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 카페

불향 가득 불족발과 함께 즐기는 막국수

디프_ 2020. 12. 18. 22:21

얼얼하게 매콤해서 좋았던 불족발과 그냥 맛있는 막국수


컨디션이 안 좋은 날 실컷 먹다가 거하게 체한 뒤로 잘 안 먹고 있는 오늘의 배달 음식! 진짜 한번 그렇게 고생하고나니 괜히 먹으면 또 체할 것 같고 괜히 과식하면 안될 것 같고 그런 마인드로 바뀌어버렸다. 근데 실제로 그 뒤로 두번인가 먹었는데 모두 배터지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문제가 없긴 했다. 근데 여전히 겁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때 체하다 못해 장염인가 위염인가 뭐까지 와서 열도 나고 속은 계속 더부룩하고 약을 먹어도 내려가지 않고 링겔까지 맞았다. 거의 3년전 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조심하고 있다. 이게 그 뒤로 한 세번째인가 네번째 먹은 날일 것이다. 원래 그전에 한달에 한번 혹은 두달에 한번 이상은 꼭 먹었었는데 꽤 오랜 시간 잊고 지냈다.



근데 한번 먹고 괜찮은 뒤에 계속해서 생각이 났고 또 먹고 싶어졌다. 근데 불족발의 경우 치킨처럼 혼자 먹긴 너무 과하고 친구랑 먹는 것이 딱 좋다. 괜히 같이 먹어야 더 맛있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날 친구네 집 놀러가는 김에 이 메뉴가 생각이 났고 이걸 배달해서 먹자고 했다. 어차피 저녁을 먹어야 했으니 시켜봤자 거의 90% 확률로 치킨이었을텐데 좀 색다르게 먹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알아서 맛있는 곳으로 주문해달라 했고 이렇게 도착하자마자 사진을 찍고 바로 먹었다. 가격은 얼마였는지 모르겠다. 막국수 메뉴가 서브로 온 것이 아니고 별도 만원이었나 내고 주문했다고 하던데. 총 금액은 3만 4천원 정도가 나왔던 것 같다. 확실히 저렴한 편은 아니다. 근데 웬만한 가게들은 다 이 가격을 받고 있으니 딱히 비싼 감도 느끼지 못했다. 그냥 맛있기만 하길 바랬다. 가끔 뼈만 있고 살도 없고 그런 곳들이 많고 잡내라도 나면 거의 다 먹지도 못하니 다 먹을 수만 있다면 땡큐였다.



배달을 오기도 했는데 거기서 바로 먹은 것이 아니라 내가 좀 늦게 도착해서 십분이었나 이십분 정도 지나고 먹었다. 그렇다보니 이렇게 면이 굳었다고 해야하나. 퍼진 것도 아니고 아무튼 이런 상태였다. 원래 동치미 국물이 같이 와서 부어준 다음에 비벼주면 더 맛있다고 하는데 이상하게 여기 동치미 국물이 없었다. 원래 요즘 배달 가게들은 같이 넣어주곤 하는데. 살짝 아쉬웠지만 회생이 가능할 것이라 믿고 열심히 비볐다. 그리고 나름 살려냈다. 처음에 딱 봤을 때 맛이 없어보였는데 이렇게 다 비비고 나니 윤기도 돌아오고 찰진 것 같기도 하고 맛있어 보였다. 생기가 돌았다고 해야하나. 실제로 맛도 괜찮았다. 그래도 이렇게 하나만 먹으면 심심하고 오늘은 둘이 조합을 같이 즐겨야 맛이 배가 되는 구조다. 앞으로 사진들은 따로 먹기도 하겠지만 대부분 상추 쌈과 함께 같이 먹은 사진들이 나올 것이다. 삼겹살과 다르게 확실히 이 메뉴들은 쌈에 싸먹어야 더 맛있다.



두번째 불족발 사진을 보자마자 불향 가득함이 팍 느껴지지 않나? 상태 괜찮았다. 그리고 우선 살과 껍질이라고 해야하나. 콜라겐 부분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서 좋았다. 살만 있으면 맛있기도 하지만 퍽퍽하다보니 물려서 오래 못 먹고 또 비계만 있다 보면 처음엔 맛있어도 나중엔 거부감이 들어 많이 못 먹으니 그 조화가 중요했다. 근데 여기 너무 퀄리티 괜찮게 잘 나왔다. 그냥 배달 가능한 지점이라 맛집은 아닌 것 같은데 친구 말로는 원래 오프라인 장사만 하던 곳이었는데 맛있고 유명해져서 배달도 하게 된 곳이라고 한다. 그래도 가게 이름은 모르겠다. 글을 적으면서 순간 침을 꼴딱 삼켰다. 맛있긴 했다. 맵기 정도도 개인적으로 딱 좋았는데 막 땀을 흘릴 정도로 맵지도 않고 그렇다고 간이 심심하지도 않고 입 안이 적당히 얼얼하게 매콤하게 맛있었다. 향도 좋고 잡내도 하나도 안 나고!



내가 말했던 상추쌈! 아 그리고 여기 하나 아쉬운 것이 또 있었다. 마늘을 통마늘을 넣어주셨다. 원래 썰어주시는데 바빠서 이렇게 주셨나. 아니면 원래 이런 스타일인가. 통마늘로 줘도 잘 먹는 편이지만 양이 많으면 몰라도 몇개 안 들어있어서 이래저래 아쉬웠다. 그리고 콜라의 경우 요즘 안 먹은지 꽤 됐는데 친구가 제로 콜라가 있대서 탄산은 먹어줘야할 것 같아 이렇게 오랜만에 마셔봤다. 사실 나는 당분보다 카페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제로콜라 역시 일반 콜라랑 똑같이 카페인이 들어가 있다고 하여 나에겐 그 차이가 큰 의미가 없었다. 그래도 그냥 오랜만에 마셨다. 몸이 피곤하기도 하고 또 체할 수도 있으니 기분이라도 내야했다. 아 그리고 다시 상추쌈으로 돌아오면, 역시 이 조합 최고다. 막국수는 한번 맛이 살은 뒤로 계속 그 맛을 유지하고 있었다. 절대 퍼지지 않았고 탱탱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간 역시 딱 좋았고 이렇게 같이 먹으니 정말 질리지 않게 술술 들어갔다.



아 그리고 새우젓도 있었는데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다. 그냥 쌈장 푹 찍은 마늘이 좋았다. 이상하게 새우젓을 잘 즐겨먹진 않는다. 뭐 국밥집을 가도 소금 넣는 것을 좋아하지 새우젓으로 간도 안 맞춰지는 것 같은데.. 아직 그 차이를 잘 모르겠다. 아무튼 계속해서 맛있게 먹었고 여기가 발 부분인가. 누군가는 징그러워서 못 먹겠다고 하던데 그냥 닭 연골 부위 발라먹듯이 쪽쪽 빨아서 먹으면 살만 알아서 나오고 뼈는 걸러진다. 내가 이 음식을 자주 먹은 것도 아니고 눈 감고도 먹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님에도 이렇게 먹는 것을 보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니겠다. 안 드셔보신 분들도 한번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겠다. 막 특별히 무슨 맛이 더 나서 맛있다기보단 그냥 먹는 재미가 있어서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부위이지 않을까 싶다. 발라먹는 재미가 확실히 있는 곳이다. 그리고 소스가 전체적으로 부족하지 않게 발라져 있었고 어느 하나 부족한 부위가 없었다. 그래서 정말 정신없이 먹었던 것 같다.



사진 찍을땐 워낙 정신없이 먹고 찍고 하다 보니 몰랐는데 초점을 이상한데 잡은 것 같다. 가까이 있는 것을 안 잡고 뒤에 있는 것을 잡았나. 아니면 내가 지금 눈이 피곤해서 조금 흐리게 보이는 건가. 사진을 너무 가까이서 찍어도 안되겠다. 블로그의 경우 조금 멀면 잘 안 보일 것 같아 의도적으로 가까이서 찍긴 하는데 이날은 너무 가까이서 찍었다. 맛있어서 정신 없었나보다. 상추 양이 많지 않아 계속해서 쌈 조합으로 먹을 순 없었다. 그래도 이렇게 막국수 듬뿍 걸쳐서 불향 가득 불족발과 따로 즐기기도 하고 콜라겐 덩어리 부분만 매콤하게 먹기도 하고 그랬다. 난 딱 이정도 맵기가 좋은데 어디 식당을 가든 이정도 맵기로만 나오면 좋겠다 싶다. 매콤한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어디가서 매운맛 먹다가 너무 매워서 못 먹은 경우도 많다. 이날은 오랜만에 배달음식을 남김없이 전부 해치웠다. 원래 둘이 시켜서 조금 남기는 편인데 이날만큼은 다 먹었다. 사실 오늘은 오바해서 주문하지 말자고 처음부터 정하긴 했다. 맛있게 잘 먹었고 조만간 왠지 또 먹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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