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추천으로 갔다가 콥샐러드에 반하고 나온 투게더투겟헐 브런치 카페
아침에 친구 집에서 눈을 떴다. 잠자리가 바뀌면 잘 못 자는 편이지만 그래도 나름 여기선 심리적으로 편해서인지 잘 잤다. 친구네 고양이가 비몽사몽한 나를 반겨주었다. 그렇게 좀 뒤척이다가 선잠을 조금 더 자고 있으니 친구도 딱 일어났다. 그래서 이제 뭘 할지 이야기를 해봤다. 일단 선택지는 두 개였다. 배달 음식을 시켜먹을 것인지 아니면 나가서 먹을 것인지! 두 개 다 친구가 추천하는 부분이었다. 하나는 동네 중국집인데 깐풍기와 쟁반짜장을 시켜먹으면 아주 최고라고 했고 아니면 근처에 자기가 가봤던 브런치 카페가 하나 있는데 거기 여자 친구도 그렇고 너무 좋아했다고 가보자고 했다. 그래서 고민을 하기 시작하다가 그래도 놀러 온 것 나가야 할 것 같아 밖으로 나가자고 했다.
그렇게 도착한 투게더투겟헐 내부의 모습이다. 모자만 쓰고 거의 달랑 왔기 때문에 상태가 영 별로였다. 난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많이 없는 줄 알았는데 이미 식사를 하고 있는 테이블이 하나 있었고 우리가 앉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야 이 동네가 처음이라 잘 몰랐지만 친구가 말해주길 여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이렇게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했다. 그에 비해 친구와 나는 행색이 너무 추리닝에 씻지도 않은 모습이라 살짝 민망하긴 했는데 어차피 오랜 시간 머무르는 것이 아니고 후딱 먹고 나갈 예정이었기에 괜찮았다. 그리고 테이블당 간격이 넓어서 서로 부딪힐 일이 없어 그 부분도 꽤나 만족스러웠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인스타그램을 주로 활용하는 가게 같았고 소통도 거기서 주로 하는 듯 보였다.
일단 친구의 추천으로 콥샐러드 하나를 주문했다. 이게 가격이 14,900원인데 저렴하진 않아서 양이 많나 아니면 어떻게 나오나 궁금했다. 웬만한 메인 메뉴들보다 비쌌기 때문에! 근데 친구가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해서 주문하였고, 햄 치즈 파니니 하나와 새우 바질 오일 파스타 이렇게 하나씩을 더 주문했다. 솔직히 메뉴 하나당 가격이 비싼 편은 아니지만 저렴하지도 않았다. 딱 적당한 수준. 그냥 이 가격에 맛만 있으면 괜찮게 잘 먹었다 느낄 수 있는 금액이었다. 그리고 몰랐는데 이 동네가 뭐 경리단길, 행리단길 이런 것처럼 그런 길 이름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이렇게 가게들도 잘 되어있고 그런 것이라고. 이른 아침이라 그런 부분이 덜 느껴지긴 했는데 확실히 다 먹고 나와보니 유동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긴 했다.
콥샐러드 이렇게 먹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다 비볐다. 먹기 편하게! 그다음에 숟가락으로 퍼 먹었다. 친구가 무슨 샐러드를 그렇게 먹냐고 했는데 젓가락으로 담기엔 이것저것 많은 재료들을 한 번에 먹을 수 없었다. 이게 분명히 여기 사장님께서 이런 조합을 짜신 이유가 있으실 테니 숟가락으로 한 번에 먹어 그 조화를 느껴보고 싶었다. 그리고 솔직히 배가 고파서 팍팍 먹고 싶기도 했고! 와 근데 이거 대박이었다. 솔직히 이렇게 맛있는지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너무 맛있었다. 감칠맛도 나고 손이 자꾸 가고 느끼하지도 않고 부드럽고 그냥 그랬다. 비주얼은 느끼한 것 못 드시는 분들이 걱정하실 수도 있는데 전혀 느끼한 맛이 나지 않았다. 확실히 투게더투겟헐 브런치 카페 입소문이 나게 만들만한 메뉴였다.
그다음 햄치즈 파니니가 나왔다. 치아바타 햄 치즈와 토마토가 들어가 있다고 했다. 솔직히 햄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 입장으로서 별로 당기지 않았으나 친구가 이게 먹고 싶었나 보다. 내가 파스타를 골랐으니 친구보고 나머진 알아서 고르라고 했었다. 아무튼 그래서 먹어봤는데 맛은 특별함 없이 평범했다. 앞서 콥샐러드에서 너무 기대치가 높아져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미리 스포를 하자면 이날 모든 메뉴 중에 콥샐러드가 제일 맛있긴 했다. 확실히 가격이 상위권인 이유가 있었다. 그렇다고 하여 이 메뉴가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고 그냥 평범했다. 감자튀김도 나오기 때문에 양도 나쁘지 않고! 전체적으로 양은 무난 무난하게 괜찮았다. 2인 이서 오면 메뉴 두 개면 딱 괜찮을 정도?
그리고 새우, 방울토마토, 바질페스토 등을 넣고 만든 오일 파스타인 새우 바질 오일 파스타가 나왔다. 이게 제일 마지막에 나왔는데 토스트와 거의 동시적으로 나왔다. 일단 여기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답게 전체적으로 비쥬얼에 색깔이 담겨있었다. 아무래도 정형화된 곳들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일단 눈이 즐거우니 첫 스타트가 좋았고 파스타 역시 이렇게 먹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으나 다 휙휙 섞어버렸다. 친구 역시 괜찮다고 했다. 요즘은 뭔가 다시 면 요리가 좋아지고 있다. 특히 파스타! 집에서 파스타 만들어 먹기가 힘드니 나가서 더 먹게 되는 것 같다. 라면을 집에서 먹고! 아무튼 친구가 처음엔 이렇게 많이 시키면 다 먹을 수 있냐고 했지만 결국에 다 먹고 나오긴 했다. 둘 다 거의 아점 수준이었기 때문에 배가 좀 고팠다.
저 날치알 같은 것이 바질페스토인가? 솔직히 뭐가 뭔지는 잘 몰라서 그냥 맛만 있으면 괜찮다 싶어서 먹기 시작했다. 슬슬 배가 차기 시작할 즈음인 것인지 모르겠으나 점점 뒤로 갈수록 맛 자체는 평범하게 느껴졌다. 이 파스타 역시 그냥 무난 무난한 수준? 콥샐러드가 기대치를 높여 놓은 것인지 아니면 정말 그 메뉴만 특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아마 배가 부른 영향도 조금 있겠다. 그래도 동네 브런치 카페 느낌으로 충분히 매력적인 가게였다. 투게더투겟헐 이름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테리어도 나름 독특하고 일단 손님들 간의 간격이 넓어서 좋고! 충분히 입소문이 날만한 매력은 갖추고 있었고 친구가 왜 아침부터 여길 오자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비몽사몽 한 상태에서 꽤나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