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없는 음식 중 하나인 보쌈 배달 혼밥으로 편하게 먹었어요
작년이었나 올해 초였나. 배달 음식을 잘 안 시켜 먹으려 다짐한 뒤로 정말 많이 안 시켜먹고 있다. 이제 어플에 들어가 스크롤을 하면 작년에 주문한 것들이 보이곤 한다. 근데 상대적으로 돈을 아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만큼 뭔가 다른 것을 먹었나 보다. 그리고 또 상대적으로 속이 덜 불편해졌다거나 그런 것은 모르겠다. 원래 배달 음식을 먹고 바로 눕거나 배불러서 자거나 그래서 속이 망가지고 그랬었는데, 그런 행동을 안 하더라도 뭔가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한 달 전에 고생을 하기도 했고. 배달 음식 때문이 아니라 뭔가를 먹고 과자를 먹고 그냥 쉬거나 그런 것 자체가 이제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그렇다면 배달 음식을 그냥 먹어도 되는 것 같은데 확실히 줄이면 뭔가 달라지는 것 같긴 하다. 요즘은 그거 최소금액 맞추고 배달비 고려하고 그런 것도 은근 에너지가 쓰이더라.
그런 것들을 고려해 이날 오랜만에 이렇게 시켜 먹은 이유는 집에 먹을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나갈 일을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게 오랜만에 어플을 뒤져본 것 같다. 물론 중간 중간 피자나 치킨을 시켜 먹은 적은 있지만 이렇게 식사를 위해 찾아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평소 식사를 위해 자주 찾았었는데. 딱히 땡기는 것은 없었고 그냥 상위 노출 순서 된 곳 중에서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러다 혼밥 키워드가 보였고 가성비 괜찮으면 여기서 그냥 대충 시켜서 먹어보자 싶었다. 일단 가격은 개인적으로 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문제는 그 가격에 맞는 양과 퀄리티겠다. 그 부분은 직접 받아서 먹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후기 대충 참고하고 주문해봤다. 싸움의고수 프랜차이즈 마늘보쌈 메뉴였고 일단 비주얼은 나쁘지 않았다. 마늘이 어정쩡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들어가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았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했다. 밥이나 밑반찬, 메인까지 모두 그냥 한상 차림으로 나왔기 때문에 따로 뭘 준비할 것도 없었다. 이제 맛만 있으면 되었다. 밥양도 은근 많더라. 요즘 배달 음식들이 은근 밥양을 많이 챙겨주는 것 같다. 근데 그에 맞춰 뭔가 찬들도 같이 챙겨지면 좋겠는데 아직 그런 곳은 많이 못 봤다. 물론 최근에 많이 안 시켜먹어 보긴 했지만 일반적으로 더 많이 접하곤 하니까. 굳이 집에서 먹는 것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아무튼 보쌈, 마늘 덕분인지 잡내나 그런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질기다거나 그런 것도 느끼지 못했고 살코기와 지방의 비율도 괜찮았다. 퍽퍽한 부분도 촉촉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런 프랜차이즈의 경우 특별한 조리법이 아니라 여기만의 스타일로 대량으로 나오기 때문에 뭔가 디테일함이 살아있긴 힘들지만 이렇게 가볍게 혼밥 해결하기엔 좋은 퀄리티였다. 그리고 은근 고기양도 실했다. 딱 봤을 땐 금방 먹겠네 싶었는데 이렇게 한 점씩 먹다 보니 은근 양이 괜찮았다.
물론 막 친구들이랑 어디 놀러가서 2~3인 이서 보쌈 대자 시켜서 팍팍 먹는 것과는 비주얼적으로나 양적으로나 큰 차이가 있을 수 있겠다. 근데 이건 정말 혼자 배달로 시켜서 먹는 것이다. 그 기준으로 접근하면 저기 무말랭이나 파절임 이런 것도 괜찮았다. 새우젓도 처음엔 너무 없어서 이거 괜찮나 싶었는데 먹다 보니 딱 깔끔하게 맞아떨어지더라. 아니면 내가 이날 한입씩 조절을 잘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신기하게도 밥양부터 고기양, 새우젓이나 쌈장 등 그런 것까지 딱 알맞게 떨어졌다. 신기하다. 그만큼 뭐 그냥 잘 먹었다는 의미가 되겠다. 아 그리고 마늘이 이렇게 듬뿍 올려져 있어 그 향이 너무 강하지 않아 걱정하실 수 있는데 그런 부분은 또 은근 약했다. 아마 저게 통으로 마늘만 갈려진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맵지도 않고 향도 그리 강하지 않았다.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리고 싸움의고수 마늘보쌈 은근 먹는 재미도 있었다. 이렇게 배추쌈에 무말랭이 올려서 먹기도 하고 저 기름이 살짝 데쳐진 것 같은 파도 은근 매력적이었다. 그 향이 올라와서. 다만 전체적으로 좀 기름지고 느끼할 수 있기 때문에 탄산음료는 필수겠다. 앞서 보신 것처럼 장국이 하나 나오긴 하는데 이 부분은 뭔가 좀 밍밍했다. 깊은 맛이 나는 것도 아니고 좀 별로 손이 가지 않는달까. 이런 고깃집들의 경우 육수를 우려낼 수 있는 충분한 재료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프랜차이즈라 직접 삶거나 그러진 않아서 그런 것인지 따로 장국이 뭔가 매력적이진 않았다. 물론 이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고 매장 내에서 직접 삶으셔서 장사를 하실 수도 있겠는데 나는 단순 배달로 시켜먹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원래 평소에 국을 잘 먹지 않는 편이다 보니 이렇게 메인 퀄리티만 받쳐줘도 괜찮았다.
오랜만에 뭐 하나 흠잡을 것 없는 식사였다. 충분히 다음에 싸움의고수 마늘보쌈 재주문 의사가 있다. 굳이 이날 먹었던 메뉴가 아니더라도 다른 종류들이 많아서 그것들을 먹어보고 싶기도 하다. 근데 이날 이후 아직까지 또 시켜먹고 있진 않다. 올해 목표 중 하나가 배달 음식을 줄이는 것이라 그런 것일 수 있는데 한번 줄이다 보니 또 막 자주 안 시켜먹게 되더라. 그리고 시켜 먹게 되더라도 이게 장소나 시간 그런 것도 맞아야 하고 수많은 경쟁상대를 이겨낸 뒤에 주문을 해야 하는 것인데, 정말 장사하시는 분들 힘드시겠다. 솔직히 배달로 또 재주문하기가 워낙 쉽지 않아서. 물론 그 손님이 오프라인 경험이 있다면 조금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내 생각은 그렇다. 그래도 이날 마늘 가득 혼밥 원 없이 잘 먹었고 같은 프랜차이즈 시켜 드실 분들은 참고해보시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