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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요리 인생이 담긴 연남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클래식당

디프_ 2023. 1. 22. 20:00
피자 위에 올라간 모르타델라 슬라이스햄이 너무 매력적이었던 가게

 

오랜만에 퇴근하고 연남동을 찾았다. 어떻게 보면 다시 평일이 있는 삶을 되찾았다고 볼 수 있겠다. 2022년에 참 고생 많이 했다. 여러모로. 진짜 살면서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해가 아닐까 싶다. 또 생각해 보면 해외여행을 오랜만에 나가본 시기이기도 하고. 전체 1년을 돌아봤을 때 임팩트가 너무 컸던 한해라 아마 잊지 못할 과거가 될 것 같다. 물론 이 시간을 통해 많은 것들을 깨닫고 겪고 배우고 했고 분명히 현재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피가 되고 살이 되고 했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다. 많이 힘들었다. 확실히 뭔가를 배울 때 고통만큼 직접적이고 효과 있는 것도 없는 것 같다. 다시 그 감정이나 상황, 느낌 등을 겪고 싶지 않아서 똑같은 행동을 하거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되겠다. 물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금세 잊고 돌아가겠지만 그래도 또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해결할 능력은 생겼겠다.

 

그래서 뭐 요즘은 나름 나쁘지 않았다. 아직 좋다까지는 모르겠고 나아지고 있고 나쁘지 않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그래도 나아진 것은 할 일들은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이겠다. 내가 기준점을 일 쪽으로 잡았으면 잘 살고 있는 것은 맞겠다. 다만 개인적으로 일은 서브고 내 삶이 메인이기 때문에 서브를 잘했다고 해서 내 욕심이 채워지진 않겠다. 물론 서브와 메인 둘 다 모두 메인처럼 대하긴 하는데 그건 나의 책임감으로 비롯된 행동이고 내가 삶의 중점으로 두고 보는 것은 다른 영역이겠다. 오랜만에 평일 연남동에 온 이야기를 시작으로 참 말이 많아졌다. 말꼬리 늘리기는 정말 잘하는 것 같다.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은데. 그래도 여기 내 공간에서나 이렇게 마음 편하게 떠들지 어디 가서 이러진 못하니까. 아무튼 일행보다 내가 조금 더 일찍 도착하게 되었고 먼저 안에 들어와 자리를 잡고 일행이 오길 기다렸다.

 

사실 여기 위치를 찾느라 고생 좀 했다. 분명히 근처에 왔고 간판은 보이는데 가게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입구가 어디지하고 그 건물을 한 바퀴 돌았는데 지하에 매장이 있었다. 근데 거기 들어가니 2호점을 잘못 찾아온 것 아니냐고 여쭤보셨다. 아마 만석인데 추가 인원이 들어오니 그렇게 생각하셨던 것 같다. 그렇게 2호점을 찾아갔는데 아까 봤던 간판이 아니라 여기 이렇게 글자로 쓰여진 곳을 왔어야 했다. 그리고 매장을 좀 둘러보니 애초에 정식 매장처럼 생긴 것은 아니고 뭔가 간이식당처럼 일시적으로 생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장소였다. 사실여부는 모르겠고 내 기분이 그랬다. 그래서 뭔가 상대적으로 내부 온도도 덜 따뜻한 느낌? 이날 날이 워낙 추워서 그렇게 느낀 것일 수도 있겠는데 아무튼 매장의 분위기는 내가 예상한 것과는 사뭇 달랐다. 물론 여기 역시 찾아서 온 곳이다. 내가 직접 찾았다기보단 추천을 받은 곳이지만.

일행의 경우 얼마 기다리지 않아 금방 도착했다. 내가 가게를 헤매느라 10분 정도 고생을 해서 한 10분 정도만 기다리니 바로 만날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건내주고 서로 하나씩 먹고 싶은 것을 고르기로 했다. 난 파스타 쪽을 보았고 이 친구는 피자 쪽을 정했다. 그렇게 봉골레 파스타 하나와 모르타델라 루꼴라 피자 하나씩을 주문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음료는 안 마셔도 됐기 때문에 추가로 콜라 하나만 주문했다. 이렇게 한 사람의 요리 인생이 담긴 연남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클래식당 메뉴 주문을 마쳤다. 그리고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서로 안부를 물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매장이기 때문에 대화를 나누기엔 모르는 사람과 너무 붙어있어서 살짝 신경 쓰이긴 했는데 다행히 다른 테이블들이 식사가 거의 끝나가서 음식이 나왔을 땐 우리끼리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피자까지 나왔고 이제 본격적으로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사실 식당에 갔는데 음식이 따로따로 나올 경우 괜히 아쉽다. 뭔가 이렇게 전체 사진을 한번 찍고 본격적으로 먹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까. 근데 이 친구도 블로그를 하기 때문에 뭔가 이런 상황을 원했던 것 같고 다행히 피자가 너무 늦게 나오진 않아서 이렇게 사진을 찍고 먹을 수 있었다. 나도 낯선 사람이나 자주 안 보는 사이의 경우 먹을 때 사진을 애초에 찍지 않는다. 어설프게 찍을 바엔 그냥 안 찍는 게 마음이 편하더라. 근데 이렇게 블로그 하는 친구랑 만나면 눈치 안 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좋다. 물론 내가 요즘 만나는 친구들은 다 이미 편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상관없겠지만 또 세상 일 모르는 거니까. 둘 다 퇴근 후 바로 만나 배가 고팠던 상태였기 때문에 손을 바쁘게 움직여 열심히 먹었다.

한 사람의 요리 인생이 담긴 연남동 이탈리안 레스토랑 클래식당. 내가 처음 잘못 들어간 가게가 1호점이고 여긴 2호점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참 애매했다. 일단 매장 분위기도 1호점이 너무 아늑하고 좋았다. 조명부터. 근데 여기 2호점은 그 부분도 잘 모르겠다. 특히 요즘처럼 추운 겨울엔 더더욱. 뭐 날이 좋은 봄이나 가을엔 오픈형으로 열어두면 여기가 훨씬 더 매력적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음식의 경우에도 파스타는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웠다. 솔직히 이 값어치를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뭔가 집에서 만드는 것이 더 맛있을 수도 있을 느낌이랄까? 그나마 피자에서 반전이 있었다. 도우가 화덕피자인진 잘 모르겠으나 너무 바삭하고 맛있었고 무엇보다 피자 위에 올라간 모르타델라 슬라이스햄이 대박이었다. 한입 먹자마자 짭조름한 것이 전체적인 밸런스가 너무 좋았다. 솔직히 저거 하몽인 줄 알았는데 하몽은 아니더라. 스페인 놀러 갔을 때 하몽 별로 안 먹은 것이 아쉬울 정도로 맛있는 맛이었다. 피자가 이날 제 몫을 다해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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