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IFC몰에 위치한 북창동 60년 전통 송옥 나름 괜찮았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뭔가 먹길 해야 하는데 그냥 먹기 싫은 거. 근데 먹어야만 하는 때! 솔직히 그냥 패스하면 되긴 하는데 그러기엔 좀 그렇고 뭐라도 먹긴 해야 하는데 그냥 뭐 생각만나면 먹기 싫은 이유만 생각나는 그런 때 말이다. 그럴 때는 그냥 김밥천국 같은 곳에 가서 아무거나 먹는 게 최고다. 또 근데 이렇게 그냥 대충 때우기 싫을 때가 있다. 예전에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가게를 소개했을 때 비슷한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아무튼 이날도 그랬다. 뭔가 먹긴 먹어야 했는데 생각나는게 없었다. 그렇다고 대충 먹긴 싫고 맛있는 것을 먹고 싶었는데 또 비싼 것을 먹기엔 사치일 것 같은 때 말이다. 말이 좀 복잡하긴 한데 아무튼 그냥 식사를 정하는데 까다로운 때였다. 그러다 이 가게를 찾아서 방문하게 됐고 나름 나쁘지 않게 괜찮게 먹어 이렇게 포스팅 해본다.
북창동 60년 전통 송옥이라는 한식 스타일의 가게다. 여의도 IFC몰 지하에 위치해있고 여기가 그렇게 넓지 않으니 찾아가기 어렵진 않겠다. 메뉴판은 이렇게 테이블에 놓인 것이 전부라고 했다. 나의 경우 돈까스와 판메밀 하나를 주문했다. 원래 시원하게 냉메밀을 주문할까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근데 냉메밀이 2천원 더 비싸서 물어보니까 이게 위에 올라가는 고명이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야채나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서 2천원이 더 비싸다고 한다. 면발이나 육수는 똑같다고. 그렇게 따지고 보면 그냥 판메밀 시켜서 먹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다. 이렇게 두가지 메뉴를 주문하니 딱 2만원이 나왔다. 솔직히 백화점에서 먹으면 식사값이 의도치 않게 비싸게 나올 때가 있는데 이정도면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맛만 있으면 됐다.
먼저 밑반찬과 육수가 나왔다. 밑반찬의 경우 심플했다. 근데 이런 것이 좋고 뭔가 여기와 어울렸다. 깍두기가 굉장히 맛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이때부터 입맛이 좀 돈 것 같다. 여기 뭔가 심플하고 깔끔한데 실력은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면 일단 여기에 입점하는 것도 힘들었을테니 말이다. 먼저 판메밀 육수가 나왔다. 와사비라든가 저 갈은 무(?)는 기호에 맞게 넣으면 된다. 근데 이모님께서 많이 넣어서 먹으라고 추천을 해주셨다. 적당히 알아서 넣었다. 그리고 육수의 경우 나눠서 먹을 예정이면 하나 더 요청하면 된다. 안될줄 알았는데 챙겨주셨다. 근데 육수가 그냥 마시기엔 좀 짠 베이스라서 면을 담궈서만 먹는게 나아보였다. 하긴 판메밀의 경우 면을 담궜다가 빼서 먹으니 이렇게 간이 좀 있어야 맛있겠다 싶었다. 이때도 여기 요리 괜찮게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 돈까스가 나왔다. 오 요즘 내가 먹고 싶었던 옛날 돈가스 스타일이다. 경양식까진 아닌 것 같고 뭐 비슷한 느낌이다. 뭔가 심플하게 맛있을 것 같았고 여기에서도 여기 뭔가 아까 느낀 것처럼 기본에 충실한, 군더더기 없는 가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모든 셋팅은 끝났고 본격적으로 먹기만 하면 됐다.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딱 다 좋았고 여기 송옥 첫느낌이 괜찮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북창동 60년 전통 뭐 이런 것은 솔직히 모르겠다. 그 동네 가보지도 않았고 이 가게도 여기서 처음 방문했다. 근데 재방문 의사가 충분히 있다. 맛집 같은 느낌의 장소는 아니고 그냥 가볍게 맛있게 먹고 싶을 때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 메뉴도 나름 가짓수가 있어서 호불호 없이 괜찮게 다 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왜 근데 갑자기 이 사진들 보면서 침이 고이지? 일단 맛을 표현해보자면 돈까스의 경우 소스가 달달했다. 그래서 처음에 너무 맛있는데 먹다 보면 물리게 된다. 음식이 너무 달면 이게 또 물린다. 그래서 하나 시켜서 나눠 먹으면 좋겠다 싶었다. 양이 적은 것도 아니고 나름 두께감도 있어서 반 정도만 먹으면 딱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판메밀의 경우 육수에 살얼음이 동동 있어서 너무 좋았다. 솔직히 진짜 어느 가게가면 얼음 하나 없이 주는 곳들이 있다. 그런 곳에 방문하면 먹기도 전에 뭔가 흥미를 잃어버린다. 나만 그런가? 시원하게 먹어야 하는데 아무리 차갑게 보관을 했더라도 나오는 순간 식고 면을 넣는 순간 더 식는데.. 살얼음이 없는 것은 너무한 것 같다. 집에서 먹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마카로니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저 샐러드 정말 좋아하는데 저것도 먹고 중간 중간 깍두기도 먹어줬다. 깍두기 젓갈 스타일도 아니라서 딱 내가 좋아하는 맛이었다. 맛있었고 돈까스는 앞서 말한 것처럼 반개 전까진 너무 맛있었는데 슬슬 배도 부르고 그럴 때 단맛이 확 느껴져서 물렸다. 왠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은 그런 맛이다. 물론 성인도 좋아한다. 나도 맛있다 생각했다. 나중에 물려서 그렇지. 그리고 판메밀의 경우 육수를 일단 넉넉하게 제공해주시는 것이 좋았고 면발 역시 탱탱하고 좋았다. 흐물흐물하지 않아 식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여기 다른 메뉴들은 먹어보지 않아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좋았다. 뭔가 정갈하게 잘 식사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괜찮았고 다음에 또 앞서 말했던 뭘 먹어도 먹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드는 때면 한번 방문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