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보고 난 뒤에 경험해보고 싶어 방문한 도쿄 미슐랭 2스타 베이지 알랭 뒤카스 샤넬 레스토랑 예약 후기
그래도 블로그를 운영한 지가 꽤 되어서 그런지 사실 포스팅 하나를 작성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더군다나 나와 같은 방식의 포스팅의 경우에는 더 그렇겠다. 정보 전달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게 메인은 아니니까 말이다. 뭐 누군가에겐 이런 정보들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기존 다른 블로거들과는 확실히 뭔가 전달하고자 하는 방식이 다르긴 하겠다. 다만 이게 의도한 것은 아니고 개인적으로 뭔가 딱딱 뿌러지는 말만 작성하면 오히려 글이 안 써지는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이렇게 편하게 작성하고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아무튼 이렇게 포스팅을 개인적으로 부담이 없어 하는 편인데, 나도 부담스러운 순간이 있다. 바로 뭔가 여행 포스팅처럼 글을 길게 잘 작성해야 하는 것 같은 포스팅을 할 때 그렇다. 사실 초기에는 여행 블로거였었는데 그게 만만치 않다. 그때는 해외여행도 많이 다니고 해서 컨텐츠가 끊김이 없긴 했는데 이제는 그런 생활을 보낼 수 없으니 아무래도 컨텐츠적으로도 한계가 있겠다. 그렇다고 해서 맛집 포스팅을 해야겠다 한 것은 아니었는데 어느새부턴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어버렸다. 하고 싶은 말은 오늘 포스팅이 꽤나 길 것 같고, 그래서 시작하기에 조금 부담을 가졌다는 것이겠다.
그래서 최대한 텍스트를 줄이고 사진 위주로 포스팅을 작성해봐야겠다. 그나마 이 티스토리가 나의 소통 공간이기 때문에 말이 많기야 하겠지만 평소와는 다르게 정보성과 경험담의 후기 위주로 글을 작성해볼까 한다. 만약 해당 내용을 살펴보시고 예약 방법이나 기타 궁금하신 사항들 있으면 댓글 남겨주시면 최대한 아는 정보에 한해서 답글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럼 본격적으로 포스팅을 시작해볼까. 갑자기 문단을 짧게 작성하려니 어색하긴 한데 그래도 읽어보시는 분들은 확실히 기존 다른 글들보다 이 정도의 문장 길이가 더 괜찮겠다 싶다.
지금은 좀 잠잠해졌지만 한때 한국에 흑백요리사 열풍이 불었다. 나도 해당 프로그램에 처음엔 관심이 없다가 주변에서 자꾸 이야기를 하니 뒤늦게나마 부랴부랴 보기 시작했다. 근데 몰입감이 장난 아니더라. 사실 요리의 경우 하는 사람이 적을 순 있어도, 누구나 쉽게 접하고 매일 먹는 것이 요리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그나마 괜찮겠다. 즉 해당 컨텐츠에 대해 누구나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 되겠다. 근데 해당 프로그램 자체도 기획이 타이트하게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함정이 종종 있긴 했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물론 그것조차 의도한 것일 수 있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그 흑백요리사 이후 한국에 파인다이닝 예약이 꽉 차기 시작했다고 한다. 원래는 해당 사업 수익성이 좋지 않아서 다들 힘들어 했는데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 하나가 그 시장을 살렸다고 하더라. 실제로 출연한 요리사들의 개인 식당이 예약이 꽉 찼고 오픈런을 해도 먹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고 한다. 나도 한번 가볼까 싶은 곳들이 있긴 했는데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더라. 그래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가보자 싶었다. 언젠간 인기가 또 잠잠해질 테니 말이다. 약간 오마카세 열풍 때처럼 말이다. 요즘은 오마카세 가게들이 예약이 나름 쉽다고 한다. 물론 예전과 비교해서 그런 것이지 아직도 잘 되는 곳은 몇 개월 걸리기도 하고 그렇겠다.
그래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도쿄 여행을 가게 되었다. 이게 가게된 이유가 나름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아무튼 어떻게 하다가 급 가게 되었다. 그래서 딱 이때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다. 나름 도쿄가 미식의 도시인데 여기서 미슐랭을 가봐야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한국에서 가면 뭔가 동기부여도 안되고 이게 맞나 싶은데, 아무래도 여행 때는 사람 특성상 소비에 관대해지니까 여러모로 괜찮겠다 싶었다. 어차피 혼자 가는 여행이기도 해서 이런 컨텐츠라도 하나 경험해보자 싶었다. 사실 여태까지 이런 제대로 된 미슐랭 레스토랑에 대한 경험이 없긴 했으니까.
근데 뭐 사람이 하고자 하는 것에 살을 붙이면 끝도 없겠다. 그렇게 바로 추진하게 되었고 여러 후보군이 있었지만, 결국엔 도쿄 긴자에 위치한 미슐랭 2스타 베이지 알랭 뒤카스 프랑스 레스토랑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일단 예약이 다른 곳보다 수월하기도 했고 뭔가 이런 컨셉은 경험해 볼 만하다 싶었다. 사실 아직 일본에서 정식적으로 오마카세를 경험해보지 못하기도 했지만, 오마카세는 나름 여기저기서 가봤던 경험이 있으니까 이런 레스토랑이 괜찮겠다 싶었다. 다행히 예약은 쉬웠다. 구글맵에 해당 레스토랑을 검색하니 하단에 바로 예약하기가 있었고, 그 사이트에서 쉽게 할 수 있었다. 나중에 포스팅하겠지만 일본 미슐랭이나 조금 비싼 가게들의 경우 구글맵을 통해 쉽게 예약도 가능하더라.
예약 확정 안내 문자를 받았고 혹시 몰라 메일도 미리 캡처를 해두었다. 사전에 결제가 되는데 어차피 현장에서 다시 취소가 되고 재결제를 해야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그렇게 예약한 시간에 맞게 현장에 도착했다. 지금부터 사진순으로 디너 예약 후기 경험담을 작성할 예정인데, 내용을 살펴보시다 현장이 궁금하신 분들은 위에부터 사진을 봐주시면 되겠다. 일단 여기 컨셉이 나름 독특했다. 바로 샤넬과 콜라보가 되어있다는 것. 엄밀히 말하자면 샤넬에서 운영하는 프렌치 레스토랑이라고 봐주시면 되겠다. 이 베이지 알랭 뒤카스 네이밍 역시 샤넬을 대표하는 컬러인 베이지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그렇게 구글맵을 통해 레스토랑이 위치한 건물에 도착했다. 사전에 높은 층에 있어 뷰가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근처에 와서 높은 건물을 찾으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근데 그것보다 샤넬 마크가 떡하니 보여서 찾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경비원분께서 부르더라. 알고 봤더니 여긴 입장하는 곳이 아니고 주차장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코너 돌면 입구가 있다고 하셔서 그렇게 코너를 돌아 입구에 잘 도착했다. 근데 입구에 도착해서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거기 일하시는 분께서 예약 명단을 확인하고 엘리베이터를 손수 잡아주셨다.
오늘 도쿄 미슐랭 2스타 베이지 알랭 뒤카스 샤넬 레스토랑 디너 예약 후기 포스팅의 경우 좌충우돌 경험기라고 봐주시면 되겠다. 개인적으로 이런 문화 체험(?)이 처음이라 당황스러운 포인트가 많았다. 그렇게 엘리베이터를 잡아주시는 것을 보고 속으로 '역시 미슐랭은 다르긴 다르구나' 싶었다. 미슐랭의 경우 단순 맛이나 재료, 가격 등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작은 인테리어 디테일부터 서비스 수준이나 응대 방법 등 하나하나 모든 요소가 종합적으로 평가가 이뤄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미슐랭 레스토랑에 입장하는 순간 의미 없이 이뤄지는 것들은 없다고 보면 되겠다. 개인적으로 디테일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포인트들을 캐치하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근데 딱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당황스러운 포인트가 등장했다. 여기 아무래도 미슐랭 레스토랑이니만큼 복장에 대한 제한이 있다. 그래서 나름 여기서 입기 위해 가디건을 챙겨갔었다. 왜냐하면 어느 정도 여기만의 가이드가 있었으니까. 근데 내리자마자 여기 내부에 준비된 검은 자켓을 주시더라. 그래서 이게 꼭 필요하냐 가디건 입었다 물으니, 전체적으로 캐주얼한 느낌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자켓을 입어주셔야 한다고 하시더라. 근데 개인적으로 옷을 크게 입어서 그런 것인지 그 자켓이 좀 작았다. 그래서 큰 사이즈 없는지 여쭤봤는데 없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살짝 불편한 상태로 식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래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웬만하면 자켓 하나 정도 챙겨가시라는 것이다. 아니면 셔츠라도. 아마 나의 경우 안에 셔츠를 입었으면 괜찮았을 것 같은데 티셔츠를 입어서 안되었던 것 아닐까 싶다. 사전에 예약할 때 중앙보다는 끝쪽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아무래도 혼자 방문하니까, 또 사진도 찍어야 하는데 중앙에 있으면 조금 눈치가 보일 것 같았다. 그래서 끝쪽 창가 쪽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이 긴자 내에서 제일 높은 층으로 보였고 바로 맞은편에 불가리도 보여서 도시 뷰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코스 요리 같은 경우 식사 시간이 긴 편이기 때문에 뷰도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메뉴 설명을 안내 받았고 대충 마음에 드는 것들을 골랐다. 디너 코스인데 메인 중에 하나 고르고 사이드 느낌으로 2개를 고를 수 있었다. 근데 이 부분은 그때 현장에서 설명을 들으시고 결정하시면 되겠다. 내가 지금 안내드린다고 하더라도 그때 메뉴나 방식 등이 바뀔 수 있으니 말이다. 추가 금액이 붙는 것도 있기도 해서 직접 설명 듣고 판단하시는 게 좋겠다 싶다. 그렇게 대충 먹고 싶은 것들로 주문을 했고, 순서대로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뭐 역시나 일하시는 분들 너무 친절하고 서비스도 좋고 뭐 하나 나무랄 것 없었다. 그냥 속으로 자켓이 작은데, 자켓이나 셔츠 그냥 챙겨 올걸 이 생각만 했다. 뭔가 작은 옷을 입고 있으니 민망한 느낌이 들었다.
샤넬 홍콩의 설계를 담당했던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디자인한 공간에서 모나코 출신의 천재 셰프 알랭 뒤카스가 샤넬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레시피를 칼 라거펠트가 디자인한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서빙하는 도쿄 미슐랭 2스타 베이지 알랭 뒤카스 샤넬 레스토랑. 먹는 순간부터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다만 이때의 경험은 아마 평생 못 잊을 것 같고 분명히 어디에선가 써먹을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일단 다른 곳들의 경우 다 와인을 한잔씩 하고 계셨다. 그래서 이걸 꼭 마셔야 하는지 여쭤보니 아니라고 하셨다. 그래서 뭔가 마실 것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추천을 받았고 그렇게 알랭 밀리아라는 과일 주스를 주문하게 되었다. 근데 이 과일 주스도 구한다고 구해지는 것이 아니고 이런 고급 레스토랑에만 따로 납품을 하는 그런 음료였다. 그래서 가격은 비싸지만 먹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생각한다.
그 뒤로 이건 손으로 먹어야 하는 것인지, 이 버터는 나이프로 잘라서 받아 먹는 것인지, 이 포크는 여기에 사용하는 용도가 맞는 것인지 조금씩 혼란스러워하면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때로는 옆 테이블이 어떻게 먹나 훔쳐보기도 하면서 따라먹기도 하고 그랬다. 그냥 그 상황 자체가 개인적으로 조금 웃겼던 것 같다. 뭐 당연히 여쭤보면 알려주시기야 하겠지만 여기가 한국도 아니고 소통에 살짝 진입 장벽이 있기도 했고 그냥 알고 하는 것보다 몸으로 부딪혀보는 성향도 있어서 그냥 마음 가는 대로 행동했다. 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물론 여기가 미슐랭이기 때문에 여기만의 맞는 방식이 있기야 하겠지만.
가장 당황스러웠던 때가 스테이크를 나이프로 썰을 때였다. 이게 도저히 안 썰리는 것이었다. 사실 미슐랭 2스타에서 이런 실수를 할리가 없었다. 그래서 이건 분명히 내가 잘못하고 있는 것이구나 싶었다. 근데 처음에 설명해 주실 때 나이프 어쩌고를 분명히 들었다. 이게 프랑스 레스토랑이라서 그런지 불어 뉘앙스로 영어로 말씀해 주셔서 조금 이해 안 가는 부분들이 있긴 했다. 그래서 이건은 여쭤봐야겠다 싶어서 서버분에게 여쭤보니 그 방향이 아니라 반대 방향으로 썰어주셔야 한다고 하시더라. 사실 한국에선 항상 날이 있는 모양으로 칼질을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상상도 못 했는데 바로 뒤집어서 썰자마자 스테이크가 부드럽게 썰렸다. 역시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게 맞았다. 미슐랭은 실수를 할리가 거의 없을 테니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스테이크까지 잘 챙겨 먹고 식후 커피와 디저트까지 해결을 하고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앞서 음료는 별도 비용을 지불했지만 이 식후 커피까지는 코스 요리에 포함이었다. 이렇게 먹고 총 가격은 약 25,000엔 정도가 나왔다. 아마 당분간은 없을 좋은 경험이었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