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맛이라 더 끌리는 중국집 볶음밥, 짬뽕, 탕수육
요즘 먹는 방식이 좀 정해져 있다. 일단 원래 살면서 밖에서 한식을 사 먹은 적이 거의 없었다. 물론 점심식사처럼 정기적인 식사를 제외하고 그냥 친구를 만난다거나 아니면 모임이 있다거나 할 때 그럴 경우에 말이다. 근데 요즘은 그럴 경우에도 한식을 먹는다. 양식의 경우 뭐 뷔페부터 해서 피자, 파스타 등은 예전과 비슷하게 먹고 있는 것 같다. 일식의 경우 계절성을 좀 띄어서 그때그때 다른 것 같고. 문제는 중식인데 요즘 왜 그렇게 중식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저런 특별한 날 기준으로 말이다. 원래 중식이 약간 한식 개념으로 꾸준히 점심에 한 번씩 먹어주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그냥 특별한 날에 괜찮은 곳에 방문해서 먹고 싶다. 확실히 잘하는 곳은 간짜장부터 해서 기본적인 퀄리티와 구성이 다르니까 먹는 기분도 나고 그렇더라.
근데 이게 또 막상 너무 비싸면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중국집들도 나름 규모가 있는 곳은 코스요리처럼 파는 곳들이 있는데 그게 가격이 꽤 나가는 편이다. 근데 개인적으로 중식에는 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메뉴들이 있다고 생각하여 굳이 코스요리를 먹는다기보단 단일 메뉴 여러개 주문해서 나눠 먹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실제로 그게 더 만족도가 높기도 하고. 아마 가지튀김 요리를 제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조금 퀄리티 있는 중식당이 아닐까 싶다. 평소 일반적인 가게에서 만나긴 쉽지 않다. 아무튼 오늘 소개할 중국집 신선은 그런 느낌까진 아니고, 동네에서 점심이나 저녁을 가볍게 해결하기 위해 들리기 편한 곳이다. 특급 호텔 중식 전문 쉐프가 운영하는 곳이며 이런 특별함 때문인지 근처 사람들에게 꽤나 사랑받고 있는 곳 같다. 나의 경우 이날 처음 방문했다.
생생정보통에도 나온 적이 있구나. 어떤식으로 나왔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근데 여기 이렇게 먹어보니 왜 이 근처에서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일단 가격은 요즘 물가 대비 보통인 것 같다. 저렴하지도 비싸지도 않은 그 중간선? 나름 세트 메뉴 구성도 잘 되어있고. 근데 기본적으로 양이 많다. 요즘은 가격은 둘째치고 양이 많아야 어찌 되었든 살아남는 시대가 된 것 같다. 그래서 장사하시는 분들도 차라리 천 원을 더 깎아서 양을 줄일 바에야 차라리 가격 인상을 조금만 하여서 양을 더 풍족하게 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나아 보인다. 실제로 손님들이 많이 남긴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물론 그런 경험을 축적하여 알맞은 양과 가격을 궁극적으로 제공해야겠지만 말이다. 아무튼 여기 기본적으로 양이 많다. 요즘 먹는 양이 줄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많은 편이었다.
그렇게 주문한 볶음밥, 짬뽕, 탕수육이 나왔다. 솔직히 그냥 식사 메뉴만 먹어도 충분하다. 근데 이상하게 중국집에 오면 탕수육을 깔든 군만두를 깔든 뭔가 하나 깔아둬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중간중간 먹어줘야 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진짜 식사 메뉴만 즐기러 중국집에 가본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물론 탕짬면이라든가 탕짜면이라든가 그런 세트 메뉴가 있을 경우에는 그것만 시켜도 되긴 하겠지만. 여기 신선에는 그런 세트 메뉴는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각기 단품으로 짜인 세트는 있어도. 아무튼 그렇게 탕수육이 나오자마자 맛을 보기 시작했다. 일단 뭐 전체적으로 비주얼을 보면 아시겠지만 그렇게 특별할 것은 없다. 딱 익숙한 비주얼과 상상하는 맛 그대로다.
근데 여기 짬뽕이 좀 남다르다. 일단 이 짬뽕 맛은 무슨 맛인지 알겠다. 이게 정말 동네에 흔히 있는 중국집에선 이런 맛이 나지 않는다. 이게 먹다 보면 동네에 있는 중국집과 백화점이나 그런데 입점해 있는 중국집 짬뽕 맛이 다름을 알 수 있다. 그게 국물 색깔부터 다르고 맛부터 다르다. 나도 어떻게 왜 다른지는 모르겠는데 확실히 다르다. 그냥 동네에 있는 중국집은 국물 맛이 자극적이고 일차원적이라고 보면 되는데, 좀 고급스러운 중국집에선 짬뽕 국물 맛이 좀 깊고 탁한 느낌보다는 맑은 느낌이 있고 좀 깔끔한 편이다. 뭔가 일직선스러운 맛이 아니랄까. 이게 표현이 좀 이상하긴 한데 아무튼 먹어보면 안다. 근데 여기 특급 호텔 중식 전문 쉐프가 운영하는 중국집 신선 짬뽕의 경우 그런 국물 맛이 난다. 확실히 출신이 출신이신지라 그런 것 같다.
그래서 국물을 계속해서 먹더라도 뭔가 짠맛을 통해 따로 물을 찾는다기보단 그 자체로 깔끔한 느낌이 있다. 짜사이도 곁들여주고 탕수육도 열심히 먹어가면서 식사를 즐겼다. 이 형도 볶음밥 양이 꽤 되었는데 혼자서 저렇게 단무지랑 잘 해치우더라. 나의 경우 이날 단무지에는 크게 손이 가지 않았다. 탕수육이 있으니까. 아무튼 전체적으로 그냥 크게 특별함은 없지만, 이 가게만의 짬뽕 매력이 있었고 전체적으로 아는 맛이라 더 끌리는 그런 중국집 느낌이었다. 근처 직장인들이 많은데 그냥 중식 생각날 때 편하게 방문하기 좋은 느낌이랄까? 양도 괜찮고. 나의 경우 점심시간에 이 근처에 방문할 일이 크게 없어 재방문할지 모르겠지만 왜 이 근처 사람들이 주기적으로 찾는진 알 수 있는 그런 가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