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맛부터 분위기까지 술안주로 제격인 부산 서면 해성 우육전골

디프_ 2023. 3. 27. 23:26
가성비 괜찮은 깐풍닭날개도 맥주 안주로 딱이다

 

지금 아주 많은 여행기가 남아있다. 사실 여행기인가. 여긴 어차피 먹는 이야기만 하니까. 1박 2일 천안 먹방도 올려야 하고 도쿄 여행도 남아있고 최근에 다녀온 제주도까지! 그나마 평일에는 집에 있으니까 이렇게 놀러라도 가서 많은 컨텐츠를 가져올 수 있어 다행이다. 언제 이런 소재가 고갈될지 모르기 때문에 나름 밖에서 즐기는 식사는 최대한 찍으려고 하는데 다행히 아직까지는 컨텐츠가 남아있음에 감사하다. 오늘부터 2박 3일 부산 여행기 포스팅을 또 올려볼까 한다. 이거랑 도쿄를 중간중간 섞어가면서 올리지 않을까 싶다. 아마 티스토리만 보면 '이 사람 진짜 잘 먹고 다닌다' 이런 생각을 하는 분이 계시려나. 근데 이게 포스팅이 밀리고 밀려서 하는 것이다 보니 더 그렇게 느끼실 것 같다. 근데 오늘도 그냥 저녁 바나나로 퉁쳤고 주말에 일요일에 맛있는 것을 먹긴 했는데 토요일은 그냥저냥 집밥 스타일로 보낸 것 같다. 크게 뭐 다르진 않는 것 같다.

 

이날을 떠올리면 진짜 추위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아주 어렸을 때 부산에 친구들과 놀러간 적이 있다. 서울에서 꽤나 추울 때 가서 외투도 챙겨가고 그랬었는데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 반팔처럼 입고 다닌 기억이 있다. 그래서 친구들과 부산 왜 이렇게 따뜻하냐고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기억 때문인지 그래서 나에게 부산은 그냥 서울보다 꽤나 따뜻한 곳으로 기억하고 있다. 근데 이날 KTX를 타고 부산역에 내리자마자 내가 만난 추위는 그런 생각을 모조리 날려버렸다. 바람이 진짜 엄청 세게 부는데 진짜 이런 추위는 또 처음이었다. 다행히 역에 김해에 사는 친구가 와이프와 함께 마중을 나와줬는데 그 친구들도 춥다고 아주 난리였다.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그런 추위를 또 느낄 날이 올까 싶다. 아무튼 그렇게 차에 타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친구가 몇 가지 리스트를 던져주었고 하나를 픽하여 이렇게 가게에 오게 됐다.

 

일단 여기로 날 유혹한 몇가지 이유들은 일단 허니 탕수육이 있었다. 탕수육이 일반 탕수육인데 레몬이었나. 아 허니구나. 아주 그게 실하게 들어가 굉장히 색다른 맛이라고 했다. 솔직히 그 타이틀을 듣자마자 '오 좀 이색적이네?' 싶어서 가고 싶었다. 요즘 내가 가게를 가는 기준은 이색적인 부분이다. 평소 잘 먹지 못한 것을 먹을 수 있을 때 그 가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 허니라는 키워드 하나에 꽂혀 이렇게 오게 되었다. 일단 가게는 부산 서면에 위치한 해성이라는 곳이다. 서면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차를 가져오거나 그런 것은 비추다. 골목길이 워낙 좁고 주차할 곳이 따로 없기도 하다. 더군다나 주말이나 그럴 때 방문하면 젊은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그냥 찾아오기보단 약속이 있을 때 1차나 그런 느낌으로 방문하기 괜찮은 곳이라 생각한다.

이날 주문한 메뉴는 총 세가지였다. 술을 마실 계획이었기 때문에 국물을 즐길 수 있는 우육전골 하나와 튀김 요리를 또 좋아하니까 허니 탕수육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뭔가 매콤한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아 깐풍닭날개를 주문하였다. 가장 먼저 이렇게 우육전골이 나왔는데 가격이 좀 있는 만큼 양이 꽤나 괜찮았다. 저 그릇 자체가 큰데 푸짐하게 꽉 차 있었다. 물론 점점 끓으면서 채소들의 풀이 죽어가며 양이 좀 감소하긴 했지만 먹으면서 나름 고기도 실컷 즐길 수 있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면도 있고. 근데 전체적인 향이나 그런 부분이 마라 느낌이 강했다. 마라탕과는 전혀 다른데 뭔가 그런 비슷한 계열이 향이 있었다. 근데 나처럼 초보자도 나름 즐길 수 있는 맛이여서 오히려 마라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아쉬울 수 있고 퓨전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또 취향저격일 수 있겠다 싶다. 개인적으로 처음에 향이 좀 의아했는데 맛있게 잘 먹었다.

국물도 고소하고 담백하니 괜찮았다. 자극적이거나 그렇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근데 대박은 깐풍닭날개였다. 저거 만원도 안하는 금액인데 정말 양이 실하게 나왔다. 솔직히 치킨 한 마리 먹고 싶을 때 치킨을 시켜 먹을 것이 아니라 저것만 먹어도 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양념이 별로인 것도 아니고 완전 술안주로 딱이었다. 여기 전체적으로 어둑어둑한 분위기여서 술을 즐기기에도 괜찮은데 이렇게 갖가지 메뉴들이 맛도 잡고 있어서 여러모로 괜찮았다. 친구가 여길 처음 찾아온 이유가 있겠다 싶었다. 괜찮았으니 서울에서 놀러 온 나를 이렇게 데려온 것이겠고. 그렇게 깐풍닭날개에서 한번 반하고 그다음에 허니 탕수육이 나왔다. 이제 주문한 모든 메뉴가 나왔기 때문에 이쯤에서 맥주 한 병을 주문해서 먹었던 것 같다. 친구는 운전해야 해서 먹지 않고 나랑 친구 와이프분만 한잔씩 즐겼다. 난 이날 꼭 맥주 한잔을 마셔야 했다.

 

맥주 한잔 시원하고 너무 맛있었다. 진짜 일주일에 한 번? 아니면 이주에 한번 정도는 맥주 한잔해주면 정말 좋은 것 같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이럴 때 말이다. 예전엔 정말 일 년에 맥주조차도 몇 번 안 마실 때가 있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적어도 2~3주에 한 번은 마시는 것 같다. 한 모금 마시고 이렇게 친구가 극찬했던 허니 탕수육도 먹으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이 와중에 열심히 수다도 떨었다. 허니의 경우 일반적인 찹쌀 탕수육과 비슷했다. 개인적으로 이날 부산 서면 해성에서 1위가 깐풍닭날개, 2위가 우육전골, 3위가 이 허니 탕수육이었다.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특색이 제일 부족했다. 오히려 여길 오게 만들어준 음식인데 말이다. 그래서 친구에게 물어보니 그땐 진짜 꿀이 완전 통으로 올라갔었는데 오늘은 별로 없다고 이상하다고 말하더라. 나는 뭐 이번이 처음이었으니 잘 모르겠다.

적당한 테이블 간격에서 오는 소음과 여기 분위기, 그리고 음식들이 제공해 주는 맛. 모든 것이 좋았다. 솔직히 일반 식당 기준으로도 손색이 없는데 여긴 번화가에 위치한 술집 기준으로 보면 진짜 최상 등급에 속하는 느낌이었다. 이런 곳의 경우 대부분 술이 메인이기 때문에 안주가 아무리 맛있다고 하더라도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여긴 음식 맛이나 양도 손색이 없고 무엇보다 특색이 있어서 진짜 일반 가게들과 비교해서 부족한 부분이 없었다. 가성비도 괜찮고. 그래서 솔직히 다음에 이 서면에 언제 또 올 일이 있나 싶은데 그때 오게 되면 1차로 여길 와서 기분 좋게 술 한잔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 근데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애초에 여기까지 친구들과 올 일이 없을 테니. 아무튼 그래도 이날 2박 3일 부산여행 첫 스타트 기분 좋게 잘 끊었다. 부산이 아니라 김해인가. 아무튼 뭐 잘 놀다 온 먹방 기록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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