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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허한 속을 꽉 채워주는 가정식백반 추천해요

디프_ 2022. 10. 10. 18:06
집밥처럼 따뜻하고 포만감 좋은 가정식백반

 

정든다는 것은 참 무서운 것 같다. 다른 감정들과 다르게 정이란 것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시간 축적이 동반되는 감정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게 해피엔딩일 경우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정말 단어의 뜻과는 다르게 무서운 영향을 발휘하는 감정이다. 그리고 엄밀히 말하자면 정이라는 것에 해피엔딩이 있을 수가 있나 싶다. 모든 것에는 끝이 있을 테니. 아무튼 짧았다면 짧았고 길다면 길었을 하나의 단락에 이제 마침표를 찍고자 한다. 사실 이게 표현하기 나름인데, 마침표라면 마침표고 새로운 출발이라고 하면 출발일 수 있겠다. 과거의 결과는 정해져 있지만 현재는 계속해서 나아가고 미래는 계속해서 바뀌는 법이니 특정 지어 말할 수 없겠다. 아무튼 하나의 단락이 곧 끝이 나겠다. 맛집 블로거 주제에 걸맞지 않은 이야기가 이어진다고 보실 수 있는데, 종종 소개하는 이 동네의 포스팅이 앞으로 소개될 몇 개의 가게를 끝으로 나오지 않을 것 같아 하는 말이었다.

 

포스팅의 경우 실시간으로 하는 편은 아니다. 핸드폰으로 주로 사진을 찍고, 특정 날을 잡고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컴퓨터에 옮긴다. 그리고 그때그때 포스팅하고 싶은 식당을 바탕화면 폴더에서 찾아 이렇게 업로드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시기가 좀 뒤죽박죽일 수 있는데 분기라는 큰 흐름으로면 그 안에 들어가 있겠다. 그래서 바로 어제 먹은 것을 오늘 포스팅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라 시간의 흐름이 좀 안 맞을 수 있겠다. 그렇다보니 오늘 글이 올라왔다고 해서 그 안에 담긴 감정의 오늘의 감정은 아니라는 의미가 되겠다. 아무튼 요즘처럼 인생에서 한식이 좋아진 때는 없었다. 소화도 잘 되고 솔직히 맛도 가지각색이고 하나하나 골라먹는 재미가 있더라. 양식이나 중식에서는 느낄 수 없는 포인트다. 그리고 가게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걸어가다 눈에 보이는 곳을 방문하는 재미도 있겠다.

 

오늘 소개할 예랑식당의 경우 가게 자체가 생긴 지는 얼마 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나름 이 주변 상권을 찾아보니 가정식백반 메뉴 자체를 여기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파는 곳은 있는데, 여기처럼 돌솥밥에 누룽지까지 제공되는 가게는 없어보였다. 그리고 새로 생긴지 얼마 안 된 것처럼 쾌적하기도 하고. 요즘 날이 갑자기 추워져서 솔직히 아직 옷차림이 얇은 상태로 돌아다니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날에 이렇게 허한 속을 꽉 채워줄 수 있는 한끼를 먹으면 든든하지 않을까 싶다. 가을이 유독 여러모로 사람의 마음이 동요되는 계절인데 집밥처럼 따뜻하고 포만감 좋은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이다. 이날의 경우 두번째 방문이었는데 역시나 같은 메뉴를 먹고 만족하였다. 밑반찬의 경우 큰 틀에선 바뀌지 않았지만 일부 그 시기에 맞게 바뀌긴 하는 것 같다.

국과 반찬 포함 총 9가지 종류의 먹을거리가 나온다. 여기에 나중에 밥을 덜어내고 그 안에 담긴 누룽지까지 포함하면 총 10가지 구성이 되겠다. 그리고 찬이 조금씩 담겨있어 먹을 것이 없다고 말하실 수 있겠지만 좌측에 담긴 양념게장 포함하여 찬의 경우 리필이 되겠다. 리필이라는 표현이 이상한가? 아무튼 셀프로 더 가져올 수 있다. 솔직히 이런 백반 집의 경우 구성도 구성이지만 사장님 손맛 자체가 좋아야겠다. 근데 여기 찬을 하나하나 다 먹어봤을 때 기본적으로 요리를 잘하신다 생각했다. 솔직히 내 입맛이 뭐 좋은 편도 아니고 함부로 평가를 할 수 있겠느냐만은, 그냥 처음 먹어보는 것들도 맛있더라. 적당히 감칠맛 있고! 아 그리고 바뀐 찬은 저 우측 상단에 있는 생선 조림이다. 저번엔 구이가 나왔는데 이번엔 조림이 나왔다. 아무래도 새로 생긴지 얼마 안된 가게이니만큼, 시기에 따라 바뀌는 것인지 아니면 이제 고정적으로 맞춰 나가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국 역시 밍밍하지 않고 간 알맞게 잘 맞았다. 얼큰하고 시원했다. 일단 흰쌀밥을 덜어내고 그 안에 육수를 부은 뒤에 뚜껑을 닫아주었다. 누룽지도 그 식감 때문에 정말 맛있다. 개인적으로 뭔가 푹 삶아진 느낌의 무른 식감보다 크리스피한 바삭바삭한 식감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튀김 요리를 좋아해서 그런가? 그래서 그냥 흰쌀밥을 물에 말아먹는 것보다 누룽지를 바삭바삭하게 먹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아무튼 그렇게 김치랑도 즐기고 손 바쁘게 여러 가지 찬을 옮겨가면서 식사를 즐겼다. 솔직히 찬이 많을 경우 먹느라 바쁘기 때문에 사진 찍기도 힘들고 그런데 먹는 재미가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단 낫겠다. 그리고 이 가게 자체가 막 시끌벅적한 느낌이 아니라 평온함이 느껴져 좋았다. 혼밥 하기에도 매우 좋은 곳이다.

국 안에도 이렇게 해산물이 들어가 있어 단가를 당연히 생각하셨겠지만 대충 나오는 느낌은 아니었다. 어쩐지 기본 국물 맛이 좋더라니. 그리고 평소라면 생선 살을 잘 안 발라 먹는 편인데, 흰쌀밥 위에 이렇게 국물 자작하게 올려 먹으면 이것만큼 꿀맛은 또 없기 때문에 먹을 수밖에 없었다. 여러모로 맛있게 잘 즐겼다. 그리고 브로콜리의 경우 솔직히 인터넷 보면 여러모로 또 말이 많은 재료 중 하나인데 삶아져 나오기도 하고 초장에 찍어서 먹으면 또 나름 신선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먹어보았다. 그냥 여기 전체적으로 뭐 하나 실망감 없이 다 괜찮았다. 다만 하나하나 특별한 맛이 느껴지기보단 그냥 익숙한 맛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그런 포인트들이 좋았던 것 같다. 근데 또 그게 가정식백반 메뉴의 매력이니까. 제가 추천드리는 이유기도 하고.

국물도 계속해서 먹고 양념게장의 여운이 자꾸 남아 혹시 양념게장 추가 요청이 가능한지 여쭤보니 가능하다고 하셨다. 물론 막 한 그릇 가득 채워 주시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이미 이때 배가 부르기도 했고! 그리고 흰쌀밥을 다 해치웠기 때문에 누룽지와 함께 먹었는데 고소한 맛이 계속해서 느껴져서 그것 또한 기분이 좋았다. 솔직히 예전에는 집에서 매번 먹는 한식을 밖에서까지 사 먹어야 하나 싶었는데 꽤나 만족스러운 점심이었다. 정말 집밥처럼 따뜻하고 포만감 좋은 식사였다. 마무리 뜨끈뜨끈한 누룽지로 허한 속을 꽉 채워주기도 했고. 가정식백반 확실히 매력 있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이게 어느 식당을 찾아서 방문하면 또 값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이렇게 동네에서 비슷한 가게를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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