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직장인이 계속해서 몰려드는 깔끔한 중식 도원스타일

디프_ 2022. 8. 23. 20:11
이렇게 깔끔한 중식은 도원스타일 아니면 찾기 힘들 것 같다.

 

나만 추구하는 방식일 수 있는데 복잡한 지역에 갔을 때, 나름 조용한데 괜찮은 음식을 먹고 싶을 경우 백화점을 찾아가면 되겠다. 물론 백화점도 푸드코트나 아니면 팝업스토어 개념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식당관 쪽에 가면 정신없긴 한데 일반적으로 제일 맨 위층 식당이 모여있는 곳에 가면 전반적으로 조용하고 때로는 한산할 경우가 있다. 물론 이런 곳의 경우 가격이 꽤 나가고 맛이나 양적인 측면에서 가성비가 없을 수 있으나 이게 또 바뀌었다. 요즘 솔직히 작은 가게라 하더라도 비싼 경우가 많아서 그렇게 크게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있다. 예전이면 뭔가 백화점 맨 위층 식당이 모여있는 곳에 가면 비싸다는 느낌이 확 들었는데 솔직히 요즘은 잘 모르겠다. 그만큼 전체적으로 식당들이 비싸졌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내가 매번 나가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나갈 때마다 나름 의미 있는 곳을 가려고 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다.

 

아무튼 정신 없는 곳을 잘 못 견디고, 쾌적한 곳을 원하시는 경우 이런 곳을 한번 찾아보시라 추천드리고 싶다. 일단 오늘 소개하는 도원스타일 경우에도 코엑스에 위치한 지점을 갔었다. 코엑스도 서울에서 정신없기로 유명한 곳 중 하나이다. 그리고 최근에 또 신촌에 갈 일이 있었는데 신촌 역시도 요즘 다시 사람이 많아져서 꽤나 복잡하다. 근데 그만큼 작게 작게 식당이 많긴 한데 인기 있는 곳은 웨이팅이 있고 가게 규모가 작은 만큼 쾌적함이 좀 떨어질 수 있겠다. 선택지가 많아 복잡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때도 현대백화점을 가서 식사를 즐겼다. 일단 이런 백화점과 같은 곳에서 식사를 할 경우, 그곳이 막 유니크하고 희소성 있고 그런 식당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냥 맛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고 가격 어느 정도 나가는 그런 곳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그리고 이때도 그랬고 신촌을 갔을 때도 그렇고 딱 그 정도만 원했었기 때문에 오히려 대기 없이 식사를 바로 할 수 있어 좋았다. 생각한 만큼의 만족도도 있었고!

근데 내가 운이 좋았다. 들어왔을 때만 해도 2인석이 아닌 4인석에 앉으라고 일하시는 분께서 추천해주실 만큼 나름 여유 공간이 있었는데 주문을 하고 거의 한 숟갈 뜰 때쯤이었을까?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들었다. 그래서 식사를 하는 도중에는 모든 테이블이 거의 꽉 차 있었다. 커플이나 20대라기보단 대부분 직장인들이 많았고 아니면 좀 연세가 있으신 분들의 모임 같은 테이블도 보였다. 아무래도 가격이 좀 있고 분위기가 분위기이다 보니 편하게 동네 중국집 가듯이 찾긴 힘들겠다. 근데 메뉴판을 보면 아시겠지만 한 메뉴 기준으로 막 그리 엄청나게 비싸진 않다. 요즘 배달 음식 먹으면 배달비도 내야하고, 솔직히 밖에 나가 먹는다고 하더라도 메뉴 하나에 만원 돈은 하니까 말이다. 뭐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여기가 저렴하다는 것은 아닌데 누릴 수 있는 것에 비하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만의 합리화일 수도 있겠다.

이날 주문한 메뉴는 중국집에 가면 필수로 먹어봐야 하는 기본 메뉴들로만 주문했다. 짜장면, 짬뽕, 군만두 이렇게 말이다. 주문한 메뉴도 깔끔했지만 이날 먹어보니 여기 맛도 굉장히 깔끔했다. 일단 맛 자체도 그냥 심심한 맛이 아니라 적당히 자극적이었다. 짜장면 역시 느끼하지 않게 불맛이 느껴지고 뭔가 그런 매콤함이 있었고, 짬뽕도 맵다기보단 적당히 칼칼한 얼큰한 느낌이 있었다. 그리고 국물이 진국이었는데 사골 베이스 느낌의 깊은 육수 맛이 느껴졌다. 비주얼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뭔가 국물이 색만 빨갛기 맑고 투명한 느낌이 든다. 깨끗하고 담백하다. 솔직히 다 먹고 나서 든 생각은 최근에 이렇게 깔끔한 중식은 정말 오랜만에 먹어봤다는 것이다. 이런 가게가 은근 요즘 찾기 힘들다. 비싸다고 해서 이런 맛이 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런 곳들은 너무 깔끔해서 심심하게 느껴지는데 여기 도원스타일은 그 중간 지점을 잘 맞춘 것 같다.

 

메뉴가 하나씩 나와서 아쉽게도 사진을 한번에 다 못 찍을 줄 알았는데 바로바로 나왔다. 그래서 이렇게 전체 샷을 찍어봤다. 군만두 역시 여기서 직접 만드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모양 자체는 기성품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나름 여기도 프랜차이즈이니까 거기서 제공해주시는 것이려나? 아무튼 튀긴 것은 맛이 없을 수 없다고 아무래도 방금 튀겨져 나왔으니 뜨겁긴 하지만 먹는 맛은 있었겠다. 솔직히 요즘 이상하게 중식이 당기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안 먹는 것은 아닌데 뭔가 예전보다 종종 더 생각나더라. 점심에 자주 안 먹어서 그런가? 근데 중식의 세계도 한번 빠지면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 폭을 좀 넓혀볼까 싶기도 하다. 근데 항상 갈 때마다 기본으로 짜장면이나 짬뽕 중에 하나는 먹어줘야 하니까 생각보다 먹는 양이 많지가 않아 폭을 넓히기도 쉽지 않다. 코스 요리 아니고서야!

군만두로 가볍게 입가심을 하고 본격적으로 짬뽕을 먹기 시작했다. 솔직히 딱 면발만 보면 뭔가 너무 맑아서 육수와 따로 노는 느낌이 들 것 같지만 전혀 아니다. 국물 베이스가 면발에 촉촉이 배어 있었다. 원래 짬뽕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면발을 먹으면 면발 맛만 나서였다. 국물을 같이 마셔줘야 그 맛이 함께 나더라. 짜장면은 애초에 소스랑 같이 먹기 때문에 괜찮아도 짬뽕은 아니니까. 그래서 잘 안 먹는 편인데 여기 직장인이 계속해서 몰려드는 깔끔한 중식 도원스타일은 달랐다. 한입 한입 먹을 때마다 짬뽕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게 국물은 정말 시원한데 매콤하기도 해서 맛있는 게 딱 느껴지니까 계속해서 손이 가더라. 그리고 나름 해산물도 실하게 들어있어 이렇게 골라 먹는 재미도 있었다. 예전엔 면만 먹기도 벅찼는데 이젠 같이 들어간 건더기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들을 젓가락으로 하나씩 먹는 재미도 있더라.

진짜 이런 짬뽕 국물 오랜만이다. 분명히 맛은 이게 건강하면 안될 것 같은 맛인데 건강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달까. 아마 한번 드셔 보셔야 내 말을 이해하실 것이다. 그래서 뭔가 중식을 먹으면 느끼해서 많이 못 먹는다 하시는 분들은 여기 가보시면 되겠다. 그리고 중간중간 잊지 않고 군만두를 먹어주었다. 군만두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뭐 솔직히 크게 다를 것은 없겠다. 맛 자체도 그랬는데 확실히 동네 중국집에서 서비스로 나오는 그런 것과는 퀄리티가 달랐다. 내용물이 실하기도 하고 그냥 튀김 자체가 바삭해서 눅눅하지 않게 맛있기도 하고. 뭐 그렇다고 해서 동네 중국집 군만두를 안 좋게 보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그것만의 매력이 있다. 진심이다. 종종 뭔가 그 바삭하진 않지만 적당히 흐물거리는 그 맛이 생각나서 먹기도 하고 그런다. 물론 아닌 곳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배달로 먹게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다.

마지막 짬뽕 국물로 입가심을 하고 짜장면을 공략했다. 짜장면도 개인적으로 너무 달거나 심심한 맛이 나면 물려서 오래 못 먹는 편이다. 첫 맛은 맛있는데 한 그릇 다 비우기가 쉽지 않달까? 물론 배고픈 상태면 어찌어찌 먹긴 하는데 탕수육이나 다른 요리들과 함께 시킬 경우 짜장면을 다 먹기가 힘들다. 근데 여기 도원스타일에선 가능하겠다. 일단 그냥 단맛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불향과 함께 적당히 물린 부분을 잡아줄 수 있는 약간의 매콤함이 있다. 솔직히 이 정도만 돼도 충분하다 생각한다. 매운맛을 잘 못 즐기는 1인으로서 너무 맵거나 청양고추 향 같은 것이 느껴지면 땀만 흘리고 잘 못 먹는 편이다. 근데 여기선 이렇게 숟가락으로 양념까지 따로 먹을 정도로 너무 간 좋고 알맞게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솔직히 많이 먹는 편이면 여기에 밥 한 공기 비벼서 같이 먹어도 괜찮겠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다 먹어주고 자리를 일어나려고 했다. 근데 여기 후식이 이렇게 나왔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이었는데 아마 여기서 직접 만드신 것 아닐까 싶다. 이와 비슷한 맛을 경험해본 적이 있는데 예전에 오마카세를 갔을 때 마지막 디저트로 내어주는 그 맛과 비슷했다. 거기도 수제로 다 만드신다고 해서, 내가 한번 먹고 또 추가로 리필 요청 드려서 한번 더 먹고 나왔던 기억이 있는데 그 맛과 거의 흡사한 맛이었다. 맛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기대하지 않은 후식이 마지막까지 이 가게에 대한 인식을 좋게 만들어주었다. 그래서 여기 또 가고 싶다. 음식 자체도 맛있기도 했는데 앞서 내가 말한 쾌적함도 좋고 서비스도 좋고 모든 게 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솔직히 이런 가게 당연하면서도 찾기가 쉽지 않다. 너무 유명한 곳은 대기도 하고 복잡하니 말이다. 직장인이 계속해서 몰려드는 이유가 있는 깔끔한 중식집이겠다.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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