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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마음껏 먹고 싶을 때 가는 독산동 우시장 협진식당

디프_ 2022. 8. 24. 20:46
냉동이 아닌 신선한 생고기라 더 담백하고 부드럽다!

 

얼마 전 체질 검사를 했었다. 체질 검사라고 하기엔 뭐하고 그냥 어렸을 때 자주 가던 한의원에 들려서 그냥 내가 어떠한 몸을 가지고 있는지 가볍게 여쭤봤다. 어렸을 때 발이 삐거나 그러면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고 그랬는데 어느새부턴가 가지 않게 됐다. 그냥 일단 침을 맞을 시간이 없기도 하고 침 맞는 게 싫기도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어쨌든 따끔거리고 아프니까. 뭔가 아예 아프면 괜찮은데 따갑거나 그런 것은 잘 못 참는 편이다. 아무튼 그렇게 알아봤는데 나의 경우 휴가도 바다가 아닌 산으로 가야 하고 찬 음식은 절대 금물이라고 했다. 소화가 잘 안 되어서 여쭤보려고 간 것인데 나름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돼지가 아니라 소를 먹어야 한다고 말씀을 주셨다. 과일도 뭐 색깔에 따라 구분해서 먹는 것이 좋다고. 그래서 내가 이런 것 어떻게 다 지켜가며 먹냐고 여쭤봤더니 원래 못 지킨다고 말씀하셨다. 그냥 알고 있으라고 하고 프린트물 하나를 건네주셨다.

그 뒤로 그냥 그것을 꼭 지켜서 먹는다기보단 집 한쪽에 붙여놓은 뒤에 틈틈이 보고 있다. 확실히 그렇게 인식을 하고 나니까 예전처럼 아예 막 먹게 되진 않고 나름 가려먹게 되긴 하더라. 그리고 몸에서 잘 받는 것을 먹으니 확실히 속도 편하겠고. 이것까지도 무슨 강박증 생긴 것처럼 관리하게 되면 큰 문제가 되겠지만 지금까지는 괜찮게 잘 알아서 참고하며 먹고 있는 것 같다. 서론이 길었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소고기 먹방 포스팅을 하려고 한다. 여기의 경우 친구 때문에 처음 오게 됐다. 솔직히 그전까지 여기 독산동 우시장 지역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냥 마장동만 알았지 여기에 이런 곳도 있다니. 근데 친구들과 택시 타고 가면서 여길 갈까 아니면 그냥 근처로 갈까 이야기를 하다가 택시 기사님께서 오랜만에 만났으면 우시장을 가야지, 거기 정말 괜찮다고 조언을 해주셔서 그렇게 택시를 타고 쭉 오게 됐다. 나의 경우 이날이 여기 첫 방문은 아니었고 두 번째 방문이었다. 다만 처음 와보는 친구가 있어서 이렇게 또 왔다. 나도 솔직히 다시 먹어보고 싶기도 했고.

일단 서비스로 나오는 기본 육회. 원래는 지라, 생간, 천엽, 등골 등이 같이 제공되는데 우리의 경우 다들 초보 입맛이라 그걸 제외하고 육회만 달라고 요청드렸다. 이럴 경우 기본 서비스 제공되는 것들처럼 꽉 차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육회만 조금 더 넣어서 가져다주신다. 근데 이 육회가 정말 최고다. 첫 스타트로 아주 좋겠다. 냉동이 아닌 신선한 생고기라 그런지 찰지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찰지다. 쫀득쫀득 하달까? 입에 착착 붙는다. 근데 질기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굉장히 담백한 맛을 나타내면서 부드럽게 넘어간다. 소금장 톡 찍어서 먹으면 정말 맛있다. 여기서 약간 함정이 있는데 이 육회가 너무 맛있어서 그다음 먹을 구운 고기가 좀 아쉽게 느껴질 수 있는데 솔직히 상대적인 것이지 여기 고기들도 신선하고 양 많고 맛있다. 일단 여기 협진식당의 경우 가성비가 좋다. 국내산 육우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 금액이면 충분히 메리트 있다고 생각한다.

저번의 경우 처음부터 우리가 구워 먹었었는데 이날은 사장님께서 첫 점을 알맞게 구워주셨다. 솔직히 고기의 경우 누가 굽느냐에 따라 맛도 달라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사장님께서 구워주시는 부분이 좋았다. 물론 여기만 오면 고기를 전문적으로 구워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먹기 좋게 잘 구워줘서 난 편하고 좋았다. 그리고 저번에 왔을 땐 술을 마시지 못했지만 이날은 오랜만에 모이기도 했고 나름 기념하는 날이어서 이렇게 맥주도 마셨다. 친구들은 소주를 마시고 난 맥주! 맥주는 그래도 탄산도 있고 시원한 맛이라도 있지 소주는 정말 모르겠더라. 아무래도 소고기이기 때문에 금방 익었다. 근데 화력도 어마 무시했다. 불판을 고기 나오기 한 15분 전부터 달구기 시작하시는데, 그렇다 보니 고기를 올리자마자 금방 익겠다. 아무튼 차돌은 거의 올리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다른 고기들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다들 배가 고팠기 때문에 거의 올리자마자 바로바로 먹기 시작했다. 친구들이랑 있으면 확실히 더 잘 먹게 된다.

중간중간 생 양파도 쌈장에 찍어 먹어주고 구운 버섯도 먹었다. 그리고 나름 비밀병기인 구운 대파도 먹어주었다. 솔직히 구운 대파 정말 너무 맛있다. 이게 맛 자체가 훌륭한지는 모르겠는데 이 향도 좋고 아삭아삭한 식감도 좋더라. 그리고 소금의 경우 추가 요청드려서 고기를 이렇게 소금에만 톡톡 찍어서 먹었다. 기름장의 경우 소금은 아래 깔려있고 위에 있는 기름만 찍어서 먹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경우엔 괜히 더 느끼하더라. 그래서 이렇게 소금만 따로 찍어서 먹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리고 이전 첫 방문 포스팅에서 국내산 육우가 뭔지 의미를 잘 몰라서 이웃님들에게 여쭤봤었는데 다음과 같은 답변을 주셨다. 아마 나처럼 잘 모르시는 분들은 같이 참고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적어본다. 가끔 티스토리를 하면서 모르는 분야를 종종 알곤 하는데 그게 블로그의 순기능 중 하나라 생각한다. 나도 그래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최대한 노력하려고 하는 편이다.

답변은 다음과 같다. '육우는 쉽게 말해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얼룩소 숫소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육우는 홀스타인 종 얼룩소입니다. 태어나서 암컷이면 젖소가 되는 것이고 수컷이면 거세하여 고기를 목적으로 키우는 겁니다. 수입이라고 오해를 하는데 국내서 태어나고 키운 국산입니다. 다만 축, 수산물 유통 법령에 외국산이어도 국내에서 6개월 이상 키우면 국내산으로 간주한다라는 조항이 있어 육우소를 새끼 때 수입해온 건 줄 아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아닙니다. 저 조항의 맹점은 주로 수산물에서 이용됩니다.'라고 각기 다른 분께서 말씀해주셨다. 이 부분을 같이 참고해주시면 도움이 되겠다. 이게 모르고 먹어도 맛있긴 한데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경우가 있으니 알아서 나쁠 것은 없겠다. 고기가 정말 순식간에 훅훅 사라진다. 이게 포스팅을 읽는 순간은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먹는 것은 정말 순식간이었다.

그렇게 한판을 해치웠다. 정말 소고기 마음껏 먹고 싶을 때 가는 독산동 우시장 협진식당 답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때쯤 다들 약간씩 배가 찼다. 근데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고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차돌을 주문하고 각기 냉면을 주문했다. 한 친구는 혼자 냉면을 다 먹을 수 있다고 하여 나랑 다른 친구가 나눠 먹을 생각을 하고 하나를 주문했다. 냉면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같이 먹으려고 했던 차돌이 불판 위로 먼저 올라가게 되었다. 근데 확실히 차돌은 얇다 보니 금방 구워지는 편인데 그래서 냉면이 나오기 전에 생각보다 많이 해치우게 됐다. 물론 나야 냉면에 고기 싸먹는 매력은 특별히 못 느끼는 편인데 그것을 중시하는 친구가 있어서 나중에 또 시킬까 고민을 하더라. 근데 그건 아닌 것 같고, 어차피 우린 2차를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참자고 말했다. 그래서 추가 차돌과 냉면을 해치우고 밖으로 나왔는데 여기 냉면도 은근 별미다.

 

솔직히 여기 협진식당 메뉴가 많은 편은 아니다. 그렇다 보니 다른 메뉴들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없다. 일단 매장 자체가 쾌적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뭔가 그냥 메인만 충실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처음에 친구가 냉면을 시킨다고 했을 때 그리 당기진 않았는데 여기 은근 냉면 맛집이다. 일단 살얼음 동동 육수이기도 한데 면발도 찰지고 은근 간이 딱 맞는다. 별도로 뭔가 넣을 필요가 없이 너무 맛있다. 그리고 앞서 기름기 있는 것을 먹어주었는데 이 시원한 냉면으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후식으로 꼭 먹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뭔가 삼겹살 먹은 뒤에 냉면 먹는 것과는 다른 기분이다. 뭐 근데 여기가 냉면을 잘해서 이런 기분이 드는 것일 수도 있겠다. 냉면도 정말 대부분 시제품을 적절히 조합하여 만드는 것일 텐데 맛없는 곳은 정말 맛없다.

개인적으로 원래 예전엔 물냉면을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비빔이 좋다. 뭔가 소스를 더 충실하게 느낄 수 있달까? 감칠맛이 더 살아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이날 너무 배가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냉면도 다 해치울 수 있었다. 비주얼 좋지 않나? 지금은 뭔가 고기보다 냉면이 더 생각나네. 아무튼 이 냉면을 마지막으로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솔직히 이 금액대로 이렇게 소고기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싶다. 이도 단순히 가게가 그런 것이 아니라 여기가 독산동 우시장 근처여서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냉동도 아니고 신선한 생고기이기 때문에 더 메리트 있고 가성비가 있게 느껴진다. 위치가 다소 애매하긴 하지만 맛집 투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시간을 내어 가보시는 것도 좋겠다 싶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또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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