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1+등급 100% 순종 듀록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월화고기
원래 마른 체질이었다. 한창 잘 먹을 때에도 친구들이 너랑 같이 먹으면 자기들이 많이 먹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내 딴엔 배고플 때 약간 식탐이 있어서 이것저것 막 먹는다고 하는데 그럴 때마다 또 그렇게 시키고 안 먹을 거면서 왜 그렇게 하냐는 말만 들었다. 근데 배고플 땐 정말 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욕심이 생겼다. 뭐 뷔페를 가도 꽉꽉 채워서 2~3 접시를 먹는 것이 아니라 대충 떠서 많이 먹어야 세 접시면 배가 불렀다. 근데 살이 찌면서 좋은 점 하나가 생겼다. 이런 맛집을 가거나 뷔페를 가거나 그럴 때 내가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정도면 그래도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드는 만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역설적으로 살이 찐 게 싫어서 빼려고 노력하지만 또 반대로 저런 열정 때문에 쉽게 안 빠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운동을 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인데 확실히 살이 찌면서 체력적인 부분이나 건강함은 예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너무 티엠아이를 남발했나. 아무튼 오늘 소개할 곳은 나름 입소문도 나고 방송도 타고 그런 곳이다. 근데 단순 인기몰이를 해서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그런 맛집이라 보시면 되겠다. 나는 여기 존재 유무를 몰랐다. 근데 메모장에 문래 월화고기 가게가 떡하니 적혀있었다. 내 맛집 리스트 메모장의 경우 그냥 누구한테 들었든, 어디서 봤든, 지나가다 봤든 괜찮아 보이면 적어놓는 곳이다. 그래서 언제 어떻게 왜 적었는지 나도 모른다. 근데 고기가 먹고 싶어서 이 메모장을 살펴봤는데 딱 여기가 보였고 위치도 괜찮겠다 싶어서 이렇게 오게 됐다. 근데 이 가게의 다른 지점이 오히려 내 위치와 가까웠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여기까지 안 오는 것인데. 그래도 지점마다 맛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여기 지점으로 적은 이유가 있을 테니 괜찮을 것이라고 나름 합리화해본다.
사진으로 보면 나의 웨이팅 시간이 안 보이고 정말 오자마자 딱 자리를 잡고 먹은 것 같다. 근데 평일 퇴근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약 2시간 정도 기다렸다. 최소 1시간 이상은 기다렸던 것 같다. 나름 퇴근 시간이 이른 편이라 일찍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만석이었고 대기 명단에 이름을 걸고 기다렸다. 근데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나오질 않는 것이다. 자리가 비더라도 여기 나름 세팅을 한다고 바로 들어갈 수 없었다. 나중에 살펴보니 일하시는 분들이 전체적으로 느긋하신 것 같았다. 딱히 급할 이유가 없는 느낌이랄까. 뭐 여기 사장님께서 너무 바쁘게 고생하지 말라고 그러셨을 수도 있겠는데 대기하는 입장에서는 '왜 자리가 비었는데 불러주지 않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그냥 가만히 기다렸다. 속으로만 생각하고! 아무튼 그렇게 고생 끝에 중간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국내 유일 1+등급 100% 순종 듀록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블루리본 서베이 선정 문래 월화고기 맛을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다. 일단 여기 주문하면 뭐든지 통으로 나온다. 이렇게 금액까지 적혀서 말이다. 최근에 어느 냉동삼겹살 집을 갔었는데 주문한 고기마다 이렇게 금액과 상표가 붙어서 나왔다. 이게 전혀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냥 소비자 입장에선 마음 한편에 조금의 신뢰도가 상승하는 부분이다. 적어도 난 그렇다. 그래서 이런 사소한 것까지 좋게 느껴졌고, 고기는 처음부터 먹기 전까지 직접 다 구워주신다. 두꺼운 고기는 개인이 굽는 것보다 그 가게 담당자분이 구워주시는 것이 제일 맛있다. 여기만의 굽는 방식이 있을 것이고 그래야 더 맛있을 테니 말이다. 찌개의 경우 기본으로 제공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미나리는 모든 테이블마다 놓여 있어서 주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게 또 고기랑 조합이 좋으니까.
고기가 구워지는 동안 찌개와 밑반찬 등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여기의 경우 테이블이 좀 다닥다닥 붙어있는 매장이다. 그렇다 보니 좀 정신없고 복잡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일하시는 분들 역시 한 테이블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온전히 못 쓰시는 편이다. 그래서 나중엔 좀 손님들이 알아서 타지 않도록 만져줘야 하는 부분이 있고 구워달라고 요청을 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런 것을 보면 조금 아쉬운 부분이긴 한데 뭐 이 지점 스타일일 수도 있고 내가 다른 지점까지 가본 것은 아니라 이 프랜차이즈 특성이라 말할 수도 없겠다. 아무튼 이날 흑돼지 오겹살과 듀록목살만 주문했지만 원래 다른 종류를 주문하려고 했었다. 꼬들살이었나? 근데 품절인 부위가 이미 벌써 있더라. 여기 낮 장사도 하시나? 나름 거의 오픈하자마자 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고기가 슬슬 다 구워져가기 시작한다. 두꺼운 고기 굽는 방법은 일단 겉 네 면을 다 구운다. 그다음 적절히 구워졌을 때 이렇게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그다음에 다시 그 빨간 면들을 굽기 시작한다. 그렇게 적절히 구워졌을 때 먹으면 되겠다. 다만 막 안에까지 다 익혀서 먹는 것이 아니라 소고기처럼 빨갛게 먹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면 트렌드겠다. 개인적으로 너무 빨갛지만 않으면 어느 정도는 적당히 먹는 편이다. 실제로 그게 더 육즙도 살아있고 더 부드럽기도 하다. 잠시 이 가게를 소개해보자면 숙성 관련하여 특허도 받았으며, 먹거리X파일 착한삼겹살로도 선정되고 HACCP 인증도 받고, 전라북도 무주에서 직접 월화농장을 운영하며 질 좋은 식재료를 엄선하여 제공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여기 포인트는 블루리본 서베이 서울맛집 선정이겠다.
개인적으로 블루리본 서베이 선정 맛집을 찾아다녀본 기억은 없다. 솔직히 최근에 처음 알았다. 얼마 전에 압구정을 갈 일이 있어서 잠깐 들렸었는데 정말 간판도 없는 장어집에 이 블루리본 인증이 연도별로 붙어있더라. 그래서 저게 뭐지 싶었다. 근데 간판도 없는데 사람들은 계속해서 드나들었고 괜히 너무 맛집스러웠다. 그래서 그냥 별생각 없이 다음에 와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저게 저 의미였다. 솔직히 미슐랭이라든가 아니면 외국에 놀러 가면 그 트립어드바이저였나. 아무튼 거기도 나름 인정받은 가게들만 붙어있는 그런 표시가 있는데 그런 것들만 알고 이 인증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나름 한국판 그런 것 같은데 이 인증받은 업체를 다음에 한번 더 가보고 괜찮으면 나름 신뢰도 있게 찾아가 보는 것도 좋겠다 싶다. 이 말은 여기 문래 월화고기 가게의 경우 인정한다는 의미다. 맛의 경우 후에 디테일하게 설명드리겠지만 맛있는 가게다. 다만 2시간 웨이팅은 좀 심하긴 했다.
그렇게 밑반찬을 즐기는 사이에 고기가 다 구워졌고 먹어도 된다 말씀을 주셔서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사실 누가 옆에서 고기를 구워주면 수다도 마음 편하게 못 떠는 성격이기 때문에 그냥 다 구워지길 지켜보고 있긴 했다. 생각보다 두께가 있어 그런지 화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좀 걸리더라. 아무튼 맑고 깨끗한 청도 한재골에서 한방으로 정성껏 키워 바로 올라온 향긋한 봄내음 가득 담은 청도산 한재 미나리와 함께 고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아 내가 주문한 종류가 목살이랑 삼겹살인데 사장님께서 목살부터 먹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말씀 주셔서 그렇게 구워서 먹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목살은 좀 식감이 있고 삼겹살은 부드럽다 생각하여 그런 판단을 했을 것이라 추측하실 수 있는데 요즘은 오히려 목살이 더 부드러운 곳이 많다. 이유는 아마 기름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은데 아무튼 나의 경우 그런 순서로 먹었다.
역시 맛있다. 여기가 뭐 어느 단체 선정 맛집이든 뭐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일단 체인점도 있고, 내가 2시간이나 웨이팅 해서 먹었고 그 와중에 만석이고 사람들은 계속 오고 그런 데이터가 그냥 여기의 존재 이유겠다. 뭐 초기에 나름 광고도 하고 지금도 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눈으로 본 게 정답이었다. 여기 장사 잘 되는 곳이고 사람들이 찾는 데는 이유가 있는 곳이다. 일단 목살 후기를 말씀드리자면, 솔직히 국내 유일 1+등급 100% 순종 듀록 돼지고기를 판매한다고 하는데 나 같은 일반 소비자는 이게 뭔지도 모르고 이 맛 구별도 못한다. 요즘 유명한 고깃집들은 다 목살이 굉장히 스테이크처럼 부드럽다. 여기도 그런 느낌이다. 다만 상대적으로 더 부드럽게 느껴지긴 했다. 그래서 정말 처음 구워진 목살을 순삭 해버렸다. 이렇게 미나리랑도 먹고 소금이랑도 찍어 먹으면서 금방 해치웠다. 내가 포스팅하려고 사진을 찍어서 그나마 천천히 먹은 것이지 정말 금방 사라졌다.
그리고 2차전 삼겹살에 돌입했다. 그냥 적당히 일반적인 사이즈면 내가 구울 텐데 너무 두꺼워 괜히 비싼 돈 주고 제 맛을 못 느낄 것 같아 구워달라 요청드렸다. 오해하시면 안 될 것이 여긴 기본 서비스가 구워주는 시스템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바쁘셔서 놓치실까 봐 그냥 확인 요청드린 것이다. 셀프로 구워 먹는 테이블은 보지 못했다. 삼겹살이 익을 동안 다시 텀이 생겼고 그냥 그때 주위도 둘러보고 여기 인테리어도 보면서 시간을 흘려보냈다. 고기가 애초에 빨리 구워지는 그런 부분은 아니었다. 그리고 미나리는 여전히 옆 그릇에 많이 남아있었다. 미나리가 기본으로 나오는 가게들이 종종 있는데 여러 곳 가봤는데 여기처럼 이렇게 통으로 꽉 담아 주지 않더라. 물론 기본이라 어쩔 수 없겠지만 이렇게 돈 몇천 원 내고 화끈하게 먹는 것도 나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아마 미나리를 살면서 제일 많이 먹어본 날 아닐까 싶다. 평소에 워낙 보기 힘든 재료이다 보니.
2차전 느낌의 삼겹살이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다. 미나리의 경우 내가 알아서 올렸다. 이 미나리는 그냥 생으로 먹어도 되고 너무 구우면 질겨질 수 있으니 이렇게 기름기에 약간 데쳐먹는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먹으면 좋다고 말씀해주셨다. 처음이다 보니 이것저것 좀 여쭤봤다. 근데 일하시는 분들께서 친절하셔서 설명을 잘해주셨다. 행동이 느긋한 것과 친절은 다른 개념이다. 그리고 저 불판 위에 올려진 소스의 경우 뭐 딱히 강렬한 맛은 안 난다. 비주얼이 뭔가 새콤 매콤할 것 같은데 그런 느낌은 없고 그냥 파 기름 느낌이랄까. 뜨거워서 조심해서 먹어야 하는 구워진 파 느낌이다. 고기를 찍어 먹으면 고기 맛이 강렬해서 좀 묻히긴 하는데 나름 이색적인 느낌을 주긴 한다. 그래도 역시 난 소금이 최고다. 그렇게 마지막 고기를 즐기기 시작했다. 솔직히 추가로 주문할 생각이 들진 않았다. 찌개와 공깃밥을 먹기도 했고 여기 고기가 두꺼워서 보기엔 적어 보일 수 있으나 배가 차는 양이다.
여기가 2시간씩 웨이팅 해서 먹는 맛집이라고 하더라도 맛의 기준은 상대적인 것이다. 블루리본 서베이 선정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겐 인생 맛집이지만 누군가에겐 평범할 수 있다. 오늘 포스팅한 월화고기 역시 그렇다. 내가 맛있다, 이 가격이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겐 정말 가성비 없는 느낌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개인 리뷰는 정말 참고만 하셔야지 너무 믿으면 안 되겠다. 물론 지속적으로 살펴보고 따라서 가봤는데 나도 맛있다 느낀 경험이 누적되어, 이 사람은 내 입맛이랑 비슷하구나 이럴 때 신뢰하면 좋은데 포스팅 하나만 보고 뭔가 판단을 하면 안되겠다. 그래서 내 포스팅은 최대한 개인 느낌을 살리고 직접 가보시라 말씀드리고 있다. 나의 경우 그냥 내 생각을 솔직히 말하는 편이니까. 여기 월화고기의 경우 개인적으로 대기만 이렇게 길지 않으면 또 가고 싶다. 요즘 유명한 고깃집들이 다 비슷하다고 하나 여긴 뭔가 더 부드럽고 더 특화되어 있는 느낌이 있다. 미나리도 그렇고. 그래서 막 여기보다 1인분에 더 비싼 고급스러운 집을 가는 것보다 여기 오는 것이 더 만족도도 높고 괜찮겠다 싶다. 살짝 정신없었지만 너무 맛있게 잘 먹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