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는 기본 두개, 찬은 인당 하나 그냥 장사가 잘될 수밖에 없는 고양 불타는소금구이
맛있는 곳 가는 것을 좋아한다. 이왕 비용을 지불하고 시간을 소요하면서 먹는 식사, 제대로 된 것을 먹고 싶다. 이게 차라리 가격에 따른 차이 때문에 퀄리티가 다르면 때때로 그냥 먹을만도 하겠는데, 같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나 퀄리티 등이 달라버리니까 안 찾을 수도 없다. 물론 그렇게 노력해서 찾아간 곳이 맛이 없는 경우도 있고, 또 반대로 그냥 우연히 들린 곳이 맛집인 경우도 있다. 근데 확률적으로 찾아가서 가는 것이 실패할 확률이 덜하겠다. 근데 요즘은 광고를 다들 잘하니까 정말 꾸며진 곳인지, 아니면 일반 사람들이 만족해서 재방문이 이어지는 곳인지 어느 정도 필터링을 하긴 해야겠다. 이게 또 몇번의 서치를 통해 홍보된 곳을 가본 뒤 실패를 해보기도 하고, 내가 찾아가 나만의 맛집을 발견하고 이런 경험치가 누적이 되면 나중에 어느정도 분별하는 능력이 생기는 것 같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여전히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맛집들은 있고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 소개할 여기 고양에 위치한 불타는 소금구이 가게의 경우 처음 왔을 때는 사진을 찍을 생각이 못했다. 일단 사진을 찍을 상황이 아니기도 했지만 처음 왔을 때부터 그리 큰 기대감이 없었다. 그냥 뭐 상대적으로 맛있긴 하지만 일반적인 고깃집이겠지 싶었다. 애초에 처음 여길 오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다. 다른 곳을 찾았었는데 거긴 사람도 너무 많고 복잡할 것 같아 여기로 옮긴 것이었다. 근데 딱 와보고 난 뒤에 맛도 맛인데 의외의 요소에 반해버려서 여기 딱 맛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에 무조건 다시 와야겠다 싶었다. 여기 근처에 지인도 사니까 내 기준 좀 외딴곳에 위치해 있긴 하더라도 전혀 생뚱맞은 곳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다시 올 여력은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가게를 또 방문하게 되었다. 처음 왔을 때 앉았던 그 바로 옆 테이블에 앉았다.
고기를 주문하고 바로 찬이 깔렸다. 이 가게의 경우 가족분들이 운영을 하시는 것 같았다. 확실하진 않다. 그냥 지켜보면서 분위기가 그랬다. 그리고 이게 테이블이 여러 구조로 되어있다. 분명히 실내이긴 한데 야외 느낌이 나도록 한 공간이 있고 또 안으로 들어와 이렇게 테이블이 놓여져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좌식이라고 했었나. 아무튼 땅바닥에서 앉아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게 의도를 하신 것인지 아니면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되신 것인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지금 돌이켜보면 여기 사장님 센스를 보면 충분히 의도하신 것 같기도 하다. 그때 왔을 때 삼겹살과 목살을 먹었었는데 두 개 다 맛있긴 했다. 근데 목살이 더 맛있다고 하여, 내가 데려온 지인들에게 그렇게 먹어보고 또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먹자고 했다. 아 저 소금구이가 맛있었구나 특히. 역시 어디든 시그니처가 최고다.
일단 내 기준 여긴 확실히 맛집이 맞다. 아마 이날 여길 누굴 데려온 것처럼 다음에도 생각이 나면 여기로 누군가를 데려올 것이다. 그만큼 충분히 만족도가 높다. 다만 나만큼 상대방의 만족도도 높을지는 모르겠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맛집을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근데 내 기준 여긴 완전 내 취향이 맞다. 내가 이 가게가 장사가 잘될 수밖에 없다고 느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깔끔하다. 사실 고깃집의 경우 연기 관리도 해야 하고 기름 관리도 해야하고 어떻게 보면 좀 쾌적함과 거리가 멀 수 있다. 근데 여기 와서 좀 불편한 부분을 하나도 느끼지 못했다. 예전에 어느 고깃집을 갔는데 연기와 함께 식사하는 기분이 들은 적이 있다. 거기도 맛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유명하기도 했고. 근데 그런 곳은 다시 방문은 안 하게 된다. 집에 스타일러도 없으니 뭐. 아무튼 근데 여기 이 부분은 정말 100점이다.
그럼 위생은 해결되었고 두 번째는 사장님의 센스다. 솔직히 여기에 모든 것이 종합적으로 들어간다. 일단 난 어느 고깃집을 가든 2인에 1개씩 소스 종류가 나오는 것은 봤어도 인당 하나씩 나오는 곳은 여기가 처음인 것 같다. 사실 이게 커플끼리 올 경우에는 딱히 상관이 없을 수 있지만 지인이나 친구, 회사 동료들끼리 올 경우는 참 애매하다. 일일히 하나씩 더 달라고 말을 해야하기도 하고 또 그렇다고 말 안하고 같이 쓰기도 뭐하고. 뭐 이것도 개인차가 있겠지만 아무튼 나의 경우 인당 하나씩이 훨씬 마음이 편하다. 먹기도 편하고. 근데 여기 일단 고기와 같이 곁들일 걸로 기름장과 쌈장이 나오는데 이게 인당 하나씩 제공된다. 진짜 편한 부분이다. 그리고 찌개도 기본 두종류가 나온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이것도 다 먹고 나면 리필이 된다. 사실 그 부분을 모르고 있었는데 사장님께서 먼저 더 가져다 드릴까요라고 여쭤보셔서 알게 되었다. 그래서 두번째 왔을 때는 한번 더 달라고 요청을 드렸다. 그 외에 파절이도 테이블에 딱 하나만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인원 구성에 맞게 제공되었다.
그외 밑반찬은 깔끔했다. 그냥 전체적으로 모든 것들이 테이블 기준이 아니라 인원 혹은 일행 구성에 알맞게 제공이 되고 있었다. 이 부분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이런 것이 설사 남더라도 앞서 첫 번째 이유로 말했던 깔끔함 때문에 여긴 불미스러운 부분에 대한 우려를 하나도 할 필요가 없어서 그 부분도 좋았다. 그냥 여기 운영하시는 사장님을 보면 신뢰를 할 수밖에 없겠다. 근데 요즘 이런 가게가 많지가 않다. 개인적으로 좀 사람을 잘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기 때문에 하나의 모습을 보면 좀 전체적으로 아는 편인데, 역시나 그냥 하나를 보면 전체적으로 그 흐름들이 연결되고 있었다. 이것까지 고려하실까 싶은 것들을 고려하시더라. 개인적으로 뭔가 요식업을 시작하면 처음부터 디테일한 하나하나 끝까지 그런 것은 잘 신경 써서 만족도 높게 운영은 하겠지만 오히려 디테일에 집착하여 망할 것 같다 생각하는데 이 사장님은 내 감성을 정확하게 여러모로 취향저격하고 계셨다.
근데 아마 단순 식사를 하면서 이렇게까지 하나하나 고려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냥 내 눈에 그렇게 보였다. 심지어 사장님께서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이 아니신데 내가 '이것까지?' 이런 식으로 오버하면서 느낀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다. 애초에 그냥 결이 내가 원하는 바와 맞으신 것일 수도 있고. 아무튼 근데 여기 같이 온 일행 모두 나와 같은 생각으로 만족하신 것은 아니더라도 개개인의 성향에 맞게 다 만족을 했다. 충분히 재방문하기 좋은 가게라고 말이다. 요즘 맛있는 곳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뭔가 취향 저격을 하는 그런 가게는 찾기 힘들었는데 여기가 딱 그랬다. 하나하나 디테일한 요소들이 다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음식 맛은 기본 디폴트고 말이다. 사실 구워주는 고깃집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만족하기가 쉽지 않은데 여긴 정말 괜찮았다. 처음에 자리에 앉아 고기를 먹기도 전에 맛집임을 알 수 있는 사장님의 센스가 대단한 곳이다. 위치가 고양이긴 한데 여기 주변이 나름 먹자골목 느낌이 있어 기회가 되시면 한 번쯤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