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바삭하고 더 달달하니 매콤한 맥시칸치킨 닭강정 후기
요즘 이상하게 맥주가 마시고 싶다. 아마 날이 더워지면서 그 시원한 탄산이 그리운 것 같기도 한데 돌이켜보면 요즘 예전에 비해 술에 대한 접근성이 낮아진 것 같다. 이게 물리적인 벽이 아니라 심리적인 벽 말이다. 예전엔 술을 마셔도 평일은 다음날에 피곤하니 안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요즘은 평일이라는 틀에 날 가두려고 하지 않다 보니 그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술에 대한 벽도 낮아진 것 같다. 뭔가 항상 평일은 다음날 일 가야하니까 쉬어야 돼, 뭐 해야 돼 이런 것들이 있는데 그런 틀을 깨려고 하다 보니 뭔가 음주에 대한 것도 같이 그렇게 되었다. 그냥 한잔 정도는 괜찮겠지 뭐 이런? 근데 애초에 나 자체가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도 가능한 것 같다. 내가 많이 마신다고 해봐야 맥주 500도 안되니까. 얼마 전에 친구랑 을지로에서 술을 마셨었다. 1차도 보쌈집을 가고 2차로 노포 스타일의 포장마차를 갔었다.
그날이 아마 내가 최근 몇년간 먹었던 날 중에 과음을 했던 날이 아닐까 싶다. 첫 가게에서 맥주 한 병 중에 친구가 한잔을 마시고 내가 나머지를 다 마셨고 2차를 가서 맥주 500 한잔을 다 마셨다. 그니까 대충 마신 게 1000cc가 안되긴 하는데 평소 맥주 딱 500 한잔 정도만 마시는 나로서는 이날 많이 마신 날이었다. 근데 그만큼 대화도 많이 했다. 너무 오랜만에 만나서 1차는 배 채우느라 거의 대화를 못했고 2차에서 2~3시간 넘게 떠든 것 같다. 물론 칵테일이나 그런 것을 마셨을 때 이것보다 도수 더 높게 마시긴 하는데 술 자체를 많이 먹은 것은 이날이 손에 꼽는 날이 맞긴 하겠다. 물론 예전 어렸을 때 친구들과 마셨을 때는 제외하고. 아무튼 술 이야기를 하다가 이야기가 길어졌는데 이날은 평소 좋아하는 프랜차이즈 중 하나인 맥시칸치킨 가게를 방문했다.
개인적으로 여기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딱히 요즘 트렌드에 맞춰 변하지 않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지켜줘서인 것 같다. 물론 요즘 트렌드에 부합하는 맛들이 맛있을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bhc 뿌링클이나 처갓집 슈프림 양념치킨 같은 것이 떠오른다. 맛있게 잘 먹었고 정말 질리도록 먹었다. 뿌링클의 경우 출시 이후 너무 먹어서 이젠 질려서 못 먹는 상태에 이르렀다. 근데 클래식은 영원하다고 기초적인 맛은 질리지 않는 것 같다. 여기 맥시칸이 그렇다. 여기의 경우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대한민국 닭강정 맛집이다. 나만 이렇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후라이드는 bbq 황금올리브가 원탑이라고 꼽고, 양념치킨은 처갓집을 꼽으면 닭강정은 여기를 꼽는다. 상호명이 헷갈리지 않도록 유심히 보고 주문을 해야겠다. 멕이 아니라 맥이다. 오히려 주변에 더 많은 지점은 멕으로 알고 있다. 헷갈리지 않아야겠다.
일단 맥시칸치킨의 경우 주변에 가게를 찾기가 힘들다. 이상하게 분명히 매니아층이 있는 곳인데 지점이 예전처럼 공격적으로 확장되지 않는 것 같다. 상대적으로 다른 곳들이 너무 잘하고, 여기 본사는 이제 그렇게 많이 광고나 그런 것에 투자를 안하는 것 같다. 이젠 정말 아는 사람만 이용하는 느낌이랄까.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 그런 곳이 편하고 좋을 때가 있지만 매장을 찾기가 힘들고 매장을 찾더라도 거의 배달만 가능할 수도 있고 뭐 가게가 사라지고 이런 아쉬운 부분들도 있겠다. 근데 여기의 경우 내가 여태까지 방문했던 곳과 다르게 무슨 동네 맛집처럼 항상 장사가 잘 되는 곳이었다. 홀이 좁은 편도 아닌데 매번 사람들로 가득 차고 뭔가 동네 단골손님을 많이 확보한 느낌이었다. 이제 나도 아마 닭강정이 생각날 때 다른 곳이 아니라 여기만 오게 될 것 같다.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장사 잘 되는 지점이니까.
닭강정과 후라이드를 시켰다. 사실 후라이드치킨 찐 맛집은 여기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치킨마루다. 얼마 전에 포스팅한 기억이 있는데 아무튼 거기가 후라이드는 더 맛있다. 바삭함 수준이 다르다. 근데 여기 주인공은 닭강정이고 후라이드는 서브였으니 비교할 순 없겠다. 진짜 확실히 닭강정은 더 바삭하고 더 달달하다. 근데 달달해서 물리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매콤함으로 감칠맛을 살려준다. 그리고 양도 꽤나 괜찮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떡튀김이 들어있는 것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건 나의 경우에 그렇고 대다수가 떡튀김을 좋아하실테니 그런 구성도 괜찮은 것 같고. 생각해 보니 내가 배달로 주문하는 지점은 퉁퉁한 감자튀김을 기본으로 주는데 여긴 안 주시는구나. 가격은 같은 것 같은데. 그 부분이 갑자기 아쉬워진다. 이 이후로 2~3번 정도 더 방문했었는데 포스팅하는 지금 깨달았네.
진짜 여기 소스가 그렇게 맛있다. 원래 양념이 다 잘 발라져 있지만 아래 고여있는 소스를 듬뿍 찍어서 또 먹는다. 개인적으로 매운맛을 좋아하지 않는다. 매콤한 맛을 좋아하는데 매운맛과 그 경계를 잘 지키는 가게가 요즘 없더라. 근데 이 닭강정이 딱 그런 맛이다. 솔직히 앞서 치킨마루 후라이드와 비교해서 그렇지 여기 후라이드치킨도 나쁘지 않다. 갓 튀겨져 나왔기 때문에 뭐 맛이 없을 수가 없겠지만 애초에. 아무튼 그렇게 시원한 맥주 한잔하면서 열심히 튀김을 번갈아가며 먹었다. 맥주가 왜 이렇게 맛있는지. 사실 이날은 원래 이 지역은 차를 타고 오는데 애초에 차를 안 가져와서 몇 없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날이어서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근데 확실히 요즘 시원한 맥주가 너무 맛있다. 예전에 너무 안 마시고 살았다.
이러다 소주까지 좋아지는 것 아닌가 싶지만 그럴 일은 없겠다. 만약 내가 여기서 술이 더 는다면 칵테일이나 와인 정도가 되겠다. 달달한 것은 좋아하니까. 아무튼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대한민국 닭강정 맛집 맥시칸치킨 메뉴를 해치우고 추가로 느끼함을 잡아줄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아마 동네 장사여서 이런 메뉴가 있는 것 같다. 솔직히 큰 기대 안 하고 주문했는데 이거 안 시켰으면 아쉬울 뻔했다. 칼칼하게 고추가 들어가 있고 생각보다 고기도 듬뿍 들어가 있었다. 이게 양도 괜찮고 칼칼함이 살아있어서 밥 한 공기와 먹으면 뚝딱일 것 같았다. 솔직히 식사 메뉴로 뭔가 햇반이랑 같이 이거 시켜서 먹어도 잘 먹을 수 있는 그런 수준이었다. 애초에 여기 주방 이모님이 요리를 잘하시는 것 같았다. 아무튼 이렇게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한 끼 해결했다. 만족스러운 후기 포스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