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요즘 떠오르는 핫플 옥수동 브런치 맛집 제이드앤워터

디프_ 2022. 11. 14. 20:07
캐주얼다이닝&와인바 제이드앤워터에서 맛보는 이색적인 요리

 

비 오는 날을 싫어한다. 솔직히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이게 날씨가 흐리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크게 감정선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냥 오늘 날씨가 이렇구나. 심지어 우산을 들고 나가는 것을 그리 귀찮아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근데 요즘은 비가 오면 그렇게 싫다. 일단 산책을 못해서 싫고 밖에 일이 있을 경우 우산을 들고 나가야 하는 것이 상당히 번거롭게 느껴진다. 뭐 그냥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과정인지 아니면 내가 삐뚤어지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개인적으로 비 오는 것을 좋아하진 않게 되더라. 근데 가끔은 집에 혼자 누워있거나 아니면 여행을 가서 좋은 풍경을 바라보며 쉬고 있을 때 적당히 뚝뚝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을 때 기분이 좋긴 한데 그건 일시적인 것 같다. 아무튼 오랜만에 외출하는 이날 비가 참 많이 내렸다.

 

이날 아마 새 신발을 신었던 날인데 가죽으로 된 신발이었다. 그래도 스웨이드처럼 바로 뭔가 노출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정도 코팅이 되어있어서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이날 만난 동생이 패션에 좀 잘 알아서 만나자마자 물어보니 조심하면 좋긴 하다고 말을 하더라. 그래도 엄청 비싼 신발은 아니고 나름 가성비 좋게 나온 신발이어서, 애초에 좀 편하게 신고자 착용감 좋은 것을 구매했기 때문에 나름 위안을 삼았다. 아무튼 여기 옥수동, 솔직히 혼자 찾아서 오라면 못 왔을 것이다. 애초에 이런 공간이 있는 줄도 몰랐다. 근데 이 친구가 여길 가보자고 했고 이렇게 따라오게 됐다. 요즘 슬슬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근데 딱 한번 와보니까 어떤 감성으로 요즘 주목받고 있는지 몸소 느낄 수 있겠더라. 약간 옛날 초창기 그 이태원 골목 느낌이랄까. 한남동 그쪽!

 

그리고 여기 건물을 찾아오기도 힘들었다. 간판이 크게 있는 것도 아니고 우산때문에 시야도 막혀서 불편했고 일단 비가 오는 것 자체가 내 활동을 어느 정도 막아둬서 좀 힘들었다. 그런데 지도 열심히 봐가면서 길을 찾았고 솔직히 건물 안으로 들어왔을 때도 여기가 맞나, 문을 여는 순간에도 여기가 맞나 싶었는데 딱 문을 여니 이런 공간이 펼쳐졌다. 뭔가 특별한 공간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밖은 정말 고요했는데 안에는 이렇게 바 테이블 형식으로 사람들이 각자 좋은 사람들과 모여 맛있는 것을 먹으며 신나게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나도 빨리 외투를 벗고 자리에 합석했다. 여기 캐주널다이닝&와인바 제이드앤워터 가게의 경우 어플을 통해 간단하게 예약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방문할 생각이 있으면 예약을 무조건 하고 오는 것이 좋겠다.

메뉴판을 살펴봤다. 근데 이 친구가 나랑 오기 전에 일주일 전쯤인가 아는 친구들과 이미 와 본 적이 있다고 했다. 내가 여기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니 그렇게 말해주었다. 그래서 그냥 그때 괜찮았던 것 하나와 다른 것 하나를 우선 주문하자고 했다. 그래서 내가 파스타 쪽에서 하나를 골랐다. 역시 알리오 올리오 계열이 제일 무난하겠다. 내가 좋아하는 맛이기도 하고. 근데 이상하게 가격은 평균적으로 제일 저렴한 파스타 중에 하나더라. 아마 들어가는 재료가 다른 것들에 비해 덜해서 그런가? 아무튼 그렇게 주문을 하고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여기의 경우 주방도 오픈형이고 손님 테이블도 오픈형이다. 그래서 뭔가 독립적인 공간을 원하시는 분들의 경우 좀 안 맞을 수 있겠고, 대화를 집중하기엔 좀 힘들 수도 있겠다. 물론 밤에 적절한 조명과 와인 한잔하면서 담소를 나누면 좋긴 하겠는데 일단 낮에는 그보다 더 환하니까 상대적으로 그런 느낌은 덜했다.

 

요즘 떠오르는 핫플 옥수동 브런치 맛집 제이드앤워터 주문한 메뉴가 모두 나왔다. 우선 처음부터 메뉴를 다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먹어보고 결정을 하기로 했다. 일단 딱 보면 여기 양이 많은 편은 아니다. 근데 신기하게도 일단 사람인지라 먹으면 배가 찬다. 아마 바로 먹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도 하고 천천히 나눠 먹으면서 먹다 보니까 포만감이 슬슬 올라오는 것이겠다. 뷔페처럼 나오자마자 바로 먹는다는 마인드로 접근하면 금방 해치울 수 있을 정도다. 이 말인즉슨 여긴 가성비로 접근할 가게는 아니라는 것이다. 애초에 위치도 그렇고 여기 가게 컨셉도 그렇고 좀 데이트코스 중 하나인 느낌이다. 먹기 좋은 편한 맛집을 찾아가는 기준이 아니라 말이다. 그래서 좀 생각을 달리하여 접근해야겠다.

그렇다고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 다시 말하지만 이 공간 자체도 너무 좋고 여기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잘 어울리고 다 좋았다. 인테리어까지 만족스러웠다. 음식에 대해 조금 더 깊게 말하자면, 이 옥앤수 새우산도도 14,000원에 4조각이 나온다. 메뉴 설명의 경우 '스윗칠리마요 옥앤수 새우패티 그대로 토스트'라고 되어있다. 가격만 놓고 보면 이게 다음에 또 먹을 수 있나 싶다. 근데 일단 여기 아니면 저 새우산도 자체를 다른 곳에서 맛보기가 힘들겠다. 메뉴가 대중적이지 않은 경우는 확실히 이유가 있다. 뭐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다거나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거나 그런 것들 말이다. 그리고 한입 먹을 때마다 너무 부드럽고 맛있었고 새우살이 가득 씹혀 좋았다. 그리고 '스파게티 베이컨페스토 통베이컨 마늘칩 페코리노 염장노른자' 베이컨 알리오의 경우 솔직히 익숙한 맛이긴 하다. 오히려 파스타 전문점과 비교하면 살짝 아쉽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여기 분위기와 맞고 그냥 그 감성에 먹는 맛 같은 것이 있었다. 만약 저 파스타를 동네 가게에서 저렇게 똑같이 저 가격에 판다면 아마 다시 먹진 않았을 것이다. 그니까 여기도 모든 메뉴가 완벽할 순 없겠다. 두 개를 다 먹은 뒤에 둘이서 더 먹을까 아니면 카페를 갈까 이야기를 나눴다. 여기 브레이크 타임이 있어서 좀 애매했다. 근데 주문이 가능하다고 하셔서 오렌지 치킨 하나를 주문했다. '오렌지 쉐리소스 드럼스틱 맛타리 꽈리고추 피스타치오'라 설명이 되어있었는데 처음 왔을 때부터 이 메뉴가 눈에 들어오긴 했다. 근데 치킨을 너무 좋아해서 어딜 가나 치킨부터 찾으면 안 될 것 같아 참고 있었는데 결국 이렇게 또 주문하게 됐다. 솔직히 딱 비주얼만 봐도 다른 가게에선 찾기도 힘들고 이렇게 꽈리고추가 듬뿍 올라간 메뉴도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비주얼은 확실히 모든 메뉴가 다 좋다.

일단 그리고 구운 자몽이 들어간 것도 신기했다. 뭔가 감성이라고 표현하면 와닿지 않으실 수 있겠지만 그런 것들이 하나하나 담겨있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닭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 부드럽고 촉촉했다. 소스도 잘 어울리고. 그래서 맛있게 잘 먹었고 와인은 비록 마시지 않았지만, 다른 테이블에서 즐기시는 것들을 보면 여기가 왜 요즘 떠오르는 핫플인 옥수동에서 브런치 맛집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제이드앤워터 다음에 만약 약속 잡을 일이 생기면 충분히 다시 와볼 수 있을 것 같다. 음식이나 그런 것들 떠나서 이런 공간 자체를 경험하는 것도 좋은 추억이니 말이다. 식사도 분위기도 오랜만에 너무 기분 좋게 잘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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