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냥이들 천국에 잔잔한 바람까지, 너무 좋았던 명지원 한옥 카페
비가 왔던 날씨기 때문에 계속 야외에 있긴 추웠다. 그렇다고 해서 옷을 두껍게 입은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따뜻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일단 차에 앉아서 이동할 때까지는 히터를 틀어서 뭐 움직인다고 해도 야외에 있을 때가 문제였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따뜻한 음료를 마시기로 했다. 카페도 주변에 흔히 보이는 그런 곳들보단 찾아서 가기로 했고 구글맵을 통해 괜찮은 곳을 하나 발견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근데 여긴 워낙 차로 이동해야 하고 도보로 갈 수 있는 곳들이 주변에 없어서 흔히 카페가 보이지도 않아 선택지가 없긴 했다. 아 명옥헌원림 입구에 카페가 하나 있긴 했구나. 근데 그런 현대식 감성보단 뭔가 담양스러운 그런 곳을 가고 싶어서 딱 적합한 곳을 찾고 이동했다. 옷만 따뜻했으면 더 있고 싶기도 했을 것 같긴 한데 비바람이 자꾸 몰아쳐 다른 곳으로 피하고 싶었다.
그렇게 도착한 한옥 카페 명지원! 오는 길에 굉장히 좁은 골목길을 지나오길래 여기가 맞는 길인가 싶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좁은 골목길을 지나자마자 주차된 차들이 쭉 나오더니 이 공간이 나타났다. 그리고 또 생각했다. 다들 여길 이 시간에 어떻게 찾아오는거지? 아무튼 아까 말했듯이 따뜻한 음료로 몸을 녹이고 싶었기에 바로 주문을 하려 했다. 근데 일하시는 분께서 먼저 자리가 있는지 확인 후 주문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일단 내부를 살펴봤다. 슬프게도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다른 뭐라고 해야하지. 식당 같은 공간에 자리가 있다고 거기에 앉으실수도 있다고 하셨다. 근데 거긴 뭔가 감성에 맞지 않았다. 아까 그냥 패스했던 그 카페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냥 문지방이라고 해야하나. 거기에 걸터 앉을 수도 있냐고 여쭤보니 그건 자유라고 말씀하셨다. 추워서 고생하고 왔지만.. 여기도 야외지만 그래도 따뜻한 음료가 있으니 괜찮을 것 같았다. 그렇게 대추차와 인절미 그리고 자몽차였나. 아무튼 따뜻하게 다 주문했다. 그리고 주문한 것들이 나오길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여기의 마스코트 같은 개냥이들 때문이다. 고양이들이 정말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무서워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정말 좋아했다. 사람 품에 안기고 만져달라하고 애교도 부리고 그랬다. 물론 자기들끼리도 잘 놀았다. 사장님께서 고양이들이 실내로 못 들어오게 막아달라고 할 정도로 이 아이들은 사람들을 향해 돌진했다. 밖이 추워서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나? 그래도 사람이 싫으면 안 들어갈텐데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뭐 건너편에 자기 집들도 있고 말이다. 그리고 새끼 냥이들도 많아서 정말 활발하게 잘 뛰어돌아다녔다. 방에 자리를 잡은 사람들도 이렇게 밖으로 나와 음료를 마시기도 했는데 한 일행의 품에는 총 세마리의 고양이까지 안겨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너무 귀여웠지만 차마 사진을 찍을 순 없었다. 모르는 사람이니까.. 아무튼 그렇게 짧은 시간을 보내고 진동벨이 울려 내가 주문한 것들을 받아왔다.
아 그리고 여기 마당이 또 따로 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비가 와서 다 젖어있었기 때문에 야외 공간을 마음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내부에 자리를 잡은 것 같기도 하다. 터가 은근 넓기 때문에 가볍게 산책하면서 즐긴다거나 아무데나 앉아도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쉬웠다. 다음에 다시 오기도 힘든 지역인데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따뜻한 대추차와 자몽 수제청이였나. 아무튼 분홍색 따뜻한 음료와 겉이 바싹 튀겨진 인절미 구이를 맞이했다. 일단 음료수부터 홀짝였다. 개인적으로 음식도 그렇고 음료도 그렇고 뭐든 나오자마자 빨리 빨리 먹는 편이다. 성격이 급해서 그런 것은 모르겠고 배고플 때 식탐이 좀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물론 성격도 급하긴 하다. 그래서 막 음식을 앞에 두고 여유롭게 앉아 오랜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가만히 앉아있는 것보단 걸으면서 구경하고 산책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확실히 몸에 뜨거운 것이 들어가니 전체적으로 혈액 순환이 되면서 몸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그때부터서야 좀 편안하게 여길 바라볼 수 있었다. 봄내음 물씬나는 여기 말이다. 개인적으로 고양이가 없었으면 이렇게까지 분위기가 나진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일단 그래도 여기 그냥 체험 공간도 아니고 먹으러 온 곳이니까 한옥 카페 명지원 후기도 남겨야지. 일단 전체적으로 가성비가 있는 곳은 아니다. 물론 양이 부족한 것은 아닌데 가격도 그만큼 나간다는 생각이 들고 맛 부분도 살짝 아쉬웠다. 뭐 평소 안 먹던 온도와 맛을 골라서 그럴 수도 있겠는데 음료를 떠나서 디저트(?) 역시도 아쉬웠다. 이건 좀 양도 아쉬웠던 것 같다. 솔직히 튀긴 것이 맛이 없을 순 없으니 그렇다쳐도 뭔가 좀 허무하달까. 겉이 부풀고 안에 내용물은 그닥 없는 편인데 식감은 살아있고 꿀에 찍어먹어서 맛있긴 했는데 아쉽긴 했다. 여기 뷰에 따라 기대치가 너무 커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뭔가 더 여기만의 색깔을 더 담아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 그런 맛과 전체적인 느낌이었다. 근데 막 실망스럽고 비추천한다 이런 것은 절대 아니고 그냥 한번쯤은 와볼만한데 재방문까지는 모르겠다?! 다음엔 다른 곳을 찾아볼까?! 이정도의 느낌이다. 앞서 말했듯이 비가 와 마당을 제대로 누리지 못해서 그런 것도 있겠다.
한 1시간 정도 앉아있었던 것 같다. 그때까지 내부에서도 자리는 안 난 것 같다. 다들 오래 머무르시는 느낌이다. 아마 그게 다른 곳들과 다른 한옥 카페 특징이지 않을까 싶다. 뭐 케바케이긴 한데 일반적인 카페보다 이런 곳에서 더 오래 있지 않나? 자연을 즐기면서 말이다. 비록 내가 내부로 들어가진 못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턱에 걸터앉아서도 봄내음을 물씬 즐길 수 있었다. 그냥 이 공간 자체가 힐링이었다. 주변에 뭐 소음이라고 말할 것들도 들리지 않고 잔잔한 바람소리와 냥이들의 활동적인 모습 그런 것들 말이다. 날이 선선할 때 왔으면 한숨 자고 일어나면 정말 개운할 것 같은 그런 상황이었다. 내 날씨운은 언제 돌아올런지.. 돌아올게 있긴 한건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너무 하소연만 했나?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정말 좋은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다. 다음에 만약 또 오게 되면 대추차는 패스하고 음료도 차가운 걸로 마시고 인절미 하나만 다시 먹을지 말지 고민해봐야겠다. 아쉽지만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