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위생, 밑반찬, 사장님, 가격 모두 마음에 들어 단골이 될 수밖에 없었던 신대성인삼숯불갈비
막 엄청 예민하게 신경 쓰진 않지만 요즘 식당에 갈 때마다 본의 아니게 의식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수저통! 많은 대부분의 가게들이 큰 통 안에 숟가락과 젓가락을 넣어두고 셀프로 가져가는 시스템을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그냥 바로 빼기만 하면 먹을 수 있도록 그 상태로 두거나, 거기서 신경을 더 쓴 곳은 각각 종이를 씌워서 입에 닿는 부위가 손에 닿지 않도록 하며, 거기서 더 발전된 곳은 아예 음식이 나올 때 수저를 따로 제공하는 것이겠다. 개인적으로 그냥 통 안에 그대로 두는 가게 비중이 한 70%라 생각한다. 그만큼 일반적이다. 근데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향후 좀 바뀌었으면 한다. 다들 점점 국을 같이 떠서 먹는 문화는 민감해지는 것 같긴 한데 이 부분은 크게 말이 없는 것 같다. 물론 나도 그냥 딱 한번 보기만 하는 것이고 그에 따라 뭐 행동이 달라지진 않는데 뭔가 달라졌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
앞에 저런 말을 한 이유는, 그렇게 통 안에서 수저를 꺼내어서 살펴보면 먼지가 묻어있거나 얼룩이 져 있거나 그렇더라. 몇 번의 그런 경험을 하다 보니 바로 수저를 쓰는 것이 아니라 한번 살펴보곤 하는데 뭐 상태가 안 좋은 것이야 그렇다 치는데 상대적으로 너무 깨끗하고 투명할 경우 기분은 좋아지더라. 뭔가 처음 시작부터 신뢰감이 생긴달까? 이상하게 그냥 기분이 좋다. 근데 오늘 소개할 여기 신대성인삼숯불갈비 가게가 그랬다. 수저를 딱 봤는데 윤기가 도는 것이었다. 좀 과장을 해 반짝반짝 빛이 났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 아직도 그 부분은 기억에 남는다. 서론이 길었다. 아무튼 이 가게의 경우 여러 후보군 중에 선택을 해서 왔다. 혼밥을 해야 하는 날이었는데 이왕이면 오랜만에 하는 혼밥이니 제대로 먹고 싶었다. 한 세 군데 정도 추려졌는데 나름 의미 있는 것을 먹고 싶었다. 근데 이 가게가 이날 영업을 하는지 안 하는지 확실하지 않았고 오픈 시간에 맞춰 전화를 해봤다. 근데 영업을 하신다고 하여 이렇게 바로 달려와봤다.
솔직히 이른 시간이기도 하고 좀 어정쩡해서 나만 손님이 있을 줄 알았는데 사장님께선 바쁘셨다. 숯을 달구시랴 오늘 장사할 것들을 정리하시랴 굉장히 바빠 보이셨다. 근데 그 와중에 가족 단위 손님이 세 팀이나 들어왔다. 그리고서 하시는 말씀이 '오늘 장사 안 하시는 줄 알았다고'였다. 사장님께서도 '원래 쉬는데 가끔 이렇게 한다고. 혹시라도 오시려면 전화 한번 해주시고 오라고' 말씀하시더라. 손님들이랑 굉장히 친밀하게 격 없이 지내시는 것 같았고 손님들 역시 한두 번 온 느낌이 아니셨다. 동네 장사에서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손님이 있다는 것은 거기는 맛집이라는 의미겠다. 관광지도 아니고 꾸준히 사랑을 받으려면 쉽지 않기 때문에. 그래서 수저 스타트도 좋았는데 그런 분위기도 괜찮아 나름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이 논산 지역을 와본 적이 별로 없어 다음에 또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현재는 소중하니까!
일단 밑반찬을 즐기고 있었다. 여기 밑반찬도 정말 다양하게 나왔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홍어가 서비스더라. 개인적으로 홍어를 먹어본 경험이 없다. 근데 유투브로 그 무서움은 익히 봤기 때문에 손이 절로 가진 않았다. 근데 한 번은 먹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먹을까 말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다가 그냥 참았다. 왜냐하면 식전에 먹으면 괜히 이 맛있는 식사를 망칠 수도 있겠고 식후에는 기분 좋은 배부름이 깨질 수도 있어서 좀 겁이 나더라. 차라리 언제 한번 마음을 먹고 먹어야겠다 싶어 패스했다. 아마 없어서 못 드시는 분들도 많을 텐데 나에겐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다양한 종류들을 한입씩 먹고 있는데 숯이 들어왔다. 혼밥임에도 불구하고 숯이 굉장히 많이 올라왔고 딱 봐도 화력이 강해 보였다. 솔직히 숯을 통해 고기를 구워주는 가게들은 개인적으로 일반적인 가게들보다 맛집이라 생각한다. 일단 이런 노력을 감내하시는 것이고 그 감내할 정도면 다른 디테일은 상대적으로 더 잡고 계실 것 같아서!
고기의 경우 사장님께서 한가한 경우에는 구워주시는데 바쁠 경우엔 못 구워주신다고 하셨다. 그래서 현재 급하게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려고 하시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고 했다. 바쁜 점심이나 저녁 타임만 도와주면 될 것 같은데 다들 금방 관둔다면서 아쉬워하셨다. 나의 경우 처음에 사장님께서 구워주시다가 다 구워질 때쯤엔 내가 뒤집어가면서 먹기 좋게 구웠다. 근데 확실히 불이 세니까, 양념이 되어있는 고기이다 보니 굽는 게 쉽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눈길을 떼면 금방 타버렸다. 그래도 빨리빨리 구워지니까 그 부분은 괜찮았다. 김치도 빛깔이 딱 내가 좋아하는 묵은지 느낌이 날 것 같아서 먹어봤는데 역시나 맛있었다. 전체적으로 음식 자체의 맛, 기본적인 청결 위생, 실력이 느껴지는 밑반찬 퀄리티, 친절하신 사장님까지 모두 마음에 드는 가게였다. 후보군 중에 여길 찾아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불판의 줄을 따라 고기 위에 줄이 쭉 그어져 있는 것이 괜히 시각적으로 만족도를 올려준다. 괜히 더 맛있어 보이는 기분이랄까. 아무튼 슬슬 다 구워졌고 사장님께서 이제 자른 뒤에 먹어도 된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열심히 자른 뒤에 그렇게 첫 점을 맛봐봤다. 솔직히 처음에 그냥 인삼왕갈비를 먹어야 하나 생삼겹살을 먹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LA갈비 소갈비는 그렇게 당기지 않았고 장어는 더더욱 아니었다. 고민을 왜 했냐면, 인삼왕갈비가 프랑스산이고 생삼겹살은 국내산이었으니까. 그래도 국내산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또 여기 가게 이름이 신대성인삼숯불갈비 상호명이다 보니까 삼겹살이 아닌 갈비를 먹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혼자 나름 빠른 시간 안에 고민을 했는데, 사장님께 인삼왕갈비 괜찮냐고 여쭤봤고 괜찮다 말씀 주셔서 이렇게 주문을 한 것이었다. 근데 그 선택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삼겹살이야 어디서든 먹을 수 있지만 이 메뉴는 논산 여기 이 가게에서만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2인분을 주문했었는데 고기 양을 보시면 혼밥 하기에 딱 괜찮다. 1인분 200g에 이렇게 숯불 위에서 구워지는 부분과 다양한 밑반찬을 즐길 수 있는 구성으로도 가격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나만 그런가? 양도 괜찮고 너무 맛있고 고급지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된장찌개도 처음엔 유료로 주문했었는데 사장님께서 혼밥을 해서 그런지 나중에 서비스라면서 가격을 빼주셨다. 확실히 단골장사 운영이 되는 가게들은 거기만의 매력이 있다. 단순 된장찌개 가격을 빼주셔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냥 가보면 납득이 간다. 앞서 말한 이유들도 거기에 포함이겠다. 여기도 단순 그냥 대충대충 하셨으면 오픈 준비를 이렇게 힘들게 안 하셔도 됐을 텐데 나름 그 오픈 준비도 이리저리 바쁘게 하시는 것 같았다. 앞서 내가 말한, 수저가 깨끗한 가게들의 느낌이 좋은 이유에 이런 것도 포함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느낌이랄까. 꼭 필수적은 아니지만 말이다.
된장찌개도 딱 내가 좋아하는 그 적당히 자극적인 맛이라 좋았고 마늘 쌈장도 알싸하니 좋았다. 그리고 저 양파 절임도 중간중간 입 안을 톡 쏘니 감칠맛 있게 좋았고. 무엇보다 혼밥을 함에도 딱히 불편한 부분이 없어 좋았다. 아마 저녁 피크 타임이 아니라 그런 것일 수 있는데 머무르는 내내 한 5팀 넘게 들어와도 뭐 딱히 신경 쓰이진 않았다. 나만 그랬나? 아무튼 혼밥 레벨 중에서 혼자 고깃집 가는 것이 나름 높은 레벨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솔직히 다른 일반 가게들과 큰 차이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그냥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뷔페라 생각하는데 그건 아직 해본 적이 없다. 결혼식 뷔페는 제외하고, 일반 뷔페 기준으로 말이다. 만약 내가 엄청나게 다양한 메뉴들을 정말 잘 먹는다고 하면 한 번쯤 가볼 생각을 하기도 하겠는데 그것도 아니기 때문에 여태 시도한 적도 생각한 적도 없긴 하다. 근데 상상해보면 왔다 갔다 계속해서 해야 하고 어렵긴 하겠다. 근데 고깃집 혼밥은 충분히 괜찮았다.
계속해서 열심히 잘 먹었다. 갈비는 아까 알맞게 잘 구워져서 부분 부분 탄 곳이 있긴 했지만 가위로 잘라내고, 그냥 딱 먹기 좋게 된 부분은 그냥 먹고 그랬다. 이게 맛 표현이 상당이 애매한데, 개인적으로 양념이 된 고기들은 맛을 말하기가 좀 애매하다. 생고기나 그냥 본연 그 자체로 먹을 경우 소금만 찍어서 먹기 때문에 그 육즙이나 식감, 향 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데 양념이 된 고기의 경우 기본 양념 베이스가 깔리기 때문에 뭐가 다르다, 어떻다 말하질 못하겠더라. 그래서 그냥 맛있었다 말씀드리고 싶다. 일단 고기가 숯불 위에서 빠르게 구워져 그런지 촉촉하고 윤기가 살아있었다. 그리고 향도 좋고 잡내 하나 없고 부드럽고 맛있었다. 그리고 앞서 프랑스산이고 모고 그런 것은 생각도 나지 않았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호불호 없이 모두 다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맛이랄까? 다른 테이블도 보면 대부분 이 인삼왕갈비를 드시더라.
솔직히 다음에 논산 이 지역 자체를 또 올 일이 있을까 싶다. 근데 만약 오게 된다면 같이 온 일행에게 여기 신대성인삼숯불갈비 가게를 가자고 말할 것이다. 뭐 여기가 인생 맛집이다 이런 의미는 아니었지만 그냥 또 방문하고 싶은 가게라는 생각이 든다. 아마 내가 이 근처에 거주하고 있었으면 다른 테이블 손님들처럼 여기 단골이 되었겠다 싶다. 아무래도 메뉴 특성상 자주 먹을 순 없겠지만 한 달에 한두 번은 가지 않았을까? 그런 매력은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단골장사만으로도 바쁜 가게이니까 뭐 더 말할 것도 없겠다. 그리고 은근 요즘 이런 가게를 찾기가 힘들다. 내가 서울에 살아서 그런 것일 수 있는데 아무튼 뭔가 사장님만의 열정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었다. 그리고 그 에너지가 나한테까지 전달이 되어서 기분 좋았던 식사였다. 그래서 약간 신난 상태로 혼밥을 하면서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원래 다 먹고 카페를 갈 생각이었는데 그냥 사이다로 마무리할까 고민을 했다. 그러다 여기서 사이다 한잔 깔끔하게 마셔줘야 확실한 마무리가 될 것 같아 카페를 포기하고 사이다를 주문해서 마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뼈에 붙어있는 살을 발라 먹었다. 솔직히 치킨도 순살보다 뼈가 맛있듯이 이런 고기류도 뼈에 붙어있는 살이 가장 맛있는 것 같다. 근데 솔직히 내 입맛이 고급스럽진 않기 때문에 그 차이는 모르겠고 그냥 이런 행동 자체가 나에겐 재미로 느껴져 맛도 더 다가오는 것 같긴 하다. 아무튼 이렇게 오랜만에 고깃집 혼밥 식사가 끝이 났다. 운 좋게도 너무 마음에 드는 가게에서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았고 서울로 다시 돌아가기 전 기분 좋은 배부름을 유지할 수 있어 감사했다. 맛있게 잘 먹었고 혹시 논산에 갈 계획이 있으신 분이라면 여기 가보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