있었다. 그래도 야채와 함께 맛있게 잘 먹었다. 대충 비슷한 음식을 고르자면.. 껍데기라고 해야하나?? 오래 계속해서 씹어야 삼킬 수 있기 때문에 확실히 치아 건강에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 식감 때문에 삼키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먹기 힘들 수도 있겠다. 확실히 아직 내 나이 또래에서 즐길 음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어도 먹어도 좀처럼 줄지 않아 그냥 그만 먹기로 하고 볶음밥을 주문했다. 소자도 은근 양이 많았다. 아까 중차를 시켰으면 1인분이 넘게 남을 뻔했다. 그렇게 나온 볶음밥.. 근데 별도의 간 없이 기존에 남아있는 양념 그위에 그대로 볶아주셨다. 그래서 그런지 여전히 싱거웠다. 원래 볶음밥 자체를 조금 태워먹는 편인데, 그렇게 먹어도 여전히 싱거웠다. 볶음밥은 솔직히 별로였다.

 

추억이 있는 음식 수구레.. 방화동 지점에서 몇년만에 먹어봤는데 아마 당분간 재방문은 없지 않을까 싶다. 약간 더 매콤했으면 좋았을 텐데 뭐 이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으니 여전히 유명한 것이겠지.. 그래도 가격 대비 나쁘진 않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