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면이 맛있는 산방식당 혼자 먹기 괜찮다.
햇빛에 피부가 탄 듯한 용머리해안 구경을 마치고 뭔가 시원한 것을 먹어 이 더위를 날리고 싶었다. 그러다 제주도에 거주하고 계신 분이 추천해준 이 '밀면이 맛있는 산방식당'이 멀지 않은 곳에 있음을 확인했고 바로 달려왔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명절 및 둘째 넷째주 화요일은 휴무다. 위치는 제주소방서 바로 뒤편에 있는데 네비게이션을 치고 오면 바로 나오니 쉽게 찾을 수 있다. 주차공간은 넉넉하지 않았으나, 사람이 많이 없어 바로 댈 수 있었다.
처음에 자리에 앉자마자 시원한 것이 간절했기에 밀면을 바로 주문했었다. 근데 아차 싶어 다시 비빔으로 주문했다. 비빔으로 하면 어차피 육수가 별도로 나오니 두 가지 맛을 다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소자와 대자가 있었는데 소자도 양이 충분해보여 소로 주문했고, 수육은 정말 먹고 싶었으나 아쉽게도 혼자라 주문하지 못했다. 남길 것이 뻔하기에.
매장은 오픈형이기도 하고 테이블식이라 사실 혼자 먹기에 적합하진 않다. 다만 괜찮다고 말한 이유는 회전율 때문. 아무래도 면 요리이다 보니 눈치 안보고 빨리 먹고 나가기에도 괜찮고 실제로 다른 사람들도 금방 먹고 금방 나간다. 원래 음식을 빨리 먹는 편이기도 하고 혼밥을 즐겨하기에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곳들에 비하면 괜찮아 보였다.
드디어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뭔가 정갈해 보인다.
한번 비벼보았다. 숨어있던 고기들이 나타났다. 뭔가 닭가슴살처럼 보이나 돼지고기겠지..?
먹어보았다. 사실 noodles 요리를 즐기는 편은 아닌데 엄청 맛있었다. 식감도 식감이고, 시원한데 약간 매콤한 것이 자꾸 감칠맛이 돌았다. 다 먹을 줄 몰랐는데 다 먹었다. 메뉴가 달라서 비교할 순 없지만 이전에 갔던 옥돔식당보다 훨씬 맛있었다. 더위에 지쳐서 순간 너무 맛있었나..? 아무튼 기억이 좋다. 나중에 갈 일이 있으면 또 찾아갈 것이다.
산방식당에서 그렇게 배를 채운 뒤 다시 차를 몰아 숙소 근처로 왔다. 얘네들은 숙소 앞 다른 가게에 있던 강아지들인데 처음에만 이렇게 살짝 반겨주더니 내가 안으로 안 들어올 것을 아는지 금세 나를 질려했다. 귀여운 것들. 나중에 골든 리트리버라는 대형견을 키우고 싶긴 한데 그러러면 최소한 위와 같은 넓은 마당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있는 아이들보다 훨씬 행복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