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와 커피 한잔하면서 지친 다리에게 쉴 시간을 주기 좋았던 하브스 HARBS
요즘은 예전에 카페를 안 다녔던 때 뭐하며 시간을 보냈는지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여행 중에 나 어디서 시간을 보냈지? 카페만큼 시간을 보내기 괜찮은 곳은 또 없는 것 같다. 일단 커피를 못 마신다고 하더라도 좋은 분위기와 쾌적한 실내 공간에서 달달한 디저트를 먹을 수도 있고, 요즘은 나름 디카페인을 파는 곳도 많으니 또 달달한 음료를 마실 수도 있고. 일단 무엇보다 서있지 않고 앉아서 쉬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높은 점수를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행 중에 많이 걷는 사람으로서 그런 시간은 꼭 필요하다. 매번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일본에 가면 발마사지 프로그램에 잘 되어있어서 꼭 받는 편인데 잘 되는 곳들은 주로 대기가 발생한다. 기본적으로 1~2시간 기다려야 하더라. 그래서 거의 마지막 숙소 복귀 전에 받곤 하는데 하루 일과 중 이런 카페에서의 시간은 필수다.
아마 카페를 다니지 않았을 때는 주로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지금 딱 기억나는 것이 예전에 혼자 유럽여행을 갔었을 때 공원에서 혼자 웃긴 동영상을 찍어서 친구들 그룹카톡에 보내줬던 기억이 난다. 아마 그렇게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도 물론 걷는 것을 워낙 좋아해 공원을 가고 그렇지만 손에는 뭔가 마실 것이 함께 하고 있겠지. 아무튼 이날도 난바파크스 쇼핑을 즐겼다. 여기의 경우 오사카에 놀러오는 사람이라면 꼭 들리는 곳인 것 같다. 물론 여러 번 와본 사람의 경우 굳이 들릴 필요는 없겠다. 나 역시 여기 올 생각은 없었다. 근데 숙소가 여기 바로 앞이었고 처음엔 가지 않다가 갑자기 시간이 1~2시간 남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 그때 그냥 여기나 둘러보자 하고 왔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여기서 마음에 드는 신발을 발견해 구매하기도 했고 여기 하브스 디저트 카페도 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사실 이 카페의 경우 예전에도 있었던 것 같다. 지나갈 때마다 봤던 기억이 난다. 근데 갈 생각은 못했다. 항시 사람이 많고 뭔가 그때만해도 내가 카페에 대한 생각은 그렇게 크게 없었으니. 이번엔 평일이기도 했고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 보여서 입구에서 기다린 뒤에 내 차례가 되어 안내를 받고 안으로 들어갔다. 일본의 경우 혼자 온 손님의 경우 적절히 알맞은 공간을 배치해 주는 것 같다. 예를 들자면 중간이나 입구 그런 공간이 아니라 구석 쪽으로 말이다. 물론 모든 곳이 그렇진 않았다. 어느 가게에서는 정말 한가운데에 앉았던 경험이 있다. 뭐 근데 그런 것은 크게 신경 안 쓰는 편이니 괜찮았는데 여기 하브스 HARBS 카페의 경우 구석진 자리로 안내해 주어서 보다 조금 더 편하게 쉴 수 있었다. 메뉴판을 살펴봤다. 사실 여기 알고 찾아온 것도 아니고 그냥 지나가다가 한번 가볼까 해서 와본 것이기 때문에 뭘 먹어야 할지 잘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직원분의 추천을 받았다. 달달한 커피가 있는지 여쭤보았고 그 커피로 주문을 하였다. 근데 이거 여기가 원래 그런 것인진 모르겠지만 저 얼음 역시 커피로 얼음이 구성되어 있었다. 많은 카페를 가봤지만 이렇게 주는 곳은 또 처음이네. 아니면 내가 뭔가 선택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저런 사소한 포인트 역시 좋았다. 그리고 디저트도 나름 많은 종류가 있었는데 시그니처를 추천해달라 말씀드렸고 그래서 이렇게 받게 되었다. 저 옆에 놓여진 설탕의 경우 내가 달달한 것을 말해서 아마 따로 챙겨주신 것 아닐까 싶다. 부족하면 혼자 알아서 넣어서 섞어 마시라고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디테일하고 세심한 가게들이 좋다. 아마 내가 그런 성격이라 그런 가게들을 만나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근데 이런 포인트의 경우 바쁘면 바쁠수록 놓치기 쉽다. 근데 확실히 니즈가 있는 영역이라 생각한다. 요즘은 소비자들이 더 까다로워지니 말이다.
난바파크스 쇼핑 중 꼭 들려줘야 하는 하브스 디저트 카페, 여기 충분히 바쁜 곳임에도 불구하고 저런 포인트 하나 놓치지 않고 있었다. 내가 갔을 때에도 내부는 거의 만석이었다. 내가 혼자 앉아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을 2인으로 줄여 옆 공간을 확보하지 않고 그대로 앉게 해주었다. 물론 이것은 가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튼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배려가 녹아져 있었다. 그리고 이런 포인트들을 놓치지 않게 해주는 것은 운영하는 사람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다. 아마 직원 교육도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져서 가능한 것 아닐까 싶다. 혼자 앉아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것저것 잡생각을 할 시간이 많았는데 이런 것에 감동하며 시간을 보냈다. 물론 핸드폰 보면서 멍 때리기도 했다.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아 사람 구경도 했구나. 이 시간에는 나만 관광객이었던 것 같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느낌 같달까. 일본어도 모르다 보니.
먹는 과정은 깔끔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게 크레이프케익처럼 생겼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그냥 안에 과일들이 있어서 위에서 아래로 잘라서 먹는 것이 좋다. 근데 과일들 알갱이라고 해야 하나. 크기가 통으로 들어가 있어서 모양이 쉽게 망가진다. 근데 솔직히 여기 카페 다음에 무조건 또 오고 싶다. 그 이유는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개인적으로 과일을 막 잘 챙겨 먹는 편은 아니다. 잘 챙겨 먹는 사람의 경우 식사 시간 외에 따로 과일가게나 편의점에 가서라도 사 먹곤 하는데 나의 경우 그런 적은 거의 없다. 근데 그런 사람들에게 달달한 디저트도 먹으면서 과일도 먹게 해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카페 같다. 과일이 통으로 들어가 있는데 그게 뭐 퀄리티가 낮은 것도 아니고 너무 달고 씹는 맛있고 맛있었다. 그리고 감이었나. 아무튼 그게 제일 맛있었던 것 같은데 그냥 그 신선도도 좋고 신기했다.
계속해서 열심히 먹었다. 케이크와 커피 한잔하면서 지친 다리에게 쉴 시간을 주기 좋았다. 아마 1~2시간 정도 머물렀던 것 같다. 1시간 정도 있었겠구나. 앞서 들어오기 전 시간까지 포함하면 그보다 조금 더 있었던 정도? 그리고 나 말고도 은근 혼자 오는 손님들이 좀 있었다. 내가 그걸 알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맞은편 테이블에 혼자 오신 손님이 계시더라. 아마 비슷하게 이쪽으로 다 안내를 해주시는 것 같았다. 커피의 경우 내가 좋아하는 연유가 들어간 베이스의 달달함은 아니었지만 카페인 보충만으로도 나에게 활력을 주기 충분했다. 물론 나중에 고생은 하긴 하겠지만 현재의 힘듦을 날려버릴 수 있어 만족이었다. 여기 오사카에 놀러 오는 사람들에게 꽤나 유명한 디저트 카페로 알고 있다. 난바파크스 쇼핑을 위해 들리신다면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이라 생각한다. 좋은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