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흔히 먹는 육개장이 요리가 되는, 제대로 잘하는 늘봄육개장

디프_ 2023. 1. 23. 20:08
기대하지 않았던 돈까스부터 군만두까지 다 맛있었던 고양 늘봄육개장

 

원래는 이 식당을 가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다. 정확히 뭘 먹으러 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고기를 먹으러 갔을 것이다. 그렇게 길을 향하고 있는데 갑자기 교차로에서 뜬금없이 이 가게가 보였다. 근데 저렇게 단일 메뉴를 타이틀로 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여기 뭔가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검색을 해보니 평도 좋고 리뷰도 꽤나 많았다. 그리고 메뉴 역시 심플하게 몇 가지만 대표적으로 판매하고 있었다. 앞에 주차장도 넓게 있고 갑자기 그러면 장소를 바꿔 여길 가볼까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렇게 이 가게를 오게 되었다. 아마 이렇게 급 목적지를 바꾼 것을 보면 원래 가려던 가게를 크게 가고 싶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다들. 아니면 그냥 날이 추우니 국물 요리만 먹으면 되었어서 같은 국물 요리라 상관이 없었나? 아마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가게로 들어서는 문을 열면 이중 구조로 되어있었다. 거기서 다시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게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공간에 이렇게 고양이가 한마리 있었다. 날이 추우니 전기장판 위에 올라가 저렇게 쉬고 있는데 살도 토실토실하고 잘 관리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보다 고양이가 사람 손에도 익숙하고 애초에 너무 순한 것 같았다. 만지면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고 그렇더라. 근데 괜히 내가 얘 단잠을 깨웠나 싶기도 했다. 그래서 조금 만지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왔는데 너무 귀여웠다. 요즘은 이상하게 고양이가 그렇게 귀엽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근데 강아지는 대체적으로 다 순하다면 고양이는 순한 게 복불복 느낌이 있어서 키우기는 살짝 무섭다. 강아지는 뭔가 주인은 잘 따르는 것 같은데 고양이는 주인도 할퀴니까. 근데 이건 내가 강아지는 키워봤어도 고양이는 키워본 적이 없어서 가지고 있는 생각일 수도 있겠다.

고양 맛집 늘봄육개장 메뉴의 경우 많지 않았다. 그냥 육개장과 거기에 칼국수가 들어간 육개장 칼국수 그리고 하얀 국물 베이스의 하얀육개장. 추가로 사골만두국과 돈까스, 수육, 고기만두가 있었다. 총 7가지 메뉴로 구성되어 있어서 주문이 크게 어렵진 않겠다. 여기에 돈까스나 군만두를 넣으신 이유도 가족 단위로 식사를 왔을 때 아이들이 먹을 수 있도록 좋아하는 메뉴를 조금 넣으신 느낌이다. 근데 우리가 저 메뉴를 다 시켜버렸다. 일단 세명 다 너무 배가 고픈 상태였다. 그래서 메인 메뉴를 하나씩 주문했다. 육개장 2개와 난 뭔가 면도 같이 먹고 싶어서 육개장칼국수를 주문했다. 그리고 돈까스와 고기만두는 같이 중간중간 곁들여 먹기로 했다. 근데 여기서 판단 미스를 했다. 우리 다 여기 급 온 가게다. 그렇다 보니 양은 어떻고 뭐 어떻게 나오는지 알 수 없었다. 근데 여기 가격 대비 양이 꽤나 많이 나오는 가성비 좋은 가게였다.

돈까스부터 깜짝 놀랐다. 저 그릇도 큰데 저 위에 꽉 찼다. 군만두는 예상한 대로 그냥 우리가 간단히 하나씩 먹을 수 있는 양으로 나왔다. 돈까스도 사실 이 정도 볼륨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 확실히 가격이 만원이나 하는 이유가 있었다. 만약 이렇게 나올 줄 알았으면 육개장을 두 개만 주문하는 것이었는데 싶었다. 근데 나중에 먹다 보니 메인 메뉴는 세명 다 거의 다 먹었고 돈까스를 조금 남기게 되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이 가게의 본질적인 목적은 달성한 것이니 나름 잘 주문한 것이 되겠다. 만약 다음에 도면 고기만두를 빼고 돈까스만 주문할 것 같다. 이상하게 이 옛날식 돈까스처럼 나오는 것이 바삭하니 꽤나 맛있었다. 그냥 단순 튀겼다기보단 정말 맛있었다. 저것만 먹으러 와도 될 느낌이랄까. 메인인 육개장이 더 늦게 나와 이렇게 서브의 음식들로 맛을 즐기며 배를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주인공이 나왔다. 나만 칼국수가 들어간 메뉴로 주문을 했는데 솔직히 중간에 기본으로 바꾸려고 했다. 아니면 면발을 나중에 따로 넣을 수 있냐고 여쭤보거나. 근데 이미 우리의 의도와는 다르게 주문을 여러번 말씀드리게 되면서 우리도 지치고 서버분도 좀 지쳤을 것 같아 그냥 말하지 않았다. 면은 확실히 먹고 싶었는데 처음엔 국물 본연 자체를 즐기고 싶었다. 확실히 밀가루가 들어가면 국물의 농도가 달라질 테니. 근데 뭐 그냥 그 탁한 맛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편이라 괜찮긴 했다. 일단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메인 메뉴 역시 양이 상당했다. 이게 원가가 어떤지 뭐 그런 건 모르겠고 분명한 것은 메뉴 하나당 정말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뭐 부족한 느낌은 안 들 것이다. 요즘은 이렇게 하나를 해도 제대로 잘하는 가게들이 좋다. 흔히 먹는 육개장이 요리가 되는 늘봄육개장 가게다.

 

본격적으로 흡입을 하기 시작했다. 요즘은 확실히 날이 추워지다보니 이렇게 몸을 뜨끈하게 녹일 수 있는 음식들이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여름에도 나름 요즘은 실내가 다 춥기 때문에 국물 요리를 예전보다 더 찾게 되는 것 같긴 한데 겨울 그 몸이 으슬으슬할 때 땀 흘리면서 먹는 그 매력이 확실히 더 있긴 있겠다. 다른 사람들의 경우 밥을 말아 한 번에 먹긴 했지만 나의 경우 일단 면부터 해치웠다. 면을 먹으면서 그 위에 올려진 고명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재료들과 함께 먹었다. 이렇게 고기도 튼실하니 크게 들어가 있고 파도 무심하게 툭툭 크게 썰려져 올라가 있었는데 식감도 아삭하니 너무 맛있었다. 단순 국물만 많아서 양이 많은 것이 아니라 재료도 충분히 들어가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애초에 국물 자체도 다른 곳들과 달랐다. 사골만두국 메뉴처럼 여기 애초에 국물 베이스에 사골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더 깊고 담백하달까.

가게 설명을 살펴보면 늘봄육개장은 보약이라고 쓰여져 있었는데 정말 그런 맛이었다. 근데 그게 건강한 맛을 나타내면서도 계속해서 손을 가게 하는 감칠맛이 살아있었다. 확실히 이렇게 입지가 동 떨어져 있어도 맛있는 곳은 요즘 알아서 사람들이 찾아온다. 어찌 되었든 우연히 우리가 여기를 오기도 했고. 돈까스도 잊지 않고 계속해서 먹었다. 그리고 사실 이 둘의 조합이 꽤나 어색하게 느껴졌는데 막상 먹다 보니 그렇게 나쁘지도 않았다. 돈까스 튀김에서 오는 그런 느끼함들을 이 시원한 육개장 국물이 잡아주었다. 그리고 또 이 국물만 먹다 보면 뭔가 기름진 맛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그때 또 돈까스가 해결해 주고. 은근 조합이 괜찮았다. 입도 바쁘게 손도 바쁘게 움직이는 저녁 식사시간이었다. 아 그리고 칼국수의 경우 밥이 별도로 안 나오는데 돈까스에 나오는 밥으로 추가 주문 없이 함께 먹을 수 있었다.

 

오히려 군만두가 제일 좀 아쉬웠었다. 그냥 딱 예상한 그대로랄까. 뭔가 특별함은 없었다. 그렇다보니 세 가지 메뉴 중에 제일 사랑받지 못했다. 진작 사라졌어야 하는데 마지막까지 몇 개가 남아있었다. 그리고 면을 다 해치우고 나는 밥을 말았다. 확실히 육개장은 또 밥과 함께 해야 그 매력이 배가 되긴 하는 것 같았다. 너무 맛있었고 여기 고양시 맛집 늘봄육개장 가게의 경우 밑반찬도 심플한데 이 깍두기와 정말 잘 어울렸다. 그래서 이 깍두기 따로 판매도 하냐고 여쭤봤는데 여기서 직접 담그는 것이라 수량이 애초에 부족해서 따로 판매는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딱 내가 좋아하는 익은 정도여서 아쉬웠다. 이 깍두기가 지금도 생각난다. 아마 지금 배가 고파서 그런가. 아무튼 이렇게 셋이서 기대하지도 않았던 식당에 가서 너무 맛있는 식사를 즐겼다. 아마 여기 겨울이 끝나기 전에 한번 더 방문하지 않을까 싶다. 맛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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