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점심 한정판매 왕돈까스 먹기 위해 사람들이 더 온다는 골뱅이집

디프_ 2023. 7. 18. 20:36
빵부터 스프까지 옛날 돈까스 스타일로 나오는 골뱅이집 왕돈까스

 

회사가 몰려있는 곳 근처에는 뜬금없이 점심 장사를 하는 가게들이 종종 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곳은, 여의도에 위치한 호프집이었다. 프랜차이즈로 시작된 곳이긴 했는데 워낙에 오래되어서 개인이 운영하는 것처럼 된 그런 곳이었다. 근데 뜬금없이 누군가 점심을 먹으러 거길 가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뭔 소린가 했었다. 알고 봤더니 거기서 점심 뷔페처럼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해서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당연히 메뉴는 거의 매일 바뀌고. 뭐 비슷하게 중복되는 것은 있었지만 메인은 계속해서 바뀌었다. 메인이 바뀌어야 또 사람이 계속해서 오긴 하니까. 아무튼 나도 거길 알게 된 이후로 여러 번 방문해서 점심을 먹었었다. 나름 나쁘지 않았다. 아마 그런 것은 프랜차이즈라고 하더라도 사장님 개인이 운영하시는 것이겠다.

 

오늘 소개하는 이 가게의 경우 위의 상황과는 좀 다르겠다. 일단 프랜차이즈도 아니고 개인 가게다. 개인 가게에선 무슨 메뉴를 어떻게 팔든 다 자유가 되겠다. 근데 여기 컨셉 자체가 골뱅이가 메인인 곳이다. 골뱅이라고 하면 나름 특수한 메뉴 중 하나게 되겠다. 사실 골뱅이로만 만들어진 요리를 먹어본 경험이 아직 없다. 해산물에 약한 사람으로서 딱히 계획도 없고. 근데 이 가게를 이미 여러 번 와봤다. 그 이유는 점심을 먹기 위해서. 점심시간에 여기 나름 사람이 몰린다. 그 이유는 딱 하나다. 바로 점심 한정판매 진행 중인 왕돈까스를 먹기 위해서! 가격은 9천 원으로 점심 가격 기준으로 평범한 편이다. 물론 여기서 어떤 구성으로 나오냐에 따라 나뉘긴 하는데 아무튼 요즘 물가 기준 비싸지도 않고 저렴하지도 않은 딱 적정선의 금액이겠다.

 

가격만 놓고 보면 여길 또 와야 하는 메리트는 없다. 근데 먹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단 여기 돈까스 자체가 경양식 돈까스 스타일이다. 옛날 돈까스 느낌이다. 처음에 스프가 나오고 빵이 나온다. 그리고 메인이 나오는데 거기에 이렇게 간단한 우동 국물까지 제공이 된다. 밑반찬도 나오긴 하는데 그 돈까스 자체에 이렇게 샐러드가 두 종류나 담겨져 있다. 분명히 메뉴를 하나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구성이 훌륭하다는 의미가 된다. 벌써 젓가락이 향할 곳이 꽤나 많으니까. 사실 일반적인 가게에 가면 뭐 돈까스 나오고 김치 나오고 이 정도가 끝인데 여긴 나올 것이 많다. 사실 여기가 일식집이면 돈가스랑 나름 연관을 지을 수가 있는데 여긴 골뱅이집이니까 이 메뉴의 연결고리를 찾기가 힘들겠다. 근데 이 점심특선 메뉴가 여기 효자가 되었다.

빵부터 스프까지 옛날 돈까스 스타일로 나오는 골뱅이집 왕돈까스, 여기 점심시간부터 사람들이 몰린다. 매장 자체가 넓은 편이라 테이블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꽉 찬다. 물론 넓이가 있는 만큼 웨이팅이 발생하진 않는다. 근데 재료 조기 소진은 발생하더라. 저번에 혼밥을 하러 잠깐 갔었는데 운 좋게 난 먹을 수 있었고 그 다음 다음 손님부터였나, 돈까스가 다 떨어져서 주문을 받지 못해 그냥 발걸음을 돌리셨다. 그만큼 꽤나 인기가 있는 곳이다. 근데 그 사람들이 저녁이나 다른 때에 골뱅이를 먹기 위해 이 가게에 오는지는 모르겠다. 당연히 점심에 그런 메뉴를 먹는 테이블을 본 적도 없고. 다음에 언제 기회가 되면 저녁 시간대에 한 번 와보고 싶긴 한데 그럴 마음이 없어서인지 아직 그런 기회는 없었다. 근데 왠지 점심 요리를 보면 저녁 메인 요리도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요리 자체를 잘하시는 느낌?

점심 한정판매 왕돈까스 먹기 위해 사람들이 더 온다는 골뱅이집, 그렇게 열심히 식사를 즐겼다. 돈까스의 경우 그때그때 먹을 때마다 한입씩 잘라서 먹었다. 어디서 봤는데 다 자른 뒤에 먹으면 식어서 맛이 없다고 들은 뒤로는 이렇게 먹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다 잘라놓은 뒤에 하나씩 바로바로 먹었었는데, 이제는 먹는 속도를 좀 줄이기도 해야할 것 같고 그렇게 먹는 것이 더 재미도 있고 괜찮더라. 물론 더 맛있다는 느낌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샐러드도 먹고 단무지도 먹고 중간중간 우동 국물도 마셔주면서 열심히 먹었다. 여기저기 포크와 젓가락이 향할 곳들이 많다는 점이 메리트였다. 단순 메뉴만 먹으면 이게 사이즈도 좀 큰 편이라 심심했을 것 같은데 다양한 조합으로 즐길 수 있어 괜찮았다.

 

그리고 요즘은 이상하게 저 샐러드가 좋다. 항상 저 샐러드를 먹을 때면 소스가 부족해서 그냥 한입에 넣어서 먹곤 했는데, 어디서 봤을 때 돈까스 소스에 적셔 먹는 것도 괜찮아보여 따라해봤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그 뒤로 소스가 적게 나오는 것을 개의치 않아 하고 있다. 어차피 돈까스 소스랑 같이 먹으면 되니까. 실제로 돈까스 위에 올려서 먹어도 그 아삭아삭한 식감도 좋고 은근 둘이 잘 어울린다. 느끼함도 잡아주는 것 같고. 딱 한입 사이즈로 나와서 아쉽긴 한데 더 달라고 하면 더 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메뉴이기도 하니까 더 먹고 싶으면 그래도 되겠다. 근데 아직까지 그래본 적은 없다. 메인 자체만 먹어도 배가 부르기 때문에 굳이 그럴 필요는 없겠다. 두덩이 같은 한 덩이를 먹어도 먹어도 양이 쉽게 줄지 않았다.

그나마 두께는 얇아서 그래도 나름 남기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빵은 사실 아까 스프 먹을 때 찍어서 먹어도 됐었는데 그때는 그냥 스프를 호로록 마셔서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빵의 경우 돈까스 소스보다는 확실히 스프랑 먹을 때 더 어울리는 것 같다. 그리고 고급 돈까스 집에 가면 소금이 따로 나온다. 그 바삭하게 튀겨진 고기 자체를 소스가 아닌 소금에만 찍어서 먹어도 맛있으니까. 근데 여긴 그런 느낌은 아니다. 애초에 비쥬얼과 두께만 봐도 고급집들과 다르겠다. 가격도 비교할 수 없겠고. 근데 어느정도 먹고 배가 차갈 때 맛에 변화구를 주면 또 들어간다. 테이블에 소금은 없었는데 아까 스프 위에 뿌린 후추가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후추를 뿌려서 마지막 한입을 이렇게 먹어봤다. 나름 나쁘지 않았다. 튀긴 것과 애초에 잘 어울리는 종류니까. 이렇게 조금은 특이하게 골뱅이집에서 판매하는 점심 한정 왕돈까스 식사를 끝냈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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