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르동 블루 출신의 쉐프님은 달라도 뭔가 다르다
행복의 기준은 살아가면서 많이 바뀌는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정말 바쁠 때 행복감이 느껴질 때가 있으며, 또 한가로이 여유를 부릴 때 '나 행복하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 이 기준도 상대적으로 맞춰 변해가는 것 같다. 근데 요즘 드는 생각은 여유를 즐길 줄 아는 것도 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그 여유라는 것이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혼자 있어도 즐겁고 만족할 줄 알며 스물스물 올라는 우울하고 슬픈 감정들을 이겨낼 줄 안다는 의미가 되겠다. 근데 요즘 그 부분에 꽤나 취약한 것 같다. 근데 이 역시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나는 지금 그냥 바쁜 상황에 놓여야 안정이 되는, 그런 상태라 이해하고 있다. 또 이렇게 지내다 보면 한가로움을 즐기고 싶을 때가 오겠지. 그래서 감정 자체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 근데 그래도 사람이라고 때론 실수도 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며 살아가겠지. 그를 통해 또 배우고.
오늘 소개할 곳은 아마 내 티스토리에 자주 놀러오시는 분들은 아실 것이다. 여러 번 포스팅했었고 올 때마다 만족하고 돌아간 테이블7이라는 가게다. 인터넷에 검색해보시면 더욱더 자세한 정보를 찾아보실 수 있겠다. 근데 아무래도 위치가 애매하기 때문에 실제로 여길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신 분들은 많아도 가보신 분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주변에 뭐 걸어 다니기 편한 곳에 위치한 것이지 따로 찾아올만한 그런 곳은 아니기 때문에. 그래도 이 근처에 맛집들이 꽤나 많다. 요즘 정말 핫한 성시경 먹을 텐데에 소개된 가게가 두 곳이나 위치한 지역이다. 그래서 먹방 투어를 하기 위해 이 근처를 들리면 겸사겸사 여길 와봐도 좋겠다. 물론 따로 놀 수 있는 그런 것들은 없지만 말이다. 그나마 한강 정도? 아무튼 나는 편하게 걸어 다니며 왔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었다. 가게 한쪽에 이렇게 꼬르동 블루 자격증이 걸려있다. 이 자격증에 대해 따로 알아본 적이 있는데 확실히 이것 하나만 걸려있어도 그 가게는 믿을만한 곳이 되겠다. 취득하기 쉽지 않은 자격증이다.
일단 오늘 완전 감탄한, 여기 신메뉴 밥알 하나하나가 고슬고슬 살아있는 트러플 리조또의 매력을 말씀드리기 전에 식전 애피타이저 느낌으로 자주 즐겨 먹고 있는 햄 샌드위치 비주얼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사장님께서 혼자 장사를 하셔서 계산, 서빙, 조리, 정리까지 다 하시기 때문에 음식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긴 힘들겠다. 그래도 이렇게 순서대로 먹으면 유럽에 놀러 갔을 때 뭔가 코스처럼 먹는 기분이 들긴 한다.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말이다. 아무튼 이렇게 수제 수비드 햄 치즈 샌드가 나오면 알아서 먹으면 되겠다. 나이프로 잘라먹든 아니면 손으로 그냥 꽉 눌러서 먹든 편한 대로 먹으면 되겠다. 근데 개인적으로 잘라서 먹으면 어차피 안에 내용물이 다 나오기 때문에 그냥 손에 들고 먹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큼지막하게 먹어야 먹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리고 여기 개인적으로 커피도 맛있으니 커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브런치 느낌 나게 세트로 주문하여 커피 드시는 것도 추천드린다.
나의 경우 커피를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이렇게 자몽에이드를 주문해서 먹었다. 자몽에이드 자체가 여기 기준에선 가격이 좀 나가는 편이지만 다른 가게들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3,500원! 다른데에선 아마 5천 원 이상 받지 않나? 그리고 맛도 여기가 훨씬 좋다. 예전에 좀 유명하다는 카페에 간 적이 있는데 에이드 계열을 주문했는데 정말 시럽에 뭐 사이다였나. 아무튼 탄산만 채워주더라. 근데 여긴 적어도 시럽만으로 맛을 내시진 않았기 때문에 그 맛이 깊게 느껴지기도 하고 좋다. 이 테이블7의 경우 메인으로 가격을 잡고 사이드 같은 것들이 저렴한 편이랄까? 음료로 막 마진을 많이 남기시는 느낌은 아니다. 물론 남기야 남겠지만! 이렇게 햄 치즈 샌드를 손으로 누르면 저게 치즈인지, 아니면 소스인지 모르겠지만 뭔가 흘러내린다. 저런 비주얼도 좋고 실제로 맛도 좋다. 푸릇푸릇 야채도 함께 먹을 수 있어 소화도 잘 되고!
솔직히 식전 느낌이라고 하기엔 양이 많지만 그래도 샌드위치를 다 해치우고 나면 이렇게 그 다음 요리가 나온다. 이게 오늘 여기 테이블7을 포스팅하는 이유인 메뉴다. 버섯 트러플 크림소스 리조또로 가격은 15,500원이다. 솔직히 저렴하다고 볼 순 없겠다. 어쨌든 메인 하나에 만오천원이 넘어가니 말이다. 근데 일단 딱 비주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재료가 실하게 들어가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트러플의 매력을 잘 모르긴 하지만 비싸지 않나? 저기 육안으로 확연히 보이게 중앙에 떡하니 올라가 있다. 그리고 각종 야채와 그 위에 솔솔 뿌려진 치즈 슬라이스들부터 해서 리조또 안에 골고루 같이 볶아진 것 같은 버섯들까지! 개인적으로 이건 단순하게 그냥 아무데서나 먹을 수 있는 밥이 아니라 여기에서만 즐길 수 있는 요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가격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포스팅하는 지금, 이때 먹었던 밥알 하나하나 고슬고슬 살아있는 식감의 매력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 또 먹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솔직히 위에 야채들이 올려져 있기 때문에 내부가 잘 안 보여서 사진으론 잘 안 담긴다. 근데 실제로 보시면 딱 정갈하니 잘 나오고, 실제로 먹기도 숟가락으로 팍팍 떠서 먹으면 되니까 편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맛있다. 이게 리조또의 경우 정말 잘하는 가게들은 밥알이 따로 노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포스팅 제목 그대로 밥알 하나하나가 고스란히 느껴져야 이게 제대로 된 리조또라고 어디서 들었다. 근데 역시나 여기 꼬르동 블루 출신의 쉐프님이 운영하시는 가게는 그 매력을 잘 살려내시고 있겠다. 우리가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게들의 경우 소스 맛이 주로 나지 그런 식감은 크게 나지 않기 때문에, 확실히 이런 고급화된 곳을 가면 그 참 매력을 알 수 있겠다. 뭔가 그 식감 자체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맛있게 느껴지는 기분이다. 사람은 단순 먹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충족되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이 메뉴 역시 푸릇푸릇 야채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건강함을 먹는 기분이었다. 맛있는데도 건강해지는 기분이 들기가 힘든데 그게 가능한 곳이다.
중간중간 샐러드도 먹어주고 끝까지 열심히 잘 먹었다. 이게 내가 빨리 먹는 편이라 그런 것이긴 할텐데 온도도 계속해서 뜨겁게 유지되어서 마지막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뭔가 이 음식이 식어버리면 아쉬울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근데 물론 나오자마자 먹어도 처음 온도 그대로가 아니긴 한데 적당히 식어도 그 맛이 살아있어 좋다. 솔직히 이 가게 포스팅을 할 때면 매번 극찬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뭐 물론 맛있기도 하겠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맛있음의 기준은 상대적인 것이라 내 말이 정답은 아니겠다. 근데 여긴 그냥 전체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맛집 기준이랑 부합해서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이제 나름 충성 고객이 된 기분이랄까. 사장님이랑 크게 대화한 적은 없지만 말이다. 분위기도 너무 좋고 사람도 적당히 있어 좋고, 사장님도 좋으시고. 아무튼 오래오래 두고두고 찾아가고 싶은 그런 가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