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정식으로 오랜만에 먹었던 아구찜 그리고 대구탕
사진 크기가 다소 걸리긴 하지만 첫 사진으로 최근에 방문했던 카페를 소개하고 싶었다. 고양시에 있는 카페로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는데 아무튼 자연이 연상되는 곳이었다. 실제 도로에서 골목을 틀면 바로 옆에 위치한 곳이라 네비게이션을 찍고 오면서도 제대로 온 것은 맞는지 걱정을 했다. 그렇게 딱 좌회전을 하니 지하주차장으로 연결되는 통로가 나왔고 그때부터 북적였던 것 같다. 지하에 주차를 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는데 딱 이런 뷰가 펼쳐졌다. 이 사진은 2층으로 올라가 찍은 것이다. 아무튼 매우 넓었고 가운데 저렇게 자연처럼 꾸며두었고 그 주변을 테이블이 둘러쌓았다. 사람은 매우 많았고 음료를 주문하면서도 줄을 기다렸다. 근데 전체적인 크기나 분위기가 너무 매력적이었어서 사람이 없을 때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었다. 근데 여기가 사람이 없는 날이 있으려나? 다들 인생샷을 건지기 위해 사진들을 찍고 계셨는데 우리는 거의 다 추리닝 차림으로 방문했기에 별도 사진을 찍진 않았다. 내 추억 기념용 폴라로이드 한장만 찍었다.
디저트류는 나름 다양한 종류로 판매되고 있었고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나름 핫한 것들이 눈에 보였다. 우리도 그 중 몇개를 골라 구매했다. 근데 가격은 저렴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저런 곳에서 친구들과 1~2시간 정도 수다를 떨었고 이제 본격적으로 오늘 소개할 메뉴를 말하고자 한다. 제목을 검색하고 들어오신 분들이 이게 뭔 포스팅인가 싶으실 것 같다. 먹거리만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부터 포스팅을 보시면 되겠다. 앞에는 가벼운 헛소리다. 점심을 먹어야 하는 날이었는데 도대체 먹고 싶은 것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서 길을 걸으며 눈에 보이는 곳을 들어가자고 했다. 먹자 골목이여서 하나라도 걸리겠지 싶었다. 그러다가 가게 이름이 아니라 메뉴가 한눈에 딱 들어왔다. 좀 매콤하고 생소한 것이 먹고 싶었는데 아구찜 정식이라니! 대구탕 역시 서브로 제공된다고 하여 바로 안으로 들어왔다. 두 메뉴 전부 비싼 재료들로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가격 역시 매우 비싼 것으로 알고 있다. 나의 경우 가격은 비싼데 콩나물만 실컷 먹고 나오는 것 같아 몇번 실망하여 안 먹는 음식들이었다. 요즘도 그런가하는 궁금증이 조금 있었고 그냥 오랜만에 한번 먹어볼까라는 마음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
낮 시간이라 그런지 가게 내부는 조용조용한 편이었다. 그래도 테이블이 어느정도 차 있긴 했다. 그리고 몰랐는데 어느 손님분이 여기 tv에 나왔냐고 물었고 최근에 소개된 프로그램이 있다고 사장님께서 말씀해주셨다. 여기 방송도 탔었구나! 사실 방송을 잘 안 믿는 편이긴 한데 우연히 방문한 곳에서 소개가 된 적이 있다고 하니 살짝 기대를 했다. 워낙 오랜만에 먹는 메뉴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이래저래 나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이 점심 정식의 경우 1인 가격으로 2인 이상 주문이 가능했다. 즉 11,900원이라고 적혀있지만 2인 이상 가격으로 기본적으로 주문해야 한다는 말이 된다. 추가로 '맵게 드실 분은 미리 말씀하세요'라고 적혀있었고 나는 기본적으로 매콤하게 나올 것이라 생각했기에 별도 요청은 하지 않았다. 먹어본 결과 적당히 매콤했고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저 요청을 하면 되겠다 싶다. 그외 낙지덮밥, 갑오징어덮밥, 바지락칼국수 등 해산물이 메인이 된 다른 요리들이 판매되고 있었는데 난 들어오기 전부터 하나에 꽂혔었기 때문에 쳐다보지도 않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을 했고 위 사진에 보이는 대구탕이 가장 먼저 나왔다. 아 밑반찬도 나왔는데 그때는 사진을 찍지 않았다.
뽀얗고 맑은 대구탕 국물이다. 처음에 확 끓이기 전에 먹어봤는데 개인적으로 간이 좀 삼삼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이게 맞나 싶었는데 끓고 난 뒤에 좀 간이 세지면서 내가 좋아하는 맛이 났다. 그때부터 시원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개인적으로 매콤한 아구찜 메뉴와 조합이 좋았다 생각한다. 궁합이 좋았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둘의 호흡이 좋았다. 하나는 자극적인데 다른 하나는 맑은 국물로 입과 속을 닦아주는 기분이랄까. 탕 안에 들어있는 대구살을 깨끗하게 발라먹진 않았지만 국물 자체는 시원하고 딱 좋았다. 해장하시는 분들도 정말 좋아할 것 같은 그런 시원함이었다. 근데 어차피 이날 메인은 탕이 아니었으니까. 국물을 살짝 먹고 있다가 메인 메뉴가 나왔고 부리나케 사진을 찍은 뒤 젓가락을 들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콩나물이 많긴 했지만 그 안에 숨겨진 살들 역시 많았다. 처음엔 젓가락으로만 발라서 먹으려고 하다가 나중엔 집게와 가위를 들고 살과 뼈를 분리했다. 기본적으로 살이 탱탱한 재료이기 때문에 가위로 잘라서 먹는 것이 편했고 젓가락만으로 먹다간 옷에 양념도 튀고 오히려 먹기 불편할 수 있으니 잘라서 먹는 것이 좋겠다. 위에 올려진 야채는 그냥 비쥬얼적인 요소로 올려주신 것 같고 별도 맛을 나타낸다거나 그러진 않았다. 근데 사진상으론 뭔가 푸릇푸릇한 것이 있는게 낫긴 한 것 같다.
그리고 이걸 고니라고 해야하나? 내장이 아니라 알로 알고 있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워낙 이런 해산물들을 잘 안 먹으니 뭐가 뭔지 모른다. 알탕 안에 들어가 있는 모습과 비슷한 것 같은데 아마 고니라고 말하는게 맞는 것 같다. 혹시 아시는 분들은 댓글 남겨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메뉴의 포인트는 양념이라고 생각하기에 모든 것들을 먹을 때 양념을 가득 찍어 먹었다. 위에 고니가 시뻘겋게 보이지 않는 이유는 접시에 덜면서 밥알에 양념이 조금 닦였는데 사진을 찍는다고 그냥 찍어서 그렇다. 양념 자체의 간이 내 입맛 기준으로 그렇게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념과 밥을 비벼서 따로 먹어도, 이런 먹을 것들을 듬뿍 찍어먹어도 전혀 부담이 없었다. 물론 다 먹고 난 뒤에 갈증이 조금 나서 음료를 사먹긴 했다. 콜라는 아니고 바로 앞에 스타벅스가 있어 자몽허니블랙티를 오랜만에 마셨다. 한때 꽂혀서 엄청 마셨는데 요즘은 다시 안 마시고 있다가 오랜만에 마셨다. 확실히 한번 실컷 먹고 나면 예전 그 맛이 나지 않는다. 아마 질린 것이겠지. 고니 역시 조금 부담스러운 비쥬얼이라 잘 먹지 않는데 이날은 배가 고프기도 했고 오랜만에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나온 그대로 그냥 즐기자는 마인드가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한입 크게 먹었고 따로 특별한 맛이 강하게 나진 않았고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아 괜찮았다. 그냥 씹히는 식감 정도만 있었고 비리다거나 특유의 향이 난다거나 그러진 않았다.
아구찜 살을 분리하면 저렇게 생겼다. 내가 결에 맞춰 잘 자르진 못했지만 아무튼 뼈와 살을 잘 분리하긴 했다. 살코기만 있는 부위를 야무지게 먹었다. 해당 음식을 잘 즐겨먹는 편이 아니라 맛이 어떻다 잘 말은 못하겠지만 여긴 기본적으로 내가 방문했던 가게들과 다르가 살코기가 충분했다는 점 하나는 만족스럽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아귀 살 특징이 좀 찰지다고 표현해야 하나. 탱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식감이 상당히 매력적인 비싼 재료다. 아마 좋아하시는 분들은 그 식감 때문에 좋아하시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그리고 잘 드시는 분들은 삼겹살의 비계처럼 그 콜라겐 느낌의 탱글거리는 부분 역시 잘 드시는데 우리는 이날 그러지 못했다. 나도 예전에 먹을 때 몇번 시도만 하고 잘 못 먹은 것 같긴 한데 이날은 너무 오랜만에 먹기도 하고 그냥 별로 먹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콩나물, 양념, 살 부위들만 잘 발라내어 실컷 먹은 것 같다. 물론 중간 중간 맑은 대구탕 역시 잊지 않고 한 숟가락씩 떠 먹었다. 전체적인 조합 좋았고 맛있게 잘 먹었다. 점심 정식 가격치고 저렴하다고 말할 순 없지만 메뉴 특성상 지불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괜찮았다. 물론 막 기대했던 것만큼 실컷 너무 정신 없이 맛있게 먹진 못했지만 나쁘지 않았던 주말 점심이었다.