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서서 기다렸다 먹어서 그런지 더 맛있는 시장투어 간식들
근데 갑자기 호떡을 구웠다고 하는지 기름이 튀겼다고 하는지 헷갈린다. 그 기름 없이 뜨겁게 나온 것을 구웠다고 하고 기름이랑 같이 조리가 되면 튀겼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으려나? 요즘 이상하게 단어를 전혀 생뚱맞게 말한다거나 아예 문맥에 맞지 않게 말하거나 그런 실수를 한다. 그래서 걱정이 되어서 검색해보니 치매 이런 것은 아니고 그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일시적으로 몸이 피곤해서 그런 것이라는 글들이 많이 보였다. 내 나이 기준에서 말이다. 근데 요즘은 뭐 예전처럼 나이에 맞춰 뭐 질병이 걸리는 것이 아니다 보니 그냥 운동이나 열심히 하면서 신체를 조금이나마 더 건강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해야겠다 싶다. 근데 정말 퇴근하고 밥을 먹고 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다.
아무튼 먹방 포스팅이니까 앞서 말했던 것을 이어서 하자면, 요즘따라 기름에 튀긴 호떡이 그렇게 먹고 싶었다. 근데 이상하게 주변에 팔지 않더라. 아무래도 기름 때문에 그냥 구워서 파는 가게들이 많았다. 그렇다고 하여 내가 시장을 돌아다닌 것도 아니고 길거리에선 정말 만나기 쉽지 않더라. 그래서 이날 망원시장을 가려고 계획을 짤 때부터 이 메뉴를 먹어야겠다 다짐했다. 노릇노릇하게 호호 불어가며 먹고 싶었다. 비록 겨울은 아니지만 적당히 선선한 날씨인 요즘 그래도 나쁘지 않다 싶었다. 밥을 먹은 상태이니까 디저트 개념으로 접근하였는데 한강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도착했기 때문에 적당히 에너지 소비도 되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상황은 만들어졌다. 근데 생각보다 여기 사람이 너무 많았다. 걷기에 사람이 치일 정도랄까. 당연히 인기 있는 가게들은 대기가 있었고 여기 호떡집 역시 줄이 있어서 기다린 뒤에 먹을 수 있었다. 한 15분 정도 기다렸나?
내 순번이 오길 기다리면서 그냥 주변을 구경하고 그랬다. 맛있는 족발도 보이고 생선도 보이고 이것저것 많이 보였다. 근데 온전히 구경에 집중할 수 없었다. 사람이 많아 정신 없는 것도 한몫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천장에 계속해서 길을 찾아 날아다니는 비둘기가 신경 쓰였다. 얘네가 참 신기한 것이 여기 갇힌 것이 아니고 일부러 들어온 것 같긴 한데 천장 줄에 매달려 볼일도 보고 할 거 다 하더라. 맞지 않았지만 맞을까 봐 계속 쳐다보고 있었는데 정말 사람들이 지나가는데 상관도 없이 자신들의 일을 해결하고 있었다. 물론 재네 입장에선 그게 당연하긴 한데 아무리 여기가 시장이라고 해도 저런 관리는 좀 하면 어떨까 싶다.
내가 이 상황에 적응을 못하는 것인가? 그래도 이것저것 먹거리를 파는 곳에서 위생은 기본이라 생각하는데 나에겐 다소 아쉬웠다. 절대 깐깐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그래도 요즘 시장투어가 핫한데 그런 부분에 저런 것들만 보완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기 쉽지 않을까 싶다. 그게 뭐 시장만의 매력이라 말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말이다. 아무튼 여기 망원시장 훈훈호떡은 다양한 맛을 판매하고 있었다. 인절미나 씨앗은 익숙하긴 한데 요즘은 뿌링클 맛도 파는구나. 신기했다. 이런 공간에 오랜만에 오긴 하나보다. 저런 맛도 있었고. 그러나 난 심플한 것이 최고라고 기본인 옥수수를 먹었다. 뭔가 오랜만에 먹는 것이니만큼, 기대가 컸던 만큼 기본에 충실한 본연의 맛을 즐기고 싶었다. 그렇게 현금을 지불하고 종이컵에 호떡을 받아왔다.
따로 먹을 공간이 없어 복잡한 시장 밖을 잠시 나와 골목길에서 호떡을 먹기 시작했다. 근데 뭐 어색하지도 않은 것이 이미 주변에 이렇게 호떡을 먹거나 다른 디저트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튼 그렇게 오랜만에 정말 먹고 싶었던 음식을 먹었는데 와 여기 그냥 인기있는 이유가 있었다. 이 시장 안에 기름 호떡을 파는 곳이 여기만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반죽도 그렇고 기본적으로 그냥 호떡 자체가 맛있었다. 일단 꿀시럽이라고 해야 하나, 저 부분이 없이 먹어도 반죽 자체가 간도 적절히 되어있고 쫀득쫀득하니 식감도 좋았다. 그렇게 먹다가 꿀 부분까지 같이 먹으면 적당히 달달한 것이 너무 맛있었다. 솔직히 줄만 없었으면 한번 더 먹고 싶었다. 근데 마시멜로 아이스크림도 먹어줘야 하고 곧 저녁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참았다. 만약 저녁 식사 후였다면 정말 줄을 또 기다렸을 수도 있겠다. 그만큼 맛있었다. 다만 꿀이 너무 뜨거우니 급하게 먹다가 입 안이 다 데이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그렇게 1차전을 끝내고 다음 디저트를 먹기 위해 새로운 곳에 도착했다. 뭐 망원시장 자체가 그렇게 넓지 않기 때문에 전체를 둘러보기에 크게 어렵지 않았다. 다음 디저트는 마시멜로 아이스크림이다. 사실 이게 파는지 몰랐다가 사람들이 먹으며 들고 가는 것을 보고 무조건 먹어야겠다 싶었다. 평소 마시멜로를 잘 먹진 않지만 먹방 유투브에 워낙 많이 나오다 보니 기회가 있으면 맛있게 먹고 싶긴 했다. 이날이 그날이었고 여기 역시 한 5분 정도 줄을 기다린 뒤에 메뉴를 받을 수 있었다. 여긴 카드 계산이 되었고 주문 후 기다리는 것 없이 바로 받아서 먹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계산대 옆으로 나와 저렇게 공룡 토치로 마시멜로 겉 부분을 구워주셨다. 마시멜로 구우는 것도 은근히 어려운 것이 가스레인지나 버너 같은 것으로 하면 화력이 안 맞아서 까맣게 타버린다. 근데 여긴 적절히 맛있게 잘 구워주셨다.
해산물 사진이 뜬금 없긴 한데 기다리면서 바로 뒤에 저 가게가 있길래 사진을 찍어보았다. 그렇게 주문한 디저트를 받고 또다시 골목길을 찾아 떠나왔다. 안에서 먹으면 먹을 수 있긴 한데 길목도 좁고 유동 인구가 워낙 많아서 이렇게 한적한 곳을 찾아 먹는 것이 마음 편하겠다. 그래도 이 마시멜로 아이스크림은 호떡처럼 뜨겁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조심히 먹을 필요가 없었다. 아이스크림 먹는 동안 녹지 않도록 적절하게 모양을 유지하기도 했고. 아마 여름이라면 또 다르겠지만! 이 비쥬얼 진짜 맛있어 보인다. 어떻게 생각하면 호떡보다도 비쥬얼이 맛있어 보인다. 근데 마시멜로가 아마 건강에 그렇게 좋진 않을 것이다. 이렇게 탄 듯이 구운 것은 더더욱 말이다. 꼭 이상하게 이런 것들이 정말 맛있단 말이지. 뭐 자주 먹는 것은 아니다 보니 이런 기회나 놓치지 않고 먹어야 한다 생각하면 마음 편하겠다.
안에는 이렇게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다. 솔직히 처음엔 모양을 굉장히 잘 유지하고 있길래 이게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떡인가 싶었다. 근데 먹어보니 아이스크림 맞았다. 적당히 차가운 것이 그냥 겉에 쫀득쫀득한 마시멜로와 정말 잘 어울렸다. 예전에 여기 망원시장 와서 떡볶이도 먹고 그랬는데 그 가게가 지금은 사라진 것 같았다. 근데 인파는 이날이 그때의 10배는 되었던 것 같다. 사람 정말 많더라. 그래도 이날 시장투어가 요즘 왜 핫한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디저트들도 맛있고 그랬다. 비둘기만 아니었다면 더 완벽했을 것 같은데 그 부분도 뭐 직접적인 피해는 없었으니까 그나마 다행이다. 다른 분들도 기회되시면 시장투어 한번 가보시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