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을 직접 운영하여 이 이상 신선할 수가 없겠다!
원래 이렇게 맛있는 것을 자주 먹으러 다니진 않았던 것 같다. 근데 언제부턴가 이런 습관이 생겼다. 솔직히 그게 이 티스토리를 시작하면서 심해진 것인지, 아니면 그냥 이제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학생 때보다는 괜찮아져서 그런 것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물론 뭐 어렸을 때부터 맛있는 것을 먹는 것을 좋아하긴 했으나 그건 누구나 당연한 이야기고, 막 이렇게 찾아가면서 먹고 이색적인 곳을 가려하고 이런 것이 정확히 언제부터 뭐 때문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이런 현황이 뭐 나쁘진 않다. 오히려 좋다.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게 해주니까! 물론 때로는 너무 지쳐서 눈에 보이는 곳들을 가기도 하는데, 이젠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행동이라서 즐거움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오히려 더 만족스러울 때도 있고. 그래서 뭐 나름 일상이 이런 행동을 몰랐을 때보다는 더 행복해진 것 같긴 하다.
물론 그런 일상을 누구와 함께 하느냐도 중요하겠다. 오늘 소개할 곳은 꽤나 먼 곳이다. 내 기준으로 멀다. 아마 이웃님들 중에는 이 근처에 거주하시거나 가까우신 분도 있으시지 않을까 싶다. 장소는 언양이고 가게 이름은 한마당한우촌이다. 솔직히 언양은 이날 처음 와봤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포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거기서 1박과 같은 2박을 보내고 김해에 사는 친구를 만나기 위해 언양을 중간 지점으로 잡고 여기서 만났다. 포항에서 언양까지 오는 길이 기차도 없고 지하철도 없어서 버스를 타야했고 부랴부랴 예약을 해 이렇게 다음날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버스 시간도 친구랑 맞춰서 딱 맞다. 그게 새삼 신기했다. 원래 교통편은 미리미리 하는 편인데 전날 핸드폰으로 뚝딱해서 거기까지 찾아갔으니. 뭐 나름 재미도 있었다. 아무튼 생전 처음 와보는 언양에서 이 친구가 정말 맛있는 소고기 집이 있다고 하여 이렇게 와봤다.
이 친구의 경우 김해에 거주한지 꽤 되었고 그렇다 보니 부산은 자주 왔다 갔다 한 것 같다. 근데 언양은 와이프가 고향이라 해서 종종 오는 것 같았다. 심지어 집이 바로 이 가게 근처라고 하더라. 원래 둘이만 만났었는데 와이프 분도 집에 있다고 하여 같이 이렇게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저녁이었나? 아마 점저였을 것이다. 원래 예전에도 여길 오려고 했었는데 그 당시에는 이 친구가 여기를 몰랐고 시장 도매처럼 고기만 사와서 집에서 구워 먹는 것만 알다가 이 가게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게 됐다. 솔직히 매번 극찬을 하길래 나 이번 여행에서 소고기 한번 제대로 먹어야겠다고 내가 여기서 만나자고 주장하긴 했다. 근데 뭐 이 친구도 먹고 싶어 했으니 서로 상부상조한 것이겠다. 돈은 앞으로 2박 동안 고생할 친구를 위해 내가 지불했으니! 아무튼 그렇게 주문을 하고 밑반찬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렇게 육회와 고기가 나왔다.
솔직히 언양하면 다들 불고기가 떠오르시지 않을까 싶다. 처음엔 테이블 쪽에 앉았다가 이렇게 룸으로 옮겨왔었는데 바로 옆 테이블에선 언양불고기를 먹고 계셨다. 그래서 이 비주얼을 보고 친구한테 '아니 여기까지 왔는데 저거 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물었었는데 자긴 먹어봤는데 별로였다고 여긴 그냥 소고기 먹으면 된다고 그게 최고라고 말했다. 나름 현지인 입맛을 존중하는 편이고 이 친구 말을 듣고 손해 본 적은 없기 때문에 믿고 따랐다. 오히려 내가 저번에 어디 가보자고 주장해서 데려간 적이 있는데 거기 가성비나 그런 것이 이 친구가 소개하는 곳보다 훨씬 떨어져서 내 주장력이 그때보다 약해진 것도 있겠다. 아 그리고 이날 우리는 양념 육회를 주문했었는데 원래 여기 한우생회가 정말 맛있다고 했다. 근데 저게 품절이라 주문하지 못했다. 약간 육사시미처럼 두툼하게 나오는데 저게 정말 맛있다고 해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못 먹었다. 혹시라도 다음에 또 오게 되면 먹어봐야겠다.
방송 다수 출연, 한우 장인으로 인정 받은 한마당한우촌 우선 불이 숯불이라 마음에 들었다. 숯불의 경우 다른 불들과 다르게 화력이 강해서 주변의 공기가 확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약간 사우나처럼 말이다. 솔직히 그게 얼굴 피부에는 안 좋겠지만 고기 맛을 올려주는 데는 최고겠다. 다만 소고기의 경우 돼지고기와 다르게 한 번에 많이 올려서 먹으면 이렇게 화력이 셀 경우 제대로 먹을 수가 없겠다. 그래서 서로 한 점씩 먹을 수 있도록 평균 세 점씩 올려서 먹었는데 뭐 소고기는 바싹 익혀서 먹지 않아도 되니까 나름 손 바쁘게만 움직이면 바로바로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감칠맛 안 나게 말이다. 다만 사진으론 좀 빈약해 보일 수 있겠다. 이해 부탁드린다. 아무튼 그렇게 밑반찬 먹어가면서 육회도 먹어가면서 이 순간을 즐겼다. 솔직히 여기 가격이 좀 나가는 만큼 다 맛있었다.
이 고추장아찌도 맵다거나 자극적인 맛 없이 순수하게 너무 담백하게 맛있었다. 느끼함도 잡아주고. 고기도 이 친구가 자기가 알아서 굽는데 뭔가 자기가 구워야 직성이 풀리는 친구라 나도 신경 쓰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실제로 이 친구가 고기를 좀 잘 굽긴 한다. 아무래도 단체 생활을 많이 해봤어서 경험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이 가게의 경우 뭐 사장님께서 농장도 직접 운영하여 여기 채소들을 직접 공급하신다고 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 요리 실력이 있으신데 재료까지 좋으니 뭐 맛은 말할 것도 없겠다. 솔직히 먹는 양만 많았으면 아쉽지라도 않게 불고기라도 시켰을 텐데 그냥 이날은 한우 소고기만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래도 서울에서 먹는 것보다 가격은 확실히 덜 나왔다. 근데 실제로 맛은 여기가 훨씬 좋았다. 근데 그건 아마 여행 중이라 그런 것이겠다. 친구들 만나서 기분 좋은 것도 있겠고. 또 서울에선 이렇게 소고기를 먹기 위해 가게를 방문하진 않으니까 비교하기도 힘들겠고.
솔직히 맛 표현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일단 뭐 비주얼로 신선도나 마블링 상태를 보고 품질이 어떻다 말씀해주실 수 있는 분들은 댓글로 한번 의견을 말씀 주시면 감사하겠다. 개인적으로 그런 것들 잘 볼 줄 모른다. 그냥 일단 빛깔은 너무 좋았다. 근데 이게 붉어야 좋은 것인지 뭐 흰 빛을 띄어야 좋은 것인지 잘 모른다. 근데 다만 그냥 신선해 보이긴 했다. 그리고 입 안에 넣고 먹었을 때 육즙이 잘 나왔고 무엇보다 너무 부드러웠다. 단순하게 그냥 맛있었다. 솔직히 이 가게만을 방문하기 위해 여기 지역을 또 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 근처에 딱히 1박 하면서 뭔가 할 것이 보이진 않아 지나가는 느낌으로 들려야 하는데 이 친구가 아니면 그러기도 힘들겠다. 그래서 다음에 언제 기회가 되면 또 여기 오자고 해야겠다. 나름 이 친구가 사는 지역에서 차 타고 1시간 이내에 오는 것 같아 서로 타협을 하면 재방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고 싶은 말은 그냥 잘 모르겠고 여기 소고기 맛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확실히 다른 곳들에 비해 가격이 좀 나오긴 했지만 애초에 한우니까 뭐 어쩔 수 없겠다. 근데 그것도 어떤 시야로 보면 나름 여기 가격이 괜찮았다. 세명이서 배 터지게 한우를 먹었는데 가격이 20만 원이 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밥을 많이 먹은 것도 아니고 순수 고기로만 배를 채웠는데! 물론 단순 식사로는 어마 무시한 금액이긴 한데 가게가 가게이니까. 그리고 요즘 꽂혀있는 된장찌개도 하나 주문했다. 솔직히 언제부터 이렇게 된장찌개에 빠졌었는지 모르겠는데 계속해서 뭘 먹을 때 된장찌개를 찾고 있다. 메뉴판을 보고 된장찌개가 있으면 필수로 주문한다. 식당 가면 청국장을 먹기도 하고. 입맛이 변한 건가. 근데 고기 먹을 때 된장찌개가 맛있으면 솔직히 고기가 더 들어가더라. 저 말고도 그런 분들 또 있지 않으시려나? 근데 고기가 맛있다고 해서 된장찌개가 꼭 맛있는 것은 아니더라. 아쉬운 가게들도 분명히 있었다.
여기 방송 다수 출연, 한우 장인으로 인정 받은 언양 한마당한우촌 가게의 경우 그런 기준으로 된장찌개를 바라본다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다. 물론 시원하고 맛있긴 했는데 고기 맛이 너무 괜찮아서인지 상대적으로 손이 덜 갔다. 다른 밑반찬들이 신선하고 맛있기도 했고. 뭐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그 정도이니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이시지 않으셔도 되겠다. 만약 다음에 여길 또 오게 된다면 그래도 언양인데 불고기 한번 정도는 먹어줘야 할 것 같고 또 친구가 반해버린 한우생회도 먹어보고 싶다. 이날 그렇게 늦은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품절된 것을 보면 그냥 내가 타이밍을 못 맞춘 것인지 아니면 여기가 장사가 잘 되는 것인진 모르겠다. 근데 계속해서 사람들이 들어오고 내부가 그리 좁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꽉 차긴 했다. 언양 도시가 얼마나 넓은지, 인구가 얼마나 되는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기 이 동네 맛집도 맞고 장사가 잘 되는 것도 맞아 보였다.
계속해서 고기를 먹었다. 이게 사진으로 언뜻 보면 그게 그 사진처럼 보이지만 고기들이 다 다른 부위고 한 접시 다 비우고 추가로 주문한 것이 나와서 또 구워 먹고 그런 것이다. 다른 느낌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근데 맛은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았다. 배가 부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들어갔다. 그냥 먹기도 하고 밑반찬의 힘을 빌리기도 하고 그랬는데 역시나 소금과 가장 잘 어울렸다. 소금 콕 찍어서 한점 먹으면 그만한 맛도 없겠다. 솔직히 또 먹고 싶다. 그리고 이게 두께가 좀 있다고 하여 육즙이 더 많은 것도 아니다. 이 가게 고기들을 보면 그리 두껍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고 얇은 것도 아니긴 한데 아무튼 그 안에 한입 한입 먹을 때마다 나오는 육즙이 가득해서 좋았다. 뭐 친구가 고기를 잘 구운 것일 수도 있는데 너무 부드럽고 식감 좋았다.
이 불판 위에 올려진 고기를 끝으로 이 식사가 끝이 났던 것 같다. 이때쯤에 다들 배가 불러서 잘 먹었다는 말을 했다. 뭐 식후가 생각나지도 않았고 만족스러웠다. 다행히 숯불의 힘이 끝까지 살아남아 있어서 뭐 불판을 간다거나 불을 추가로 넣는다거나 그러도 되지 않아 좋았다. 고기 먹을 때는 무엇보다 흐름이 끊기면 더더욱 안되니까! 그리고 바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잠시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확실히 테이블이 아니고 룸이라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한 2~30분 음료수를 마시면서 떠들었나. 슬슬 나갈 때가 된 것 같아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주변에 뭐 산책을 할 수 있다거나 그런 곳은 없었지만 안에 머무르는 동안 너무나도 편하게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맛있게 잘 먹었고 아마 여기 다음에 또 와보고 싶을 것 같다. 근처 지나갈 일이 있으면 무조건 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