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로티세리치킨이 떠오르는 이유는 기분 탓일까?
문래에 갈 일이 있었다. 그래서 지인에게 그냥 문래 가면 뭐 맛있는 데 있냐고 물어보았다. 여기도 나름 핫한 지역 중 하나인 성수처럼 문화 공간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아기자기하게 변해가고 있어서 나름 숨은 맛집들이 많다. 힙하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공간이라 서치로는 나오지 않는 특별한 뭔가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지인이 어떤 치킨집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문래에서 나름 인기 있는 치킨집을 가본 적이 있는 나로서는 '혹시 거기 아니냐고' 물어봤는데 거긴 아닌 것 같다고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어디지 하면서 그냥 궁금해하고 있고 그날은 그냥 그렇게 문래로 향했다. 그렇게 밥을 먹고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하는데 어느 한 곳이 사람들이 정말 많이 몰려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긴 어디지?' 하면서 봤는데 지인이 말했던 그 치킨집이었다. 그래서 여기 진짜 사람 많구나 하면서 그날은 그냥 지나쳤다.
그러다 또 다시 문래에 갈 일이 생겼고, 이날 만나는 동생은 핫플레이스를 좋아하는 동생이기에 내가 여기에 이런 곳도 있다고 말해주었다. 근데 그 동생이 안 그래도 거기 보고 있었다면서 그럼 여기 가자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여기 대기 진짜 많다고, 기다릴 수 있겠냐 물었는데 오픈 시간에 맞춰 가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 동생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냥 이런 에너지가 좋고 평소 내가 잘 모르던 세상을 알게 해 주어서 좋다. 이런 에너지들이 참 좋은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장소에 맞춰 도착했고, 예상했던 것보다 좀 이른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근데 이미 오픈 전임에도 불구하고 대기명단이 꽤나 길었고, 나보다 동생이 먼저 와서 그나마 제시간에 맞춰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도 대기 한 10~20분 했나. 오픈런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만약 이렇게 일찍 오지 않았으면 저번에 내가 저녁 먹고 둘러보다가 마주친 대기인원들처럼 2~3시간 대기 필수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럼 요즘 정말 핫한 맛집 중 한 곳인 문래 양키통닭 가게에 대해 알아볼까?
일단 통닭 종류가 한 종류가 아니었다. 그리고 나의 경우 정말 여기 지인에게만 듣고, 그때 대기인원만 보고 온 것이지 따로 다른 정보들은 알지 못했다. 그래서 정말 어떻게 보면 낯선 상태에서 마주친 것인데 일단 내부 인테리어는 마음에 들었다. 밖은 허름한데 안은 꽤나 고급지다. 조명도 적당히 어두워서 내 스타일이고. 물론 사진 찍을 때 힘들긴 한데 개인적으로 술 한잔하기엔 좋은 것 같다. 술을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기 때문에 어두운 것이 좋다. 아무튼 통닭 종류가 오리지널 시금치, 페퍼 크림, 머쉬룸 크림 크게는 이렇게 있었다. 그래서 처음 왔으니 당연히 오리지널 시금치 통닭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동생도 이게 제일 당긴다고 하여 이렇게 주문하였다. 술의 경우 일단 메인 메뉴가 나와 한입 정도 먹고 난 뒤에 주문하기로 했다. 근데 여기 나름 맥주만 파는 것이 아니라 와인 같은 것도 판매하고 있었다. 아마 음식에 알맞게 따로 준비해두신 것들이겠다. 장사가 잘 되는 곳은 대충 하지 않는다.
주문하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렸다. 나름 좁은 주방에서 정말 많으신 분들이 움직이시는 것 같은데 미리 예상 인원을 조율하고 준비하시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좀 걸렸다. 그리고 매장이 2층까지 있는 것 같은데, 그때문인지 따로 벨이 없는 상태에서 주문을 하기가 살짝 어려웠다. 물론 많이 힘든 것은 아닌데 오픈 시간이 그런지 다소 정신이 없어 보이셨다. 그래도 이렇게 메뉴를 받을 수 있었고 사진을 찍어봤다. 솔직히 이렇게 벽에 음식을 붙이고 그 색깔과 조화롭게 음식 사진을 찍으면 사진이 꽤나 잘 나온다. 특히 카페에서 이게 큰 역할을 하는데 이렇게 찍는 방법 역시 이 동생한테 배웠다. 근데 이제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처지이기 때문에 뭐 둘 다 나름 트렌드를 따라가고 싶다고 하더라도 예전만큼은 아니겠다. 그래도 지금 나이에 맞는 뭔가를 배워나가긴 하겠지. 아무튼 이 친구도 블로그를 하기 때문에 서로 먹기 전에 열심히 사진을 찍어줬다.
그렇게 할 일을 열심히 한 뒤에 오픈런 안하면 2~3시간 대기 필수인 문래 양키통닭 먹방에 들어갔다. 일단 바로 닭을 뜯기 전에 시금치를 먹어봤다. 시금치 한입을 먹자마자 딱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그냥 삶기만 한 것이 아니고 별도 어떻게 양념 같은 것을 하신 것이겠다. 따로 뭔가가 발라져 있진 않았지만 분명히 뭔가 하셨겠다. 그냥 끓인 물에 데친 것인데 이 맛이 나진 않겠다. 아니면 닭이랑 같이 뭐 찌면서 닭의 육즙이 흡수된 것인가? 아무튼 그냥 솔직히 시금치 자체만으로도 맛있었다. 그리고 가운데 이렇게 무심하게 통마늘이 있는데 이걸 하나씩 먹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물론 데이트할 때 마늘을 함부로 먹으면 안 되긴 하지만 이 친구랑 안 지도 꽤 흘렀고 뭐 그런 사이는 아니니 괜찮겠다. 그렇게 가볍게 야채(?)들로 입가심을 해준 뒤에 본격적으로 치킨 공략에 들어갔다. 아 그리고 이때 맥주도 주문했다.
맥주야 뭐 역시 너무 시원하고 맛있었다. 이 친구의 경우 흑맥주를 좋아한다고 하여 시켰는데 맛있긴 해도 그 가격대만큼의 매력은 없다고 말했다. 나야 뭐 그냥 예상한 그대로였다. 솔직히 뭐 맥주를 직접 만드시는 것도 아닐테고 뭐 특별한 차이가 있을까 싶다. 이 맥주의 맛과 조화스럽게 어울려야 하는 메인 메뉴의 맛이 중요한 것이지. 그렇게 닭을 먹기 시작했는데 일단 확실히 결이 부드러웠다. 이렇게 뜯어질 정도면 닭가슴살도 굉장히 촉촉하고 부드럽다는 의미가 된다. 흡사 닭다리살처럼 말이다. 아마 그런 조리법을 여기서 의도하고 이렇게 개발하신 것이겠지. 그리고 이런 매력들 때문에 여기가 입소문이 나서 이렇게 유명해진 것이고. 그리고 내가 앞서 막 대기인원 봤다는 것은 알고 보니 2호점이었다. 오늘 내가 소개하는 곳이 본점이다. 근데 그 두 가게 사이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 걸어서 10분 정도? 그래서 어딜 가든 상관없겠다.
그냥 먹기도 하고 같이 나온 머스타드 소스에 찍어 먹기도 하고 시금치와 함께 먹기도 하고 그랬다. 그리고 이게 한 마리 기준 딱 2인 이서 먹을 수 있도록 나름 구분을 해주셨다. 그래서 둘이 와 반마리씩 먹기에도 간편해서 괜찮을 것 같다. 막 서로 분리하거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그리고 마지막에는 밥이 좀 깔려있는데 그렇다 보니 반마리씩 먹고 맥주 한잔씩 하면 대충 배가 차겠다. 물론 닭만 공략하겠다고 마음먹고 먹으면 혼자서도 한 마리를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양이긴 한데 뭐 이야기하면서 술 한잔씩 하면서 하니 반마리만 먹어도 충분했다. 일단 시금치부터 마늘까지 다양하게 손이 갈 것들이 있기도 하고. 먹는 와중에도 자리는 계속해서 차고, 밖에 대기는 계속해서 있고 그랬다. 계산을 하고 나가니 사람들이 더 많아졌더라.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깜짝 놀랐다. 아무튼 정말 인기는 많은 곳이다.
그럼 오픈런 안 하면 2~3시간 대기 필수인 문래 양키통닭 후기를 조금 더 와닿게 말씀드려볼까? 아마 코스트코 안 가보신 분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요즘 대부분 가고 나름 지역에 하나씩은 생기니까. 그리고 거기 가면 처음에 꼭 사먹는 음식이 하나가 있다. 바로 코스트코 로티세리치킨! 한때 정말 이 치킨에 푹 빠져있었다. 나름 닭 크기가 커서 다 먹진 못하지만 남기더라도 그냥 머스타드소스 듬뿍 찍어서 쭉쭉 뜯어서 먹는 재미가 있더라. 근데 여기 양키통닭 닭을 먹고 나니 딱 이 코스트코 로티세리치킨이 생각났다. 솔직히 시금치나 마늘 등 다른 것들 퀄리티는 비교할 수 없지만 닭 자체의 맛은 꽤나 흡사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대기도 싫고 가성비를 좀 추구하고 싶다 싶으면 로티세리치킨을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물론 여기를 넘어설 순 없지만 비슷하게 흉내라도 나니까. 그렇다고 여기가 별로였다는 것은 아니고 한 번쯤은 꼭 가볼 만한 가게라 생각한다. 일단 인테리어도 이색적이고 비주얼 자체가 매력적이니까. 맛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