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생갈비, 목살, 채끝등심 산에산 참나무 화덕 초벌구이로 다 먹었다
아는 형과 함께 처음 가보는 가게를 방문했다. 여기 프랜차이즈인 것 같은데 이날 존재를 처음 알았다. 처음에 뭔가 이런 스타일을 말하길래 예전에 지나가다가 장작으로 불을 펴 구워먹는 것 같은 그 가게를 가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평일이기도 하고 시간이 어정쩡해서 매장 안에 사람이 많이 없었다. 근데 이 가게가 약간 동떨어진데에 위치하고 있어서 아직은 그렇게 사람이 많이 없는 것 같았다.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는 요즘이기에 괜찮았고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았다. 근데 뭐 여기도 바쁠 땐 바쁘겠지? 따로 예약은 하지 않았고 열 체크를 한 뒤에 들어갔다. 일단 결과를 조금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메뉴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닌데 맛을 떠나서 서비스의 질이 아쉬웠다. 초벌구이가 되어서 나오고 직접 고기를 구워주시는데 뭔가 그런 호흡들이 전문점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아직 생긴지 얼마 안되서 그런가?
가게는 발산역에 위치한 산에산이라는 곳이고 딱 사진에서 알 수 있듯이 화덕구이가 메인이다. 참나무 장작의 깊은 향과 500~700도 고온의 열기로 특허받은 화덕에서 초벌하여 제공된다고 한다. 개방형 직화구이와는 차원이 다르게 풍부한 향이 그대로 스며든다고 한다. 근데 솔직히 워낙 배가 고팠을 때 먹어서 그런지 특별한 향을 따로 느끼진 못했다. 아무튼 나만 느낀 것이 아니듯 표면은 바삭하고 속살은 육즙 그대로의 촉촉함과 부드러움으로 맛을 살려냈다고 한다. 향은 따로 느끼지 못했어도 겉바속촉은 느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맞다고 생각한다. 이밖에도 국제 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등재된 최고급 태안자염과 청정해풍으로 자연 발효시킨 곰소면 갈치속젓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최상의 고기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근데 개인적으로 갈치속젓은 먹지 않아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그냥 소금이 최고다.
저녁에 방문했기 때문에 점심특선은 패스하였고 식사메뉴 역시 패스했다. 찌개 하나 먹을만 했는데 그냥 내중에 냉면으로 대체했다. 뭔가 초기엔 고기 먹을 생각에 바빠서 딱히 생각나지도 않았다. 초벌이 되어서 나오기 때문에 거의 바로 먹을 수 있어서 밥도 제대로 못 먹었던 것 같다. 이야기하느랴 고기 타기 전에 먹느랴 바빠서 말이다. 그만큼 맛있었다는 말이기도 하겠다. 일단 처음에 비쥬얼이 가장 좋은 돼지 생갈비로 하나 주문하였고 그 다음에 채끝등심 한우도 주문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여기 이베리코 목살이 괜찮다고 하여 그것도 주문했다. 근데 내가 역시 입맛이 고급지지 못해서 그런지 솔직히 세개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전체적으로 맛이 다 비슷하게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고. 물론 식감은 소와 돼지가 전혀 다르긴 했는데 목살과 생갈비는 둘다 너무 부드러워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이렇게 보면 가성비 좋은 목살로 가는게 맞나? 아무튼 그만큼 전체적으로 퀄리티 좋게 괜찮았다. 근데 지금보니 두 메뉴다 가격은 16,000원으로 똑같네.
밑반찬의 경우 심플했다. 딱히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냥 일반 여느 가게랑 비슷한 느낌? 근데 한우 빼고 1인분에 이정도 가격이면 딱히 고급화 되었다고 보기도 힘들겠다. 요즘은 동네 가게도 1인분에 15,000원 그러지 않나? 난 왜 이 당시에 비싸게 느꼈지? 근데 우리가 이것저것 많이 시켜서 둘이서 10만원이 조금 넘게 가격이 나오긴 했다. 워낙 배터질때까지 먹어서 그런 것 같긴 한데 갑자기 이런 동네와 가격을 비교하면 여긴 직접 먹기 전까지 구워주는 서비스가 있으니까 딱히 나쁜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근데 확실히 지금 생각해도 아쉽긴 아쉬웠다. 우선 손님 응대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메뉴를 먹으라는 것인지 아직 아니라는 것인지 의사소통도 명확하게 되지 않았고 좀 답답한 부분들이 많았다. 옷도 다 떨어지고 뭐 등등.. 내가 마음이 급해서 그랬던 것일수도 있겠다. 근데 그냥 신경쓰지 않고 먹는 것에 집중했다. 소스는 두가지 종류가 나왔는데 하나는 뭔지 잘 모르겠다. 근데 비쥬얼은 좀 느끼해 보이는데 와사비가 들어간 것처럼 매콤한 베이스여서 소금이랑 같이 번갈아 가면서 맛있게 잘 찍어 먹었다.
참나무 향이 스며든 돼지 생갈비 화덕구이 비쥬얼이다. 솔직히 사진으로 봐선 겉바속촉의 표본인지 아닌지 잘 모를 수 있다. 왜냐면 다른데가서 고기를 구워먹어도 이런 느낌은 나오니까! 근데 두께가 어느정도 있는 편이고 확실히 먹으면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괜찮았다. 저온 숙성한 한돈 돼지 생갈비를 두툼하게 썰었고 돼지갈비 고유의 고소함과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는데 인정할 수 있었다. 100g당 6,666이라고 되어있었고 저 갈빗대라고 해야하나. 저 하나당 1인분이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았다. 나중에 저 갈빗대에 붙어있는 살을 따로 한번 구워주시는데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부위다. 식감이 굉장히 쫀득거리는데 소금에 찍어 먹으면 그 먹는 맛이 있어 좋다. 생각해보니 이 갈빗대를 구워먹을 때도 좀 서비스적으로 아리송한게 있었다. 지금 포스팅이 나도 모르게 칭찬과 불만을 섞어서 적고 있다보니 읽으시는 분들이 아리송할 것 같다. 그냥 한줄로 정리하자면 '맛은 있었는데 서비스가 아쉬웠다.' 이것이니까 감안하고 봐주시면 좋겠다.
기대 안했는데 소금 이상급으로 너무 맛있었던 소스. 아마 기성품은 아닌 것 같고 여기서 만든 특제 소스 같다. 대충 매콤한 맛이 나서 고기를 물리지 않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여기서 제공되는 밑반찬들을 활용하여 곁들여 먹기도 했다. 파채랑도 먹고 깻잎이랑도 먹고! 저거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 아스파라거스 맞나? 저것도 구워 먹으면 은근 맛있는데 같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근데 고기가 한번 구워져서 나오기 때문에 불판 위에서 너무 오랜 시간 가만히 두면 탈 수 있으니 알아서 좀 정리를 중간 중간 해줘야 한다. 돼지때는 괜찮았는데 한우를 먹을 때 불판 세기 조절을 못해서 뭔가 쫓기는 듯이 먹었다. 슬슬 배가 부를 타이밍이었는데.. 아마 이따 사진을 보면 무슨 말인지 아실 것이다. 전체적인 음식 조합이 다 괜찮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어 물리지 않게 꾸준히 먹을 수 있었다. 이날 정말 과식하긴 했다.
이게 갈빗대에 붙어있는 살 비쥬얼이다. 개인이 발라내긴 힘드니 부탁하는게 편할 것이다. 여기서 요청하니 알아서 해주셨다. 저 뼈에 붙어있는 살을 일단 벗겨내야 하는데 힘으로 하다가 뼈 날라가고 살 튀어가고 그럴 수 있다. 해주시는 분들 보면 손목 스냅을 활용해서 딱 잘 벗겨내시던데.. 아직 난 그렇게까진 못하겠다. 몇번 해봤는데 다 실패했었다. 너무 쫀득하고 맛있게 식감 살려서 잘 먹었고 그 다음 주문한 채끝등심 화덕구이가 나왔다. 이 역시 참나무 향이 스며들게 초벌구이 하였다. 저온 숙성한 투플러스 일등급 한우를 스테이크 형식으로 초벌하여 소고기 특유의 풍미와 육즙이 살아있다고 한다. 100g당 24,375로 확실히 앞서 소개했던 돼지와는 다르다. 이것도 한덩이에 1인분 기준이라고 보면 되겠다. 소고기는 너무 많이 구으면 질기기 때문에 겉은 다 초벌되어서 나왔겠다 옆부분만 한번씩 살짝 구운 다음에 먹을 준비를 했다.
근데 내가 조금 빨리 먹는 편인지 내가 먹을 타이밍에 아는 형이 놀랬다. 뭐 벌써 먹냐고 말이다. 조금 더 구워야할 것 같다고. 물론 나도 원래 예전에 이정도로 빨리 먹진 않았는데 요즘 먹방을 보다 보니 더 빨라진게 있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은 뭐 육회도 생으로 먹는데 솔직히 이런 것들도 그냥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라며, 겉만 구워졌으면 다 먹어도 된다고 말이다. 나름 맞는 말이었다. 근데 개인적으로 소화 능력이 약해서 너무 날 것으로 먹하면 체할 수가 있기 때문에 모든 면만 구워서 먹는 편이긴 한데 이것도 빨랐나보다. 그래서 한번 더 템포를 늦춰서 먹기 시작했다. 소에는 딱히 겉바속촉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드럽게 먹을 수 있었다. 사진을 보면 구석에 고기를 모아둔 것을 볼 수 있는데 더 익혀져서 탈까봐 빼두었다. 이 채끝등심 역시 얇지 않고 두툼하게 나온다. 사진을 보면 아실 것이다. 그래서 확실히 육즙이 풍부하고 그 고유의 식감이 살아있었다.
딱 이때쯤 멈췄어야 했는데 나도 저녁을 평소보다 늦게 먹어 폭식 본능이 발동하기도 했고 형이 더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여 이베리코 목살을 하나 주문했다. 소개에는 세계 4대 진미로 불리는 스페인산 이베리코 목살 덩어리를 두툼하게 썰어 화덕구이 한 요리로 이베리코 특유의 스테이크처럼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를 살린 메뉴라고 한다. 먹을 때도 느끼긴 했는데 설명을 다시 한번 보니 여기 전체적으로 두껍게 고기를 썰어내어 식감과 육즙을 살려내었는데 참나무 향 초벌을 통해 부드러움까지 곁들인 것이 장점인가보다. 일반 가게들과 다르게 산에산 고깃집의 경우 확실히 자기만의 색깔이 있었다. 이 부분도 강점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에 비빔국수 하나를 주문하여 나눠서 먹었다. 따로 그릇에 담아달라고 요청하였는데 그렇게 해주셔서 알맞게 나눠 먹을 수 있었다. 근데 맛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나쁘지 않게 괜찮았던 것 같다. 너무 배불러서 내가 맛을 잊어서 그렇지. 처음 가는 가게이다보니 이것저것 먹어본다고 너무 막 주문해서 가격이 높게 나왔지 나름 평일 저녁 식사로 괜찮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 같다. 다음에 가게 되면 굳이 한우를 먹을 필욘 없고 생갈비와 목살, 삼겹살 정도만 먹어보면 되겠다. 겉바속촉의 표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