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이 아닌 짬뽕이 기본이 되는 중식집
오랜만에 주말을 의미 있게 보냈던 날이다. 꽤 오랜 기간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왔는데 요즘은 나름 그래도 목적성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실 이게 영양가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과 뭐라도 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으니까 그 자체로 의미를 두려고 한다. 영양가만 따져가며 산다고 해서 그렇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때론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얻어걸리고 그에 배우는 것도 있으니까 좋은 게 좋은 것이라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야겠다. 일단 계획을 세운 뒤로 나름 실천력은 좋으니까 그 계획대로는 잘 움직이고 있다. 아마 이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도 그동안 비축을 해둬서 가능한 것이겠다. 주제 없이 말하다 보니 아마 이 글만 읽으시는 분들은 무슨 말인지 모르실 것이다. 그냥 흘려들으시면 되겠고, 핵심은 저런 과정 덕분에 오늘 소개하는 이 맛집을 갈 수 있었다는 의미다.
오늘 소개하는 곳은 시흥에 위치한 일품 진짬뽕이라는 곳이다. 처음엔 진짬뽕만 검색했는데 가게가 나오지 않더라. 그런데 뭐 진차이나 이런식으로도 상호명이 되어있는 것 같더라. 예전보다는 더 빈번하게 중식집이 올라올 예정이다. 그 사유에 대해서는 이전에도 말 많이 했는데 한 번 더 말하자면, 그냥 지금 주변엔 중국집 맛집이 없어서 평소에 못 먹어서 오히려 이렇게 자유 시간이 주어질 때 먹고 있어서 포스팅할만한 곳을 더 자주 가게 되었다. 여기 가게의 경우에도 오전 일과를 끝내고 뭔가 그래도 자주 안 오는 지역에 왔으니 밥이라도 먹고 돌아가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중식이 떠올랐다. 그래서 근처를 검색해 봤고 차를 타고 20분 정도 이동하면 되는 거리에 괜찮은 가게가 있어서 이렇게 와봤다.
상가 형식으로 되어있는 건물은 아니고, 서울 근교로 나가면 길거리에 위치한 큰 가게였다. 따라서 주차하기엔 널널했다. 근데 사람이 워낙 많이 와서 그런지 주차 공간은 넓었지만 주차하기가 막 쉽진 않았다. 아래가 돌밭이기도 하고. 그래도 부지 자체가 넓으니까 복잡하거나 그렇진 않겠다. 처음엔 그냥 차가 많은 줄 알았더니, 안에 들어가 보니 매장 안에 사람도 많았다. 애초에 매장 자체가 넓은 편임에도 말이다. 그리고 웨이팅도 있었다. 요즘 무더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데 땡볕에도 사람들 줄 서서 먹게 만드는 정말 이 지역 맛집 같은 곳이었다. 나의 경우 여길 알고 온 것은 아니고 출발하기 전에 검색을 해서 우연히 오게 되었는데, 나처럼 찾아오는 사람도 있겠지만 위치 자체가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입소문을 통해서 혹은 원래 단골손님들이 꾸준히 찾는 것처럼 보였다.
다만 나의 경우 혼자 왔기 때문에 웨이팅을 하지 않고 바로 자리에 들어가 앉아 먹을 수 있었다. 간혹 맛집 중에 혼자 온 손님의 경우 대기 없이 바로 먹게 해주는 곳이 있다. 이건 한국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그런 곳들이 있다. 그래서 혼자 돌아다닐 경우 처음부터 웨이팅 줄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혼자 왔는데라고 한 번쯤은 고지를 해주는 것이 좋다. 단독 테이블이 있는 가게들도 많아서 굳이 민폐라 생각하지 않는다. 어차피 비어있는 공간이니. 여기 시흥 일품 진짬뽕도 그랬다. 혼자 왔다고 하니 바로 자리를 안내해 주셨다. 혼자 여행 다니는 입장에서는 나름 메리트라면 메리트다. 메뉴 주문을 할 때 바로 그 장점이 상쇄되긴 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여긴 탕수육 자체에 미니 사이즈가 있어서 그래도 괜찮았다. 그렇게 진짬뽕 하나와 눈꽃탕수육 미니 사이즈 하나를 주문했다. 가격은 총 21,000원!
처음에 짜장면을 먹을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그냥 이날은 짜장면이 먹고 싶었다. 근데 여기 상호명 자체가 짬뽕인데 그 시그니처를 안 먹어볼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처음 가보는 가게는 거기 시그니처를 꼭 먹어본다. 그래야 다음에 또 왔을 때 먹을지 다른 메뉴를 먹을지 결정할 수 있고, 시그니처라함은 여기 가게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메뉴일 텐데 그것을 패스할 순 없으니까. 그러면 이 가게의 진짜 모습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정말 고민을 하다가 짬뽕을 주문해서 먹었다. 사실 여기서도 둘이 왔으면 하나씩 시켜서 나눠 먹으면 되는 것인데 혼자 왔으니 그럴 수가 없었다. 이러한 장단점 때문에 웨이팅 없는 점이 마냥 장점은 아니겠다. 대식가가 아니고서야. 아무튼 그렇게 짬뽕이 먼저 나왔고 시간이 좀 흘러 탕수육이 나왔다.
단무지나 양파 등은 테이블마다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알아서 간장이나 고춧가루 등도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다. 바쁜 와중에 일정한 규칙들이 있어서 복잡함 없이 쾌적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그러면 땡볕에도 사람들 줄 서서 먹게 만드는 시흥 일품 진짬뽕 후기를 말해볼까. 일단 처음 주문 전에 짬뽕이 좀 매운 편이라고 하셔서 걱정을 했다. 나름 빈속에 먹는 끼니였기 때문에 매운맛은 불편했다. 근데 막상 먹어보니 크게 맵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매운맛을 잘 못 즐기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얼얼하다거나 그런 부분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양도 꽤 많았다. 각종 야채와 해산물도 많이 들어있었는데 면 자체도 충분히 들어있었다. 무엇보다 국물 베이스가 좀 깊은 맛이었다. 약간 사골 국물처럼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있었다. 뭔가 짬뽕밥이랑 잘 어울리는 맛이랄까?
탕수육 자체는 평범했다. 그냥 미니 사이즈를 제공한다는 것 자체에 만족할 수 있었다.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들과 비교해서 평범한 편이라고 말하면 정확하겠다. 개인적으로 찹쌀 탕수육 베이스보다 이날은 바삭바삭한 탕수육을 즐기고 싶었는데 찹쌀 스타일의 쫀득쫀득한 탕수육이었다. 물론 이 맛도 맛있긴 한데 이날은 바삭 느낌이었다. 그래도 고춧가루 듬뿍 올린 간장에 찍어가면서 열심히 짬뽕과 함께 먹어주었다. 짬뽕의 경우 이게 9천 원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에 들어간 것들이 많았다. 그릇 자체도 큰 사이즈인데 그게 꽉 찼으니. 가격 자체를 저렴하다고 말할 순 없겠지만 가성비 느껴지는 그런 구성과 맛이었다. 시흥이란 동네 자체를 잘 모르긴 하는데 다음에 누군가와 들리게 된다면 또 가볼 만한 그런 중식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