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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 좋은 계절 가을에 즐기는 야외 바베큐 파티

디프_ 2022. 10. 2. 11:52
목살, 삼겹살, 새우, 맥주, 막걸리, 파김치까지 너무 다 좋았던 하루

 

사람이 갑작스럽게 체중이 줄면 질병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한다. 이유 없이 체중 감소가 갑자기 이뤄지진 않으니까 말이다. 최근 몸무게가 많이 빠졌다. 사실 뭐 많이 빠진 것도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근 1~2년간 원했던 몸무게에 도달한 것이겠다. 근데 이 몸무게에 도달하기까지 별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 운동 가기 전에 많이 먹으면 안 되니까 먹는 양을 줄였고, 또 그 상태에서 운동을 하고 바로 자니까 본의 아니게 음식을 줄일 수 있게 되었고, 또 소화가 안된다는 명목으로 많이 먹지 않았고, 체질 검사 이후에 최대한 몸에 맞는 것을 먹으려 노력하고 있고 등 뭔가 의도치 않게 이것저것 삶에 많은 변화를 주게 되었다. 솔직히 이 상태에서 이 운동 패턴을 꾸준히 유지하고 잠만 잘자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은데 아직까지 잠을 잘 못 잔다. 그래서 장거리 운전을 힘들어하는 편이다. 왜냐하면 너무 졸려서 못하겠더라. 이런 적은 또 태어나서 처음이다.

 

그래도 이 시간엔 그나마 괜찮았다. 일단 컨셉 자체가 힐링 여행이었다. 노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나머진 알아서 각자 시간을 보내자고 했다. 뭐 섯다 같은 화투를 칠 것도 아니고 같이 플스 같은 게임기를 챙겨 와서 게임할 것도 아니고, 여기 컴퓨터가 있는 것도 아니니 평온하게 자연 속에서 스마트폰이나 할 것들 하면서 시간을 보내자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물놀이도 가볍게나마 조금 즐길 수 있었고! 솔직히 계곡의 무서움을 이때 처음 알았다. 물살이 그리 세 보이지 않았는데 한번 중심을 잃으니 계속해서 떠내려가더라. 근데 그게 물 안에서 떠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바위에 부딪히고 긁히고 해서 그 짧은 순간에 좀 공포스럽긴 하더라. 그래서 살짝 놀랐는데 다행히 뭐 수심이 그리 깊지 않아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다. 등에 좀 상처만 나고. 아무튼 그렇게 잘 놀고 씻은 뒤에 본격적으로 야외 바베큐 파티 준비에 나섰다.

 

각자 역할 분담을 한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고기를 굽고 누군가는 주방에서 여기 야외까지 먹을 것들과 식기류를 준비하고 누군가는 안에서 찌개를 끓이고 상추를 씻고 그랬다. 뭔가 서로 알아서 할 일을 찾는 구조면 딱히 힘들 것이 없다. 다만 거기서 일부분만 준비를 하고 일부는 쉬면 문제가 되는 것이겠고. 그게 단체 생활에선 더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 같다. 나의 경우 그런 단체 생활을 별로 해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충 생각해보면 그럴 것 같다. 떠나기 전 전날에 동네에서 장을 봤다. 그리고 우리 집에 보관한 후 아침에 차에 실은 뒤에 친구들을 픽업하고 이렇게 출발했다. 솔직히 이 친구들이랑은 이렇게 1박 2일 여행 가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마음 한켠에 아주 작은 걱정이 있었는데 뭐 출발할 때부터 기분도 괜찮고 수다도 잘 떨고 나쁘지 않았다. 역시 친구들은 친구들이다.

일단 오늘 행복하기 좋은 계절 가을에 즐기는 야외 바베큐 파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이 막걸리겠다. 언제 한번 막걸리를 먹은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술을 마실 때 술맛이 나지 않고 달달한 맛을 좋아한다. 거기에 탄산도 있으면 금상첨화겠다. 근데 그런 술을 찾기 쉽지 않겠다. 그래서 그나마 좋아하는 주류가 스페인에서 마셨던 레몬 비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거기 그냥 맥주에 레몬 환타를 섞어서 주는 것이었는데 한국에선 아직 레몬 환타가 반입이 되지 않아 그 뒤로 먹을 수 없었다. 나름 여러 레몬 맥주 종류가 나오긴 했는데 그 맛을 찾긴 힘들더라. 뭐 아마 여행 시에 즐겼던 그 플러스 점수가 있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아무튼 근데 막걸리가 딱 내가 찾던 것과 부합했다. 달달하고 술맛 잘 안 나고 탄산이 있고! 그래서 그 이후로 막걸리를 찾고 있었는데 역시나 술 마실 기회가 별로 없었고 이렇게 오랜만에 마시게 된 것이었다.

나를 제외하고 이 친구들은 다 술을 잘해서, 내 스타일을 아니까 이게 맛있다고 추천해주었고 역시나 믿을만했다. 그렇게 세지도 않고 딱 내가 원하는 느낌이었고 시원하게 마시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얼음에 타서 이렇게 마셨었는데 역시나 꿀맛이었다. 세상에 술 종류가 그렇게 다양한데 나한테 맞는 것이 없구나 싶었는데 이렇게 있었다. 그리고 이날 파김치도 은근 비밀병기였다. 원래 김치를 살까 하다가 파김치가 더 맛있어 보여서 이마트에서 작게 판매하는 것을 구매했었는데 양 적당하고 식감 아삭아삭 좋고 고기와 궁합이 괜찮았다. 비록 자리가 좁아서 여유롭고 편하게 즐기진 못했지만 서서 이렇게 나름 떠난 느낌 나게 약간은 바쁘게 저녁 식사를 했다. 바로 앞에 이렇게 탁 트인 자연이 있고 물소리 들리고 우리끼리 나름 바쁜 와중에 수다도 떨고. 나중에 행복한 추억으로 떠올릴만한 시간이었다.

된장찌개도 은근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가져온 목살 한덩이를 여기에 넣었었는데, 친구가 뭔가 보여준다고 갑자기 나를 불렀다. 바로 찌개에 고기를 넣는 것이 아니라 기름도 내고 살짝 굽는다고 고기 먼저 굽고 있었다. 그 뒤에 찌개를 넣더라. 이 친구도 워낙 요리를 안 하는 친구이기 때문에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니 유튜브에서 봤다고 했다. 나도 알고 있긴 했지만 이게 실행할 때 막상 안 떠오를 수 있는데 센스 있었다. 그렇게 삼겹살과 찌개, 파김치, 마늘 쌈장 등을 열심히 먹으면서 이것저것 다양한 행동을 했다. 나의 경우 이렇게 사진도 찍었겠다. 막걸리도 마셔가면서 말이다. 다시 이렇게 사진을 돌아보니 이때 꽤나 즐거웠구나 싶다. 물놀이도 잘했고. 문득 든 생각인데 가을은 정말 행복하기만 하다면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계절 같다. 그래서 외로움도 상대적으로 많이 탄다고 하는 것인가? 이번에 깨달았다. 가을이 이렇게 좋은 계절이라는 것을 말이다.

 

야외 바베큐 파티를 즐길 때 신경 써야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숯불! 이게 숯불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으면 화력이 세서 고기를 굽기가 힘들고 또 너무 적게 들어가 있으면 먹는 중간에 화력이 약해져 흐름이 끊기겠다. 그래서 제일 좋은 것은 이렇게 적당량 숯을 넣어둔 뒤에 바로 옆에 여분이 있어서 필요에 의해 추가로 넣는 것이 가장 베스트인데 실제로 그렇게 제공되는 가게는 그렇게 많지 않겠다. 손님들이 이 조절을 잘하기도 힘들겠고. 근데 이날은 나름 밖에 벌레들이 몰려들어서 급하게 먹기도 해서 딱 알맞게 좋았다. 마지막에 새우를 구울 때 조금 불이 약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딱 맞춰서 끝낼 수 있었다. 방 자체도 넓고 여러모로 여행 시 아쉬운 점은 없었다. 위치도 나름 가까웠고. 다만 계절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밤에 불빛을 향해 달려드는 벌레들 때문에 고생을 살짝 하긴 했는데 뭐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으니까.

 

솔직히 여태까지 그렇게 많은 여행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숯불에 새우를 구워먹은 적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처음인 이유가 항상 여행을 그나마 내가 편하고 친한, 가까운 친구들이랑만 다녔겠다. 그렇다 보니 서로 비슷한 스타일을 유지하게 되었는데, 이날은 앞서 말한 것처럼 친한 친구들이긴 하지만 여행은 처음이어서 아마 처음 겪는 것들이 좀 있었겠다. 이 새우도 그중 하나고. 한 친구는 자기는 놀러 올 때마다 꼭 이렇게 새우를 까먹는다고 했다. 그래서 새우는 막 자기가 굽겠다고 하더라. 근데 나도 이번 여행을 통해 깨달았다. 이 새우 진짜 매력 있다는 것을 말이다. 처음엔 굽기가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알아서 색깔이 변해주기도 하고 적당히 까서 먹기도 편하고 나름 감성 있고 괜찮더라. 실제로 별 간을 하지 않아도 맛도 있고. 나름 그 순간을 즐겁게 만들어줄 아이템이었다. 난 왜 여태 생각 못했지? 친구한테 하나 배웠다.

다만 뜨겁기도 하고 까먹기 귀찮은 부분은 살짝 감안해야겠다. 이날은 이 새우를 사자고 주장한 친구가 나중에 다까서 주긴 했는데 하나 먹고 너무 배가 불러서 또 추가로 못 먹겠더라. 실제로 많이 먹긴 했다. 목살, 삼겹살, 새우, 맥주, 막걸리, 파김치 그리고 과자까지. 이것저것 너무 많이 주워 먹었다. 폭식이라면 폭식이겠다. 그리고 다들 그렇게 다 먹은 뒤에 배가 불러서 서서 움직이고 그랬다. 밖에 나가긴 힘드니 내부에서 말이다. 다행히 원룸 구조긴 하지만 가운데가 꽤나 넓어서 각자 영역을 지키고 행동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방 너무 잘 잡은 것 같다. 그렇게 일찍 자는 친구들은 일찍 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이날 하루를 마쳤다. 행복하기 좋은 계절 가을에 즐기는 야외 바베큐 파티와 함께 친구들과 너무나도 좋은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도 이렇게 더 즐길 수 있을까? 그러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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