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맛집 393F, 외국인에게 추천해줬던 철판요리
홍대에서 약속이 잡힐 때마다 제일 일 순위로 생각나는 곳이 있다. 바로 철판요리를 파는 393F라는 맛집이다. 식사를 하기엔 양이 다소 부족하지만 뭔가 분위기나 서버들의 친절함 등 때문에 찾게 되는 곳이다. 물론 맛도 있다. 사실 여기는 초기에 오픈 했을 때 친구들과 우연히 갔던 곳인데, 그 뒤에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 자주 찾다가 한동안은 이쪽으로 딱히 올 일이 없어 안 왔다. 근데 요즘 자꾸 생각나서 다시 오게 되었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스텔라 생맥주를 파는 것도 여기를 찾는데 한몫했다.
동네 친구들과 진짜 연말에도 새해에도 설날에도 안 만나다가 이번에 거의 연휴 막바지에 급 만나게 되었다. 따로 따로는 좀 만나는 것 같은데 좀처럼 다 같이 만나기가 쉽지 않다. 예전엔 막 5~6명이었지만 이제는 뭉친다해도 거의 3~4명이다. 요즘 이슈인 인구감소와 전혀 상관없는데 덩달아 만나는 친구들도 감소해가고 있다.
오겹살 플레이트를 주문했다. 해산물과 소고기가 있었는데 돼지고기가 제일 맛있으니까.. 근데 이게 그나마 양이 제일 많다고 한다. 값도 큰 차이는 아니지만 제일 싸고. 입맛이 고급스럽지 않은 것도 나름 도움이 될 때가 있다.
메뉴가 나오면 일하시는 분이 일일이 세팅을 하고 먹을 수 있을 때까지 직접 구워주신다. 나중에 그냥 먹기만 하면 되니 손님 입장에서는 편한데, 일하는 사람 입장에선 편할 것 같진 않다.
다 먹고 슬슬 갈까했는데 사장님께서 감자튀김 서비스를 주셨다. 사실 너무 오랜만에 와서 우리를 기억할리는 절대 없으시겠고.. 아까 메뉴가 나왔을 때 친구랑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오픈 초에는 일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오랜만에 가니 아르바이트생만 거의 세 명이 있었다. 그것을 보고 '여기 장사가 진짜 잘 되긴 하는구나' 이런 말을 친구와 했었는데 세팅을 해주시면서 그 말을 듣고 말씀해주셨던 것 같다.
사실 지나가면서 볼 때마다 특정 시간에는 거의 자리가 꽉 차 있었으니까.. 철판요리임에도 불구하고 회전율이 그렇게 낮다고 생각하진 않고 그냥 장사가 잘 되는 것 같다.
근데 지금 다시 글을 살펴보니 제일 중요한 맛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맛있다. 양도 식사용이 아니면 괜찮은 것 같고. 사실 아는 외국인 친구들이 몇 있는데, 깔끔한 곳을 찾는 친구들한텐 주로 이곳을 추천해준다. 사실 아는 곳이 많이 있지 않기도 하고 외국인이 먹어도 부담이 없을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종종 추천해줬는데 아직 직접 가서 먹어본 친구는 없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을까. 전혀 생각지도 않게 이곳에 또 오게 되었다. 아는 동생들을 만났는데 한 친구가 뭔가 이쁘고 맛있는 요리가 먹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여기 홍대 맛집 393F가 생각나 말을 하긴 했는데, 나 저번주에도 가긴 했는데 좋아해서 또 가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근데 애들이 갔는데 또 가면 좀 그렇다고 하며 길거리를 방황하다가 우연히 이 집 앞을 지나가게 되었고, 내가 여기라 하자 메뉴판 사진들을 보더니 가고 싶다고 하여 우연히 또 오게 되었다.
오겹살 플레이트와 해산물을 추가로 주문했는데, 해산물은 진짜 양이 적었다. 신기했다. 새우가 통통하니 괜찮긴 했는데, 사실 가성비를 따져보면 그렇게 추천해주고 싶은 메뉴는 아니다.
추가로 오꼬노미야끼를 주문했다. 사실 배가 고팠던 동생 중 하나가 여기 메뉴를 먹어보고 실망을 했다. 딱히 맛도 모르겠고 양도 적고.. 여기에 와서 별로라는 말을 했던 친구는 처음이었는데 듣고 보니 내가 너무 좋게만 봤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근데 이 오꼬노미야끼는 다들 맛있어했다. 나도 여기서 이건 처음 먹어봤는데 아래 바닥이 면으로 되어 바삭바삭한 것이 나름 맛잇었다. 내가 좋아하는 소스도 듬뿍이고. 다음에 오게 된다면 이걸 다시 먹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