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안 하고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던 김해 원조 푸주옥 버섯도가니전골, 김치&깍두기는 덤!
태어나서 처음으로 김해에 놀러왔다. 예전에 서울에서 부산을 놀러 가기 위해 김해 공항에 들려 이동한 적은 있지만 정말 여기에서만 놀기 위해 놀러 온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정말 뭔가를 하기 위해서 온 것은 아니고 친구를 보러 왔다. 친구가 여기서 직업을 갖게 되면서 꽤나 오래전부터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근데 이번에 본격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면서 자리를 잡았고 한번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이번에 시간을 내어 방문하게 됐다. 일단 공항까지만 도착하면 근처에 친구가 있기 때문에 바로 데리러 나올 수 있었고 솔직히 그때부턴 난 편했다. 아무튼 그렇게 만났고 만나자마자 바로 저녁을 먹으러 향했다.
친구가 여기서 짧은 기간 머무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식사는 친구에 맡겼다. 물론 내가 가고 싶었던 곳 한두군데는 요청하긴 해서 그곳들을 가기 위한 일정은 따로 세워뒀다. 근데 다른 것들은 그냥 친구를 믿고 가기로 했다. 정말 아무리 공부를 하고 가도 현지인은 못 이긴다 생각한다. 뭐 여기는 정말 찾아보고 온 것도 없긴 하지만! 아무튼 친구가 늦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데려간 곳은 푸주옥 가게다. 예전에 한번 와본 적이 있다. 여기 말고 서울에서! 나름 지점이 많이 퍼진 것으로 안다. 근데 친구가 여기가 원조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진 인터넷에 나와있지 않아 찾지 못했다. 근데 뭔가 인테리어만 봐도 정말 그런 느낌이 나긴 한다. 아무튼 친구가 바로 버섯도가니전골 소자 하나를 주문해주었고 음식이 나오기까지 기다렸다.
이렇게 설렁탕 같은 국밥을 파는 곳들은 기본적으로 김치가 맛있어야 한다. 그게 맛집인지 아닌지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딱 여긴 비쥬얼만 봐도 그냥 맛있음이 느껴진다. 깍두기부터 김치까지 다 괜찮았고 투박하게 나오는 양파와 쌈장도 괜찮았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고 그동안 이런 김치와 양파로 속을 달래주었다. 저녁을 안 먹고 바로 비행기를 타고 건너왔기 때문에 배가 고팠다. 그래서 생각보다 많이 먹었다. 그리고 친구와 오랜만에 만났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솔직히 근데 뭐 그렇게 막 오랜만에 만나도 심하게 떠들거나 그런 부분은 없었다. 그냥 노는 것이지. 그동안 여기 벽면에 붙어있는 도가니탕이 무엇인지 설렁탕의 유래는 어떤지 그런 것들을 읽고 핸드폰도 보고 그랬다.
매장 안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요즘 영업시간이 제한되어 있기도 하고 이때가 밤 9시 정도였나. 솔직히 저녁을 먹기 애매한 시간이었지만 술 한잔하기에는 괜찮은 시간대였는데 여기 위치가 좀 덩그러니 놓여있어서 그런지 딱히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근데 거의 바로 뒤 테이블에 4분인가 앉긴 했는데 그래도 공간이 넓어 전체적으로 한적한 느낌을 받긴 했다. 그렇게 주문한 원조 푸주옥 버섯도가니전골 메뉴가 나왔다. 기본적인 조리는 되어있는 것 같았는데 여기서 더 끓여서 보글보글 거릴 때까지 기다렸다. 개인적으로 차가운 먹어야 하는 것은 차갑게, 뜨겁게 먹어야 하는 것은 뜨겁게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냥 조금 더 기다렸다. 사실 양파나 김치 등을 계속해서 먹어서 배고픔이 좀 가시기도 했고! 아 그리고 저 파는 따로 그릇에 담아주시는데 친구 스타일대로 알아서 부어버렸다.
슬슬 끓기 시작했고 국자로 개인 작은 그릇에 덜기 시작했다. 솔직히 이렇게 말랑거린다고 해야하나, 이런 식감을 잘 즐기는 편은 아니다. 근데 치킨 그 물렁뼈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은 잘 먹는 편인데 뭔가 국밥에 담긴 그런 것들은 잘 못 먹는 편이다. 근데 최근엔 좀 그래도 예전보다 잘 먹기 시작해서 여기 역시 처음엔 망설였으나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호기롭게 담아봤다. 그래도 대부분 친구를 따라 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친구는 원래 술을 좋아해서 이거 보자마자 술안주라고 했는데 내가 안 마시다 보니 뭐 별로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나 보다. 어차피 운전도 해야 하고. 대추나 인삼과 같은 몸에 좋은 것들도 같이 들어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따로 챙겨서 먹진 않았다. 먹어도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도가니를 별도로 나온 소스에 찍어서 먹었다. 솔직히 식감이 매력적이지 막 어떤 특정한 맛을 느끼진 못했다. 근데 원래 이 음식 자체가 그런 심심한 맛으로 먹는 것 아닌가? 절대 맛이 없다는게 아니라 무슨 강렬한 맛이 없었단 의미다. 그리고 친구가 먹던 방식 그대로 따로 덜은 국물에 소금과 후추를 톡톡 뿌려서 먹었다. 기본적으로 간이 고소한 베이스라고 해야 하나. 사골 육수를 푹 끓인 맛이 나긴 했는데 개인적으로 자극적으로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더 넣어서 먹어봤는데 완전 딱 내 스타일이었다. 짭조름한 것이 아주 맛있고 재료들 각종 이것저것 숟가락으로 퍼서 먹으니 입 안도 행복하고 그냥 먹는 재미가 있어 좋았다. 파 씹히는 식감도 좋고! 이때부터 뭔가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던 것 같다. 솔직히 처음에 2인 기준으로 양이 좀 있어 보였는데 이때는 국물이 빨리 졸을까 봐 부족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잠시 잊고 있었던 흰쌀밥도 먹기 시작했다. 국물과 함께 슥삭슥삭 비벼서 먹기도 하고 소스 찍은 도가니와 함께 먹기도 하고! 너무 맛있었다. 이런 음식 자체를 먹어본 경험이 많지 않은데 정말 너무 맛있었다. 아마 이 비쥬얼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근데 솔직히 가격 자체만 놓고 본다면 저렴한 금액은 아닌데 대게 이런 음식 저렴한 곳을 못 보긴 했다. 재료 자체가 비싼가? 나야 잘 모르니까. 근데 이 정도면 평균 가격은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다음에 또 내 앞접시에 국물을 떠서 소금과 후추를 톡톡 뿌려서 먹었다. 솔직히 여기 원조 푸주옥 가게를 김해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한 이유는 이 시간 자체에서만 느낀 게 아니다. 오히려 서울에 와서 느꼈다. 서울로 돌아와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데 자꾸 이 당시의 맛이 떠올랐고 나름 유명하다는 가게에서 똑같은 버섯도가니전골 메뉴를 주문해서 먹었다.
정말 거기도 나름 동네에서 유명한 곳이기에 비슷하기라도 하겠지 싶었다. 근데 아무리 배달이라고 해도 정말 비쥬얼이 너무 별로였다. 버섯도 그냥 생버섯이 온 느낌이고. 사장님께선 바로 먹어도 된다고 말씀하시긴 했는데 이건 도저히 그냥 먹으면 그 맛이 날 것 같지 않아 바로 푹푹 끓인 다음에 먹기 시작했다. 근데 정말 내가 김해에서 친구와 먹은 그 맛이 전혀 나지 않았다. 그리고 애초에 도가니 자체도 너무 적게 들어있고 말이다. 가격은 비슷했는데! 그래서 바로 친구에게 카톡을 해서 거기 또 먹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사진을 보내줬는데 친구는 정말 그러냐고 뭐 이런식으로만 말하고 별로 내 흥분된 감정에 공감하진 못했다. 하긴 뭐 나 혼자 실망해서 떠들긴 한 거니까. 아무튼 다시 이때로 돌아와, 계속해서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친구랑 이야기도 별로 안 했던 것 같다. 거의 반년만에 본 것 같은데!
그렇게 배가 부를 때쯤 고개를 들고 보니 꽉 차 있던 그릇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저 큰 뼈는 뭔가 살이 있을 것 같은데 한번 물어봤더니 딱히 뭔가 나오진 않았다. 그냥 기념삼아 사진을 찍어봤다. 국자로 국물 담을 땐 보이지도 않았는데 나중에 저렇게 덩그러니 놓여 있더라. 뭔가 육수용인가? 그렇다고 보기엔 그래도 도가니들이 좀 붙어있는 것 같긴 한데 내가 잘 먹을 줄을 몰라서. 아무튼 소자로 2인 이서 먹기에 충분했다. 3명이서 먹으면 좀 모자랐을 것 같고! 내가 이 메뉴 자체를 별로 먹어본 경험이 없는데 이렇게 정신없이 먹은 것을 보면 여기 푸주옥 진짜 맛있긴 한 것 같다. 그리고 친구 말대로 원조도 맞는 것 같고. 서울에서 먹었을 땐 분명히 이정돈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친구가 담배를 피는 동안 사진을 찍어봤다. 유리 창문 건너 이렇게 육수를 고아내는 장면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눈으로 보니 또 더 신뢰도 가고. 아무튼 여기 정말 꼭 가봐야 하는 맛집 리스트 중 한 곳으로 추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