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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초보도 한번 먹으면 재방문하게 만든다는 원효추어탕

디프_ 2023. 11. 20. 20:46
깔끔하고 신선한 밑반찬과 함께 먹는 구수하고 고소한 추어탕

 

개인적으로 추어탕은 잘 못 먹는 편이다. 예전에 친구들과 춘천에서 하는 어느 축제에 갔었다. 그때는 빙어였나? 아무튼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튼 각종 탕이나 튀김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근데 미꾸라지가 통으로 들어가서 진짜 탕은 도저히 못 먹겠더라. 살아있던 상태에서 들어가는 것을 보기도 했고, 어차피 죽었지만 뭔가 그 하나하나 식감이 살아있는 기분을 이겨내지 못했다. 물론 마니아층은 없어서 못 먹는다는 매력적인 음식인 것은 알겠지만 나와는 맞지 않았다. 그나마 튀김은 뼈도 튀겨져 먹을 만 하긴 한데 아무튼 이 튀김조차도 살짝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해당 음식은 앞으로 안 먹어야겠다 생각하고 잊고 지냈다.

 

그러다 이렇게 추어탕 메뉴를 오랜만에 도전하러 왔다. 일단 여기에 온 이유는 한두가지 정도가 있다. 일단 여기 올 생각 자체를 한 적이 없다. 물론 지나가다 여기 진짜 맛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다. 다 갈아져서 나오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그런 모습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근데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식감도 식감인데 또 향이나 그런 것도 중요하니까. 나에겐 나름 하드코어한 음식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선뜻 도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꽤 오랜 기간 듣기만 하고 갈 생각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다 이날 어떻게 오게 되었다. 사실 이날은 두 번째 방문이다. 처음 왔을 때 사진 찍을 생각도 안 하다가, 너무 맛있어서 기억해 두고 이렇게 또 온 것이다.

 

그렇게 생전 한 번 안 오다가, 어떻게 오고 또 재방문까지 했느냐 물으신다면 나름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첫 번째, 여기 맛있다. 솔직히 가격 자체는 만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내가 추어탕의 평균 가격을 몰라 함부로 말하는 것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점심값 만원은 저렴한 편이 아니라 생각한다. 근데 그럼에도 그 가격을 상충할 수 있는 퀄리티를 담고 있다. 일단 맛있다는 것. 여기 맛있다는 의미는 잡내도 없고, 고소하고 구수하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초보자들도 쉽게 먹을 수 있도록 다 갈아져 나와서 그런 식감이나 향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 문득 먹다가 실제로 몇 마리나 들어갔으려나 싶을 정도로 이질감이 전혀 들지 않는다. 국밥 좋아하는 사람은 다 좋아할 맛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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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 초보도 한번 먹으면 재방문하게 만든다는 원효추어탕 두번째 매력은, 신선함이다. 여기 밑반찬이 정말 심플하게 나온다. 김치와 깍두기가 전부다. 근데 추어탕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부추와 마늘, 청양고추가 나온다. 이 재료들로 자기가 원하는 방식대로 간을 조절해서 먹으면 되겠다. 테이블마다 흔히 이 메뉴에 들어가는 들깨가루가 있는데, 나 같은 경우 그 들깨 향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절대 이해 못 하실 수 있는데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초보자다. 들깨 향 없이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처음이나 이번 두 번째 방문이나 다 넣지 않고 먹었는데 충분히 맛있었다. 넣으면 더 맛있으려나? 다음엔 좀 소분해서 한번 시도해 봐야겠다. 한 번에 다 넣긴 무서우니.

 

신선하게 나온 재료들을 안에 넣고 잘 비벼준 다음에 한입 먹으면 정말 든든한 느낌이다. 추어탕 자체도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근데 마늘이나 부추, 고추까지 이렇게 들어가니까 정말 몸을 생각해서 먹는 느낌이 든다. 물론 막 실제로 어떻게 좋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심리적으로 그런 만족감이 든다. 패스트푸드 같은 것을 먹는 것보다 저런 생각이라도 드는 것이 어떻게 보면 나에게는 다행이라 생각한다. 아무튼 그렇게 국물을 한숟갈씩 먹으면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여져 나와서 그런지 뜨끈뜨끈하니 맛있다. 요즘처럼 날이 추울 때 같은 경우에는 정말 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이다. 그래서 그런지 점심 때면 항상 사람이 많더라. 여기 예약을 하고 먹어야 하는 수준이다. 그만큼 단골손님분들이 많으시다.

 

처음에는 밥을 따로 국물과 먹다가, 나중엔 결국 밥을 말게 된다. 개인적으로 국밥 같은 것을 먹을 때도 밥을 따로 먹는 편인데, 여기는 밥을 말게 된다. 그 이유로 국밥 같은 것은 순대나 고기 이런 것들이 있어 밥을 따로 먹어도 뭔가 올려 먹을 수 있는데, 여긴 따로 올려 먹을 것이 없어서 그냥 말아서 먹는 것이 더 나아보인다. 실제로 이렇게 먹는 게 더 맛있기도 하고. 맛있는 이유는 김치와 깍두기를 그냥 여기에 올려서 먹으니까 더 간편하고 그 맛을 음미하기에 더 좋다. 그리고 여기 실제로 김치랑 깍두기 맛집이기도 하다. 비주얼과 상태를 보면 그때그때 직접 담그시는 것 같은데 그게 아삭아삭하니 맛있다. 기본적으로 여기 사장님 요리 자체를 잘하시는 것 같다.

열심히 말은 다음에 이렇게 깍두기를 하나씩 올려서 먹어주면 되겠다. 정말 젓가락 필요 없이 숟가락으로 팍팍 먹어주면 되는 음식이다. 생전 한번 안 먹다가, 우연히 먹고 재방문까지 하게 만든 원효추어탕. 여기 나와 같은 초보자들도 감히 말하지만, 호불호 없이 추어탕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식당이다. 일단 추어탕이라고 말을 안하면 실제로 모를 정도로 전혀 이질감이 없다. 뭐 잡내라든가 그 해산물 특유의 그런 냄새 같은 것도 전혀 나지 않는다. 마늘이랑 청양고추랑 부추가 잡아줘서 그런가? 아무튼 두 번 먹는 동안 그런 포인트는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 마니아들도 좋아하고 초보자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그런 식당이니 기회가 되면 한 번 가보시는 것을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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