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돔식당 보말칼국수 수요미식회에 나왔다고?
서귀포에 와 가려 했던 곳은 보말칼국수를 파는 바로 이 옥돔식당이었다. 수요미식회에 나왔다곤 하는데 그 프로그램은 챙겨보지도 않아서 잘 모르겠고, 친구가 정말 맛있다고 꼭 먹어보라 해서 찾아와봤다. 개인적으로 면 요리를 즐기는 편이 아니기도 한데 여기를 찾아온 이유는 다소 엉뚱하지만 영업시간 때문이다.
운영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정말 짧은 시간만 한다. 이게 뭔가 '아 여기 진짜 맛있는 곳이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바로 옆, 문을 안 연 공사장 앞 공터에 편하게 주차를 한 뒤 안으로 들어왔다. 친구가 무조건 기다릴 것이라 했는데 대기 없이 바로 안으로 들어왔다. 보다시피 사람이 없었는데 주문한 메뉴가 나오는 동안 신기하게도 모든 테이블이 꽉 찼다. 타이밍을 잘 맞췄다.
옥돔식당 메뉴는 보말칼국수 하나로 통일되며 가격은 8,000원이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음식인데 맛이 좀 궁금했다. 한번 쓱 저어준 뒤에 한입 먹어보았다. 솔직히 평범했다. 우선 배가 다 꺼지지 않은 상태기에 객관적일 수 없는 게 확실한데, 맛있었으면 한 번이라도 맛있다고 느꼈어야하지 않나?
그래도 유명한 곳이니 평균적으로 맛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겠지만 개인적으론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국물은 정말 시원했다. 아마 전체적으로 건강한 맛이어서 자극적인 맛에 중독된 나에게 크게 와닿지 못했나 보다.
중간에 너무 배부르기도 하고 좀 느끼하다 싶었다. 마침 옆에 넣어서 먹으라고 나온 고추가 보였고 같이 부어 먹어보았다. 바로 매콤한 맛이 나서 색다른 맛으로 즐길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아까보단 이 매콤한 맛이 좋았고,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해장하기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였으면 면을 다 해치운 뒤 공기밥을 별도로 주문해 같이 말아먹었을 텐데 밥을 못 먹어서 상당히 아쉬웠다. 다른 많은 사람들은 이미 그렇게 즐기고 있었다.
그렇게 배부른 상태에서 배를 더 채우고 다시 바로 차에 앉아 이동하기 뭐해 주변 바닷가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잠시 걸었다. 사진상으론 상당히 상쾌해 보이는데 실제론 매우 더운 날씨였다. 그래도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이런 곳을 즐기겠어 하며 전화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자연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물질을 하고 계시는 해녀분들도 보였다. 가까이 가서 한번 보고 싶었는데 이날 신발이 걷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을 신어서 돌들을 건너뛸 때마다 위태위태해 저기까지 가는 것은 포기했다. 맛있는 것을 먹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덕분에 좋은 곳엔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