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런치세트로 혼밥하기 딱 좋은 학주스시 소개해요~
실제로 장사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게 검색 시에 어떤 식으로 노출이 되고 반영되는지는 잘 모른다. 근데 예를 들어 어느 동네에서 밥을 먹을 때 그 동네를 검색하고 뒤에 맛집을 붙이면 일단 대부분의 가게가 노출이 된다. 거기서 리뷰를 보고 평점을 보고 결정을 하는 것이 제일 간단한 방법이 될 텐데, 그럼에도 검색에 안 나오는 곳들이 있다. 아마 그런 곳들은 뭐 키워드가 다르다든가 아니면 뭔가가 있을 텐데, 또 가게명을 검색하면 잘 나온다. 아마 그렇게 노출 측면에서 손님에게 잘 안 보이는 곳들은 괜히 억울할 수 있겠다. 맛도 있고 가격도 괜찮은데 왜 사람이 안 오지 하면서 말이다. 오늘 소개할 곳 역시 내가 검색했을 당시에 나오지 않았다. 근데 그냥 골목에 가면 뭐라도 있겠지 하면서 걷다가 우연히 발견했다. 가게 앞에서 상호명을 검색해보니 평이 괜찮았고 그렇게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됐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었다. 근데 정확히 10~20분이 흐르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일단 여기 위치 자체가 사람이 막 붐빌 수가 없는 느낌이다. 주변에 뭐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길목에 있는 것도 아니고 주택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뭔가 안쪽으로 살짝 들어와야 볼 수 있어서 솔직히 우연히 찾은 나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럼에도 이렇게 사람들이 오는 이유는 뭐 하나 밖에 없겠다. 그냥 여기가 맛있어서. 이 맛있다는 의미에는 가격이나 서비스, 인테리어나 환경 등 모든 것들이 포함되겠다. 개인적으로 이날 딱 한번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가격에 이 구성이 괜찮나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퀄리티도 괜찮고! 물론 런치세트만 먹어서 정확한 평가는 불가하겠지만 그것만으로도 꽤나 훌륭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다른 곳들과는 확실히 달랐다.
일단 나의 경우 앞서 말한 것처럼 런치세트 하나를 주문했다. 가격은 만원이다. 구성은 따로 보지 않았다. 어차피 그냥 많이 먹을 생각도 없었고 가볍게 주는대로 먹고 싶었다. 그냥 요즘 가을을 맞이하여 본격적으로 회를 즐길 때가 되었으니 잠시 떠나 있었던 초밥 생활을 다시 이어나가고자 하는 목적이 더 컸다. 그 첫 스타트가 여기 동네 골목 대장 느낌의 학주스시 가게였을 뿐이다. 그렇게 주문을 했는데 일단 장국이 나오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뭐 일반적으로 나오니까. 근데 이렇게 식전에 속을 달래줄 수 있는 죽이 같이 나올 줄은 몰랐다. 여기서부터 조금씩 놀랐던 것 같다. 솔직히 뭐 뒤에 크게 대단한 뭔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도 꽤나 구성이 괜찮다 느꼈다. 그리고 비주얼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게 대충 나온 것도 아니다. 고급 집에 나오는 느낌이다.
그렇게 에피타이저를 즐기고 있을 때쯤 메인인 초밥 세트가 나왔다. 이중에 못 먹는 것은 없었다. 그 타코와사비 그런 것들 너무 날 것으로 나오는 것들은 잘 못 먹는 편인데 다행히 없었다. 이것마저도 디테일하게 신경 쓰신 것일까? 호불호가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근데 원래 가끔 그런 게 세트에 구성되어 있으면 빼 달라고 말씀드리는 편인데 이날은 그냥 정말 별생각 없었나 보다. 그만큼 처음 와보는 가게이기 때문에 기대치가 딱히 없었다. 근데 앞서 죽부터 한번 충격을 주더니 이 런치세트마저도 대단하다 느꼈다. 딱 10피스가 나오는데 이게 대충 나오는 것이 아니었다. 일단 위에 올려진 횟감의 꼬리가 길다. 저게 초밥 잘 만드는 집들의 특징이다. 원래 밥알이 가운데에 있고 위에 올려진 생선살이 길게 늘어져 꼬리 부분만 간장에 찍어 먹는 것이 제대로 된 먹는 방법이라고 어디서 들었다. 근데 일반적으로 뷔페나 저렴한 곳은 저렇게 크게 안 나오고 짤막하게 나온다. 그럼 밥과 함께 간장을 찍을 수밖에 없겠다.
근데 여기 요즘 먹기 딱 좋은 이 동네 골목 대장 느낌의 학주스시 초밥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새우부터 해서 연어까지 전체적으로 통통했다. 그냥 런치세트라고 대충 나오는 것이 아니고 고급 초밥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몇 번 포스팅했었던 갓덴스시 퀄리티를 높게 사는 편인데, 정말 거기와 비교해도 여기 괜찮았다. 가게를 찾긴 했지만 우연히 그냥 골목에서 발견한 가게가 이런 느낌을 선사할지는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런 조개류도 잘 못 먹는 편이긴 한데 이때부터 여기 사장님을 믿고 마음 편하게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게 다소 양이 적은 것 아닌가 싶으실 수 있지만 중간중간 계속해서 장국을 먹고 앞에 죽도 먹고 초밥 10피스를 먹고 나면 어느 정도 배가 차겠다. 근데 신기한 것은 여기서 또 끝이 아니다. 솔직히 뒤에 뭐가 또 나올진 정말 몰랐다.
일단 와사비는 안에 이 정도 들어가 있다. 근데 이것 역시 아마 사장님께 밥 조절이나 와사비 조절 등을 말씀드리면 충분히 반영해주실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의 경우 주는 대로 먹는 편이기 때문에 뭐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지만 혹시 민감하신 분들이 있으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다. 아마 좀 가격대가 있는 가게의 경우 대부분 조절을 해주실 것이다. 근데 나도 앞서 타코 와사비나 그런 것 못 먹는 것은 빼 달라고 요청드리는 편이니 똑같은 건가? 아무튼 돈을 지불하는 경우 너무 민감하거나 까다로운 요청만 아니면 서로 상생하는 느낌으로 적당히 요청드리는 것은 괜찮다 생각한다. 다만 요즘은 다들 선이 딱히 없는 것 같아 더 민감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열심히 초밥을 즐기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먹어서 맛있는 것도 있겠지만 여기 가게 자체가 실력이 좋았고, 무엇보다 맛집을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간장새우. 그리도 이거 단새우라고 해야하나. 솔직히 아마 이날 나온 초밥 피스 중에 이게 가격이 제일 착할 것이다. 판매가 말이다. 근데 여긴 그래도 나름 크기도 갖추고 있고 살도 통통하게 있다. 맛은 생새우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무난한 맛이다. 예전에 나름 동네에서 괜찮다고 소문이 난 초밥집에 간 적이 있는데 내가 한 피스에 못 먹는 게 있어서 바꿔달라고 했었는데 이 새우로 바꿔주셨다. 근데 그 크기도 매우 작았고 오히려 밥양이 더 많은 느낌이었다. 솔직히 그거 하나만으로 그 가게를 재방문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게 딱 기억에 남는다. 뭔가 이것까지 아끼려나 하는 느낌? 근데 메뉴 가격 역시 여기보다 훨씬 비쌌다. 거기 런치가 1~2년 전에 만원 초반이었으니 아마 지금은 더 올랐겠지. 거기와 비교하면 여기 초밥집은 대단한 것이겠다. 거긴 이런 구성도 없고 그냥 초밥만 딱 나오기도 했고!
앞서 메뉴 한가지가 더 나온다 말씀드렸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우동이다. 솔직히 초밥만 다 먹고 나가려고 했었다. 아마 내가 사진을 찍어야 해서 먹는 속도가 좀 느려졌던 것이었는데 아마 그게 아니었으면 일어났을 때 저 메뉴가 나왔을 것 같다. 그럼 어색하게 다시 앉았겠지. 근데 다행히 먹고 있을 때 우동이 나와 자연스럽게 받아먹을 수 있었다. 물론 우동 국물 자체가 뜨겁기 때문에 시원한 초밥과 동시에 먹기엔 좀 그래서 우선 초밥을 다 해치운 뒤에 우동을 먹으려고 했다. 근데 장국도 뜨거운데? 그건 그냥 입가심 용이니까 괜찮겠지라고 합리화해본다. 아무튼 제일 좋아하는 광어도 먹으면서 열심히 신나게 먹기 시작했다. 솔직히 혼밥이 때론 더 편한 것 같다. 그냥 스마트폰 보면서 조용하게 먹으며 되니까. 누구랑 의무적으로 말할 필요도 없이. 그래서 이 시간이 여러모로 좋았다.
유부초밥을 마지막으로 먹고 우동을 먹었다. 면발 풀어짐 없이 탱탱하고 국물 얼큰하니 맛 좋았다. 그냥 여기 아쉬운 것 하나 없이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너무 좋았다. 솔직히 이 동네에 이런 가게가 숨어있을 줄은 몰랐다. 뭐 애초에 이 동네도 잘 모르긴 하지만 아무튼 그만큼 괜찮았던 가게다. 무엇보다 가격도 착했고! 정말 이 동네 골목 대장 느낌의 학주스시 초밥이다. 이 거리에 여기와 견줄만한 곳이 있을까 싶다. 너무 맛있었고 내부 역시 쾌적하고 조용해서 좋았다. 부부가 운영하는 것 같았는데 그런 분위기도 너무 괜찮았다. 아마 조만간 한번 더 가지 않을까 싶고, 가을을 맞이해서 초밥이나 회가 정말 맛있어지고 있는데 다들 기회가 되시면 한번 즐기러 가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특히 대하가 요즘 철인데 알맞은 가게를 찾아 가면 바람도 쐴 수 있고 딱 좋겠다. 맛있게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