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 가는 사람은 꼭 한 상자씩 손에 들고 다니는 천안 호두과자 후기
서울 말고 한국에서 가장 많이 가본 지역 중 하나가 천안이지 않을까 싶다. 아버지의 고향으로서 어릴 때부터 매번 찾아갔다. 대부분 명절 때만 가긴 했지만 어렸을 때는 정말 길게는 일주일 동안 있다가 서울로 올라오고 그랬다. 그래서 그때 뭐 송편이나 이런 것도 직접 만들고 친척들과 30분, 1시간씩 걸어서 얼은 강 위에서 놀기도 하고. 그러다가 멀리서 누가 봐서 위험하다고 혼나기도 하고. 나름 추억들이 있다. 아직도 슈퍼 같은 문방구에서 할아버지께서 총알 총을 사주셨던 기억이 난다. 근데 근래에 갔을 땐 이제 그런 문방구도 사라지고 편의점이 들어서고 그렇더라. 이제는 시골집도 신축 아파트로 이사를 가서 아마 평생 거기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그 집도 팔았다고 들었다. 아무튼 이날 할머니네 집에 가기 전에 빈손으로 가기 뭐해서 이렇게 호두과자를 사러 역 주변에 왔다.
원래라면 당일 아침에 7시나 8시 기차를 타고 와서 차례를 지내고 밥을 먹고 다시 돌아가고 그러는데 이날의 경우 미리 일정이 있어서 이렇게 천안에 먼저 도착했다. 미리 일정이 있다기보단 내가 만들었겠다. 집에만 있기 뭐해서. 근데 잘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이렇게 지역 명물에서 휴게소 대표 간식으로 인정 받은 천안 호두과자 구매를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오늘 포스팅 사진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정말 많은 가게들을 방문했다. 근데 그것도 이유가 있다. 내가 심심해서 여러 곳을 간 것이 아니다. 일단 당연히 여기에 있을 것 같아 안으로 들어갔는데 팥 앙금 자체를 팔지 않는 가게였다. 그 흰 앙금이 들어간 것으로만 만든다고 하더라. 그래서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닌 것 같아 다른 가게로 옮겼다. 근데 그 가게의 경우 팥 앙금이 들어간 것이 다 나가서 없다고 했다. 근데 여긴 나름 특이한 스타일의, 평소 안 먹어본 맛 종류를 파는 것 같아 여기서 일부를 구매했다.
그리고 오기 전에 그래도 뭔가 아무런 가게나 들어가고 싶진 않았다. 뭔가 그런 느낌 있지 않나. 맛집 주변에 비슷한 가게들이 그냥 들어서는 것 말이다. 예전에 남양주 어느 유명한 한식집에 갔을 때가 기억이 난다. 거기 포스팅도 했었는데 너무나도 유명한 곳이었다. 대기가 너무 길어서 당일은 아예 먹지 못한다고 했다. 우린 그냥 온 것이었는데. 그래서 바로 옆에 있는 다른 가게로 갔다. 근데 여긴 바로 입장도 가능했고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근데 하나하나 음식을 맛보면서 서비스를 즐겨가며 알았다. 왜 원조가 원조인지, 인기가 많은지를 말이다. 금액적인 차이는 크게 없었지만 거긴 아니었다. 아무튼 그때의 경험 덕분인지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냥 오랜만에 이렇게 직접 구매하러 오는 것이니만큼 제대로 된 곳을 찾아가고 싶었다. 그래서 나름 열심히 검색을 해봤다.
근데 거의 대부분의 가게들이 리뷰도 수북히 쌓여있고 평점도 좋았다. 도대체 어디가 제일 오래되었고 원조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그만큼 여기 천안에 오는 사람은 꼭 한 상자씩 손에 들고 다니는 간식이다 보니 이제는 어디가 진짜인지를 알 수가 없는 상태가 된 것 같다. 어쨌든 공급처는 한정되어 있는데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나니 말이다. 그래서 그냥 처음엔 찾아갔다가 나중엔 눈에 보이는 가게를 갔던 것 같다. 사실 이 호두과자 자체가 어떤 맛집 기준의 특정한 차이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애초에 재료가 실하면 맛있을 수 있는, 특별한 제조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니 말이다. 어느 가게를 가니 사람이 아닌 자동으로 만드는 기기도 있더라. 물론 여기서 차별화를 좀 이루려면 애초에 저 일정한 규격의 알을 다른 컨셉으로 크게 가져가면 될 것 같은데 저 둥그런 모양도 기계 판이 잡아주는 것이니 그럴 거면 따로 제작을 해야겠다. 대부분 그렇게는 안 하지 않을까?
아무튼 그렇게 처음 먹어보는 튀김소보로 호두과자 하나를 구매하고 다른 가게에서 팥앙금으로 만들어진 호두과자를 구매했다. 사람이 많이 모여있기 때문에 내가 다 먹지 못하더라도 금방 소진될 것을 알았다. 그래서 구매에 딱히 망설임이 없었다. 가격 자체도 이게 한알 기준으로 계산을 해보면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전체적인 구성으로 보면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니. 일단 박스가 커서 선물하는 맛도 나고. 그리고 확실히 천안에 와서 이렇게 직접 사는 것이 맛있긴 하다. 대부분 아실텐데 이게 프랜차이즈가 있다. 그래서 서울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코코였나. 아무튼 거기서도 몇 번 사 먹어본 기억이 있는데 내 기준 아쉬웠다. 천안에서 자주 먹어서 그런가 뭔가 앙금도 적게 들어간 것 같고 확실히 아쉬웠다. 근데 천안에선 어느 가게에 가든 대충 평타 이상은 했다. 예전에 차 타고 가다가 눈에 보여서 내려서 샀는데 거기도 괜찮았다.
솔직히 이게 맛 자체는 뭐 크게 의미가 없겠다. 이미 대부분 한번씩은 드셔보셨을 것 같고 상상하시는 그 맛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아예 튀김 소보로처럼 컨셉을 달리 가져가지 않는 이상에야 맛에 큰 차이가 없겠다. 겉은 담백하고 안에 들어간 팥은 달달하다. 그 둘이 만나면서 뭔가 진짜 간식처럼 계속해서 들어간다. 어울리는 조합으로는 흰 우유가 있겠다. 그래서 아침 대용으로도 괜찮다. 다만 이게 유통기한이 짧다. 며칠만 지나도 바싹 말라버린다. 바싹 마를 경우 촉촉함이 사라져서 확실히 맛이 없어지더라. 물론 에어프라이어의 등장으로 뭐 살리는 방법이 여럿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여전히 갓 만들어진 것이 제일 맛있다 생각한다. 대충 보면 사고 난 뒤 하루 이틀 안에는 다 먹는 것이 최선의 맛을 즐기는 방법 같다. 그 이상 넘어가면 뭔가 물리는 맛이 나기도 하고 잘 손이 안 가더라. 그래서 너무 많이 사도 안 되겠다.
지역 명물에서 휴게소 대표 간식으로 인정 받은 천안 호두과자 후기. 소보로의 경우 이색적으로 즐겨볼 만하다. 맛이 나쁘지 않았다. 근데 원조는 못 따라간다. 내가 먹어온 것이 제일 딱 적당한 조화를 이룬 것 같다. 뭔가 부담도 없고. 튀김 소보로 자체는 사이즈가 커서 먹는 과정에서 다 부스러지고 깔끔함이 없더라. 기름기 때문에 조금 느끼한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원조는 그냥 익숙한 그 맛 그대로 맛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흰앙금보다는 팥앙금을 추천드린다. 근데 깜짝 놀란 것이 몇십년 원조라고 해서 찾아간 곳이 팥이 아닌 흰앙금만 팔더라. 그래서 이게 유지가 되나 싶었다. 대부분 나처럼 팥을 찾으실 것 같은데. 근데 뭐 흰앙금 자체도 팥으로 만들어졌다 뭐라 말해주신 것 같긴 한데 아무튼 그냥 적어도 이 메뉴는 익숙한 비주얼이 최고의 맛을 전해주는 것 같았다. 건강한 간식 느낌으로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